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호라이즌 제로 던과 DLC 프로즌 와일드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2017년 발매돼 독특한 세계관과 기계생물 디자인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호라이즌 제로 던 후속작 포비든 웨스트가 최근 발매 연기를 선언했다. 본래 포비든 웨스트는 2021년 연말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었으나, 2022년으로 미뤄졌다. 이에 다소의 아쉬움은 있지만, 최근에는 미호요의 원신과 콜라보레이션도 발표되는 등 새삼 호라이즌 제로 던과 그 후속작 포비든 웨스트에 대한 관심 또한 환기되고 있다.
포비든 웨스트는 흥미로운 포스트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설정을 보여준 전작에 이어, 원시 공동체 수준으로 퇴보한 인간과 기계생물들이 공존하고 있는 미래의 캘리포니아를 무대로 한다. 새로운 환경에 맞춘 새 기계생물과 부족들도 등장하나, 스토리는 전작에서 이어지는 기존 주인공 에일로이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따라서 포비든 웨스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작 내용을 어느 정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이에 이번 주에는 기존 호라이즌 제로 던 세계관과 대략적인 줄거리, 그리고 작품의 유명세에 비해 그리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은 개발업체인 게릴라 게임즈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보았다. 포비든 웨스트를 기다리며 다시 한번 환기해보기로 하자.
길 잃은 아이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 신규 IP 호라이즌 제로 던을 만들기까지
호라이즌 제로 던을 만든 게릴라 게임즈는 지금은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지만, 본래는 세 개의 작은 회사가 합쳐져 탄생했다. 시작은 재즈 잭래빗 2를 개발한 오랜지 게임즈를 추축으로, 디지털 인피니티와 포뮬라라는 세 개의 회사가 로스트 보이즈라는 멀티미디어 기업에 입수된 것이었다. 로스트 보이즈는 세 회사를 합해 2000년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라는 계열사를 만들며 규모를 키웠는데, 이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가 바로 게릴라 게임즈의 전신이다.
다만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름대로 모기업의 요람에 오래 남아있지 않았다. 2001년 모기업 로스트 보이즈가 스웨덴 미디어 회사인 아이콘 미디어 랩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가 따로 분리돼 나와 별도 독립기업이 됐기 때문이다. 이는 로스트 보이즈의 설립자 중 한 사람이었던 미힐 몰이 회사를 따로 관리하기를 원했기 때문인데, 몰이 로스트 보이즈 지분의 대부분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로 한동안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는 기성 캐릭터를 활용한 IP 게임들을 주로 만들었다. 개발 스튜디오 측에서는 자체 IP를 갖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모기업에서 분리되어 나온 이상 별도의 유통업체를 찾아야 했는데 대다수 유통업체는 이미 브랜드가 확고한 안정된 게임을 원했다. 이 시기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는 타이니 툰 IP인 디지의 캔디 퀘스트나 게임 보이 인베이더 등 썩 규모가 크지 않은 게임보이 타이틀을 주로 개발했다.
그렇게 버티며 2년 세월이 흐른 2003년,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 소유주 미힐 몰은 새로운 미디어 회사인 미디어 리퍼블릭을 설립했다. 몰은 자신이 갖고 있던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 지분 75%를 미디어 리퍼블릭에 넘겼고, 미디어 리퍼블릭은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를 인수해 게릴라 게임즈로 다시 명명했다. 이로서 설립 직후부터 여러 유통업체를 전전하던 로스트 보이즈 게임즈 - 이제 게릴라 게임즈가 된 스튜디오는,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큰 게임을 만들 여건을 갖출 수 있었다.
게릴라 게임즈로 개편된 이후 이들이 처음 출시한 게임은 PS2 FPS 킬존이었다. 이 게임은 게릴라 게임즈로 개편되기 이전인 2003년 E3에서 최초로 공개됐는데, 독특한 설정의 SF 세계와 뛰어난 그래픽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소니 엔터테인먼트 측이 이 게임을 Xbox 헤일로 시리즈에 대적할 PS2 측 대항마로 부각시킨 탓에 한동안 헤일로 킬러로 불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2004년 발매된 킬존은 메타크리틱스 기준 70점이라는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어쨌거나 게릴라 게임즈는 킬존의 성과를 인정받아 몇몇 회사의 인수제안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2005년 소니 엔터테인먼트에 넘어갔다. 이후 이들은 소니의 퍼스트 파티 스튜디오로 다섯 개의 킬존 시리즈를 추가로 만들어냈다. 이 킬존 시리즈는 킬존 2와 킬존 3에서 각각 메타크리틱 기준 91과 84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점점 성적이 하락해, 2013년 출시된 킬존 섀도우 폴에 이르러서는 고작 73점에 머무르는 데 그치고 만다.
