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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스토어, 무료 게임 살포만으로 스팀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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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고 질 좋은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을 구비해 놓은 상점은 손님들로 붐빌 것이다. 여기에 구매한 상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적절한 대응을 빠르게 내놓고, 손님들이 원하는 상품을 쉽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면 금상첨화다. 너도나도 이와 같은 상점을 이용하려고 아우성을 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팀은 좋은 상점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는 게임 유통 플랫폼이다. 스팀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게임이 존재하며, 개중에는 스팀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도 다수 존재한다. 구매 후 14일 내에 2시간 이상 플레이하지 않은 게임은 자동 환불을 지원하며, 이용자가 직접 후기를 남길 수 있도록 해 게임 완성도와 취향 여부에 대한 게이머의 판단을 돕는다. 이 외에도 태그, 모드 게시판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 스팀은 게이머들이 가장 애용하는 게임 유통 플랫폼이다 (사진: 스팀 메인 페이지 갈무리)

이러한 스팀에 도전장을 내민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GTA 5, 문명 6와 같은 대작까지 무료로 배포하는 ‘주간 무료 게임’을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부족했던 게임 라인업 역시 ‘컨트롤’, ‘보더랜드 3’와 같은 AAA급 게임부터 2019년 주요 GOTY(Game of the Year, 올해의 게임)를 휩쓴 ‘언타이틀드 구스 게임’과 같은 인디게임까지 대폭 보강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무기는 매우 효과적이어서,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찾는 이들은 확실히 많이 늘었다. 그러나 이렇게 몰려온 사람들을 단골로 만들 만한 편의 기능은 여전히 부족하다. 위시리스트, 전문가 평점, 자동 환불 기능 등이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되긴 했지만,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상황이다.

▲ 무료 게임과 독점작을 내세우고 있는 에픽게임즈 스토어 (사진: 에픽게임즈 스토어 무료 게임 페이지 갈무리)

로드맵은 있지만 기약이 없다

에픽게임즈는 부족한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편의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는 하고 있다. 한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던 작년 4월, 이용자 평가 기능을 비롯한 유저 커뮤니티 기능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기존 입장을 번복함과 동시에 ‘트렐로(Trello)’를 통해 편의기능 업데이트 로드맵을 공개한 것이다. 본 로드맵에는 단기간(Near Term, 1~3개월 내), 중기(Mid Term, 4~6개월 내), 장기(Long Term, 6개월 이후), 추후 결정(TBD) 등 적용 예상 시점도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약 4개월이 지난 2019년 8월 31일, 로드맵에 큰 변동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세세한 적용 예상 시점은 사라지고, 최근 적용됨(Recently Shipped), 곧(Up Next), 향후 개발(Future Development) 등으로 얼버무려졌다. 원안대로라면 대부분 10월 말 완료됐어야 하는 기능들이 갑작스레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각각의 항목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위시리스트’는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4월 기준 4~6개월 안으로 스토어에 구현됐어야 하는 기능이다. 그러나 ‘향후 개발’로 옮겨진 이후 해를 넘겨 지난 3월이 돼서야 추가됐다. ‘위시리스트’와 동일하게 4~6개월 내에 업데이트될 예정이었던 ‘이용자 평가’와 ‘이용자 모드 게시판’ 기능은 각각 ‘향후 개발’과 ‘곧’ 항목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 외에도 장바구니, 선물 기능 등도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 본래는 대략적인 개발 일정까지 기재돼 있었지만 (사진: 에픽게임즈 트렐로 갈무리)

▲ 이와 같은 형태로 뭉뚱그려졌다 (사진: 에픽게임즈 트렐로 갈무리)

게임이 많아질수록 늘어나는 불편함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입점한 게임은 지난해 9월 초 기준 80여 개에서 현재(2020년 5월 28일 기준) 200여 개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스토어에 있는 게임 수가 많아질수록 유저는 폭넓은 선택권을 얻게 되지만, 그 사이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찾는 것은 어려워진다. 그렇기에 이러한 어려움을 덜어줄 편의기능을 스토어에서 제공해줘야 하는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편의성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수없이 많은 게임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찾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한 다른 유저의 평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아울러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남긴 평가라면 해당 게임에 대해 보다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는 개발자의 게임 소개와 해외 매체들이 외국어로 작성한 리뷰를 모아놓은 오픈크리틱 평가 밖에 볼 수 없다. 게임 구매 시 정보 제공이 매우 제한적인 것이다.

입점해 있는 게임을 둘러보는 것도 매우 난해하다. 우선 모든 게임을 볼 수 있는 에픽게임즈 스토어 카탈로그에서 ‘출시일’ 정렬을 적용하면, 상세 페이지에 표시된 출시일이 아닌 에픽게임즈 스토어 출시 일자를 기준으로 최신 게임부터 오래된 게임 순으로 나열된다. 게다가 아직 출시일도 정해지지 않은 게임이 이미 나온 게임 사이에 뒤섞여 있어 혼란을 준다. 

▲ 상점 페이지에는 타 플랫폼까지 포함한 출시일이 기재돼 있지만 (사진: 에픽게임즈 스토어 게임 상세 페이지 갈무리)

▲ '출시일' 정렬을 하면 에픽게임즈 스토어 출시일 기준으로 나열된다 (사진: 에픽게임즈 스토어 카탈로그 갈무리)

▲ 출시일 기준으로 정렬을 했지만, 미출시 게임이 중간에 껴있다 (사진: 에픽게임즈 스토어 카탈로그 페이지 갈무리)

스팀의 경우 게임 상세 페이지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태그를 통해 해당 게임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게임 제목과 퍼블리셔 이름 정도만 나타나 있어 일일이 게임 상세 페이지를 눌러 확인해봐야 어떤 게임인지 확인할 수 있다.

게임 상세 페이지 역시 보기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던 게임 출시일, 개발사와 퍼블리셔, 이용등급, 지원 OS 등은 상단으로 올라왔지만, 지원 언어는 여전히 하단에 있는데다가 종종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표로 정리한 스팀과 달리 단순 나열돼 있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장바구니 기능 부재도 아쉬운 점이다. 스토어 내 입점해 있는 게임 수가 적었을 당시에는 게임을 하나씩 구매해도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그러나 게임 수가 늘고, 무료 게임 배포와 대규모 할인 행사로 신규 이용자들이 대거 유입된 현재, 다수의 게임을 한번에 구매하려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다소 당황스러울 것이다.

▲ 지원하는 언어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사진: 에픽게임즈 스토어 GTA 5 상세 페이지)

‘후발주자’의 이점을 살려야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미흡한 편의기능은 ‘후발주자이기 때문에’라는 말로 변호할 수 없다. 스팀보다 16년이나 늦게 나온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처음부터 모든 편의 기능을 갖출 수는 없지만, 스팀과 오리진, 유플레이, GOG.com 등 앞서 나온 스토어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이점도 분명 존재한다.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스팀의 아성에 도전하려면 편의성 개선에 조금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작년 10월에 열려 지금까지 총 6개 국산 인디게임이 입점한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의 ‘패키지게임 상점’도 ‘이용자 평가’와 ‘장바구니’ 기능은 구현돼 있다. 더 이상 ‘후발주자’라는 말로는 유저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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