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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법 개정안 문제점 ④ 게임의 날 제정? 모호한 '진흥'

문화체육관광부가 15년 만에 게임법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친다. 낡은 법을 현재에 맞게 고치겠다는 점은 환영할 부분이지만 공개된 초안에 대해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새로 발표된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아직 초안이고, 내용을 보완하는 단계다. 신중한 논의를 통해 게임을 진흥하고, 이용자를 위한 합리적인 대안을 담은 법이 되기를 바라며 총 4회에 걸쳐 걱정되는 부분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모든 법은 만든 목적이 있다, 달라지는 게임법에는 ‘게임산업 및 게임문화의 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게임산업과 함께 게임문화도 진흥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게임문화의 진흥’이라는 별도의 장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아무리 뜯어봐도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게임문화가 무엇인지, 어떠한 문화를 키워나갈 것인지가 모호하다.

▲ 게임법에는 '게임문화 진흥'이라는 목적이 있다 (자료제공: 문체부)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게임의 날’이다. 지스타가 열리는 11월에 ‘게임의 날’이라는 기념일을 만들어 게임에 대한 의식과 이해를 높이고, 게임 활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국민들이 일상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관련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기념일을 만드는 것은 좋지만 이러한 기념일이 게임문화 진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미지수다. 아울러 국내에는 영화의 날부터 시작해 ‘00의 날’이라 부르는 수많은 기념일이 있지만 그 업계에서 일하는 관계자나 관련 정첵을 추진하는 정부 관계자가 아닌 이상 그 날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게임의 날도 분명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가 될 텐데, 그 의미를 살리고 싶다면 게임의 날을 통해 어떠한 게임문화를 키우겠다는 목적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 게임의 날을 만드는 것은 좋지만 이 기념일이 문화진흥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는 미지수다 (자료제공: 문체부)

또 다른 부분은 게임문화시설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 중에는 ‘게임문화시설 설치 및 운영’도 있다. 그러나 게임문화시설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 곳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일단 법에는 ‘게임문화 체험시설 또는 상담∙교육 시설’이라 되어 있다.

이 중 상담과 교육은 짐작이 가지만 ‘게임문화 체험’이 무엇인지는 모호하다. 게임을 한데 모아두고 여러 게임을 해보는 것을 말하는지, 개인방송처럼 게임을 소재로 한 콘텐츠를 관람하는 것인지, 진짜로 여러 게이머가 한 공간에 모여서 함께 게임을 가지고 노는 ‘놀이문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인지 불명확하다.

사실 게임문화는 게임업계나 게이머가 생각해도 ‘이거다’라고 명확하게 떠오르는 부분이 없다. 게임 자체가 다른 콘텐츠보다 역사가 짧고, 게임을 문화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도 오래되지 않았기에 게임문화 역시 앞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새로운 영역에 가깝다. 아울러 문화에 관련된 다른 법에서도 ‘문화진흥’을 깊게 판 법은 없기에 개정안을 추진하는 문체부 입장에서도 참고할만한 사례가 마땅치 않았다.

다만 문체부가 게임법을 고치며 ‘게임문화 진흥’이라는 목적을 넣었다면 지금이야말로 게임문화란 무엇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에 대한 정의가 서야 ‘이런 방향으로 문화융성을 하겠다’라는 계획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게임문화 진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만약 법에 담기에는 그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라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혹은 관련 정책을 계획하는 단계에는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기존에 게임 이용 교육이나 과몰입 예방에 그쳤던 게임문화가 그 영역을 좀 더 확고히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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