킬존 시리즈는 매번 뛰어난 그래픽과 아트 콘셉트를 인정받았으나, 특별할 것 없는 FPS로서의 면모와 엉성한 스토리, 빈약한 캐릭터를 매번 지적 받았다. 이로 인해 킬존이 차츰 쇠락해가자 게릴라 게임즈는 2011년부터 새로운 IP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그 결과물은 2015년 E3에서야 공개됐는데, 그게 바로 호라이즌 제로 던이었다. 실제로 게임이 발매된 건 2017년이었으니, 개발에만 장장 6년이 걸린 셈이다.
멸망 후의 미래,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호라이즌 제로 던의 포스트 포스트 아포칼립스
킬존과 호라이즌 제로 던 디렉터를 역임한 마티스 데 용이 2018 GDC에서 전한 바에 따르면, 2011년 신규 IP를 개발할 당시 게릴라 게임즈는 디자이너, 아티스트, 코더, 애니메이터로 구성된 약 16인 규모의 작은 팀을 만들었다. 이 팀은 새 IP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각종 콘셉트를 만들고 시험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들은 40여 개의 콘셉트를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호라이즌 제로 던의 배경으로 낙찰되는 포스트-포스트 아포칼립스 설정이었다.
포스트-포스트 아포칼립스란 멸망 이후를 뜻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 한 번 더 긴 세월이 흐른 이후를 뜻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전쟁이나 재앙으로 기존 문명이 멸망한 다음 황폐화된 세상을 보여준다면, 포스트-포스트 아포칼립스는 그로부터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나서 자연이 재생되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새로운 문명을 일구기 시작한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이러한 포스트-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무대로 한 오픈월드 RPG로 기획됐다.
다만 처음부터 명확한 설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광활한 야생을 오픈월드로 그리고, 부위 파괴 시스템이 동반된 기계 짐승 사냥이 가능하며, 독특한 문화 요소가 있다는 정도로 시작했다. 이러한 방향성이 성립된 다음 폴아웃: 뉴 베가스로 유명한 존 곤잘레스를 리드 라이터로 영입해 구체적인 설정과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 것이다. 2018 GDC에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초기 기획안에는 총격전 위주 4인 협동전 게임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게릴라 게임즈는 한 명의 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춘, 스토리와 퀘스트 중심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배경은 기존 문명이 멸망하고 약 1,000년이 지난 미래가 됐고, 인류는 테크노-야만인 부족 수준으로 문명이 퇴보한 것으로 설정됐다. 그에 따라 게임에 나오는 무기도 대부분 활과 창과 같은 원시적 콘셉트가 됐고, 기계 생물과의 전투도 보다 사냥에 가까운 방식으로 묘사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그 결과 나온 설정은 대략 이러하다. 2060년대에 파로라는 이름의 회사는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하여 큰 부를 얻는다. 초기에 노동과 환경 관리 측면에서 사용되던 로봇은 기술개발에 따라 차츰 전쟁 분야에도 쓰이기 시작했는데, 특히 전쟁용 로봇은 적의 해킹에 대비해 강제적 가동중단을 제외한 일체의 코드 수신이 불가하도록 제작됐다. 일단 가동을 시작하면 강제로 가동중단 되기 전까지 초기에 설정된 목표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로봇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 전쟁용 로봇들이 정체불명의 코드를 수신하며 문제가 시작됐다. 이로 인해 유일하게 수신 가능하던 강제 가동중단 코드는 무용지물이 됐고, 애초에 터무니없이 보안을 중시해 만들어 둔 탓에 해킹 시도도 모두 실패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이 전쟁용 로봇들은 자체적으로 인근 유기물을 포획해 분해하고 연료로 사용하는 사양이었다. 멈출 수 없게 된 로봇들은 근처 환경을 완전히 파괴하고 연료로 사용하며 활동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이 시기 인류는 이미 대부분의 병적 자원을 로봇으로 대체한 상태였기에, 갑자기 발생한 로봇의 배신을 막을 수 없었다. 급하게 퇴역병들을 재소집하고 민병대를 모아 무장시켰으나, 장기전을 위해 자체적 재생산 기능이 탑재된 거대 로봇들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거기에 로봇들이 스스로 증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해 연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의 산소 함량이 부족해지기 시작해, 결국 인간은 스스로 만든 로봇에 의해 멸종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파로의 수뇌부는 미국 정부와 논의한 끝에 프로젝트: 제로 던이라는 작전을 추진하고, 이 작전이 성공할 시간을 벌기 위해 남은 인구를 최대한 차출해 전선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로봇의 진격을 지연시켰다. 그러나 세간에 홍보된 궁극 병기를 개발해 전황을 역전시킨다는 것과 달리, 이 계획의 실상은 현 인류 문명의 멸망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후세를 위한 유전자 은행 및 지구복원 시설을 간직한 벙커를 짓는 것이었다. 애초에 한 번의 인류 멸종을 전제한 셈이었다.
결국 예견대로 로봇들이 오작동을 일으키고 1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전선은 로봇 군대에 장악됐고, 산소는 거의 바닥나 지상은 대개의 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오직 소수 인원만 살아남아 비밀 벙커에 들어가 후세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을 따름이었다. 이 생존자 집단의 임무는 지상의 생물이 멸종하고 전쟁용 로봇이 가동을 멈춘 이후 지하에 보관한 동식물의 DNA로 환경을 복원해줄 인공지능을 개발 및 관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관리자 집단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단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 파로의 설립자 테드 파로도 이 집단의 일원이었는데, 어떤 연유인지 그는 지식이 인류를 병들게 했다고 믿는 광기에 빠지고 말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후세에게 기존 문명의 지식을 전수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다른 관리자들을 소집한 다음, 그 방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홀로 남은 그는 지식 보전 및 교육을 담당하는 인공지능을 제거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인공지능은 그대로 남았다. 우선 이들은 새로운 해제 코드를 개발하고 지상에 송신탑을 세워 전쟁용 로봇들을 가동 중단시키고 생태계 복원을 시작했다. 지구복원 담당 인공지능 가이아 주도 하에 1,000년의 세월 동안 지상 환경을 재건했고, 각종 동식물을 지하의 설비에 저장해둔 DNA로 복제하여 지상에 풀어놓기에 이른다. 그리고 모든 준비가 끝난 후에는 마침내 인간도 배양해 지상에 보냈다.
다만 지식 보전 인공지능이 제거된 탓에, 새 인류는 원시 상태에서 다시 출발해야만 했다. 물론 아예 맨손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지하 배양 시설에 기초적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었고 지상 곳곳에 구시대 문명의 잔해도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얻은 신세대 인류는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을 사용하며, 인공지능을 신으로 숭배하는 부족사회로 발전해 가기 시작했다. 다만 모두 영어 교육을 하는 시설에서 배양된 공통의 선조를 두고 있기에 언어는 서로 통했다.
이렇듯 신인류가 부족 사회를 구성해 문명을 다시 쌓아 올리고 있는 시점의 호라이즌 제로 던 세계는 복원된 동식물과 기계생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본래 기계생물은 동식물이 복원되기 전에 인공지능 가이아가 다른 인공지능들의 도움을 받아 만든 존재들로, 생물이 살기 힘든 환경에서도 활동하며 생태계 복원의 기초작업을 수행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예를 들어 거대한 새 모양의 기계생물 스톰버드는 날면서 대기를 정화하는 식이었다.
생태계를 재건하는 임무를 지닌 만큼, 본디 기계생물들은 생물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본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게임 시작 시점에서 온순하던 기계생물들은 갑자기 난폭해지고 있으며, 심지어 인간을 공격하는 일도 빈발하고 있다. 게임 호라이즌 제로 던은 이들 기계생물이 난폭해진 이유를 파악하고, 그 배후에 있는 존재의 음모로부터 신 인류를 보호하게 되는 주인공 에일로이의 여정을 다루게 된다.
호라이즌 제로 던과 DLC 프로즌 와일드 스토리로 예상하는 후속작 포비든 웨스트
호라이즌 제로 던 스토리는 자기 부모를 알지 못하는 비범한 주인공 에일로이의 행적을 따라 진행된다. 그 탓에 에일로이는 인근 부족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추방자의 수양딸로 자라게 된다. 이에 그는 부족의 일원이 되기 위해 시험을 치르나, 시험의 말미에 자신을 잡으러 온 이웃 도시국가의 전사들에게 습격을 당해 양부를 비롯한 부족 구성원 다수가 살해된다. 이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에일로이는 모든 일이 벌어진 이유와 자기 출신을 알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게임 중후반에 드러나는 진상은 이러하다. 게임 시작 시점으로부터 약 19년 전 붉은 벼락이 치던 날 지구 재건 인공지능 중 하나인 하데스가 오염됐다. 이는 1,000년 전 파로의 전쟁용 기계들을 오염시켰던 것과 유사한 코드에 의한 것이었다. 본래 하데스는 가이아가 지구 환경을 제대로 복원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창조된 존재로 가이아가 만들어 놓은 생태계를 말살하여 처음부터 다시 만들게 하는 것이 하데스의 임무였다.
오류를 일으킨 하데스는 가이아가 정상적으로 복원해둔 생태계를 무조건적으로 말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에 가이아는 하데스를 막기 위해서 그 외 하부 인공지능들을 모두 외부 모듈로 방출한 후 하데스 코어와 함께 자폭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될 경우를 대비해 황급히 한 명의 특별한 인간을 복제했는데, 이는 바로 자신의 창조주 엘리자베트 소벡 박사의 복제체였다. 자신의 창조주가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란 발로였다.
에일로이의 정체는 바로 그 소벡 박사 복제체였다. 그리고 가이아의 예상대로 하데스는 일부 기능을 메인 코어에서 분리해 다른 곳으로 보내서 살아남았고, 모종의 과정을 통해 인근의 인간들이 자신을 신적 존재로 숭배하도록 속여 수족으로 부리고 있었다. 하데스의 목적은 자기 본래 기능을 수복하여 생태계를 말살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하데스는 송신탑을 확보하고 파로 전쟁용 로봇들을 가동 중단시킬 때 쓴 반대 버전의 전파를 송신해 로봇들을 재가동시킬 계획이었다.
본래대로라면 하데스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없어야 했다. 그러나 에일로이는 관리자 그룹인 엘리자베트 소벡 박사의 복제인간이기에 각종 시설에서 최고등급 접근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진실을 파악해내고 하데스에 접촉해 멸종 프로토콜을 리셋 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본판 스토리는 이렇듯 에일로이가 금단의 땅으로 불리는 고대 시설들에 방문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 인공지능 하데스를 숭배하는 이들에 맞서 새로운 멸종을 막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DLC 프로즌 와일드는 또다른 인공지능 헤파이스토스에 관계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 중 드러나는 사실에 따르면 헤파이스토스 또한 어느 시점에서 정체불명의 코드에 오염됐고, 자신의 본래 목적인 로봇을 활용한 인공 생태계 구축에 무조건적으로 매몰됐다. 헤파이스토스는 자기가 만든 기계적 생태계를 인간이 훼손하고 있다는 주객전도 논리에 빠진 나머지, 인간을 사냥하기 위한 목적의 기계생물들을 제작하고 있었다. 게임 중 기계생물이 살인적으로 변한 이유다.
다만, 본편과 DLC를 거치면서도 구시대 문명의 멸망을 초래하고 지구 재건 인공지능을 두 개나 오염시킨 코드의 정체는 끝내 드러나지 않는다. 엔딩에 누군가 인류 멸망을 바라는 자들이 있다는 언급은 나오지만, 그들이 누구이고 어떤 동기로 그러한 목적을 지향하는지는 베일에 가리워진 상태다.
2022년 출시될 후속작 포비든 웨스트는 본작과 프로즌 와일드 이후 에일로이가 서쪽의 땅을 모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땅은 이미 다방면에서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정체불명의 적색 식물이 피어나 인근의 동식물을 죽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수몰됐고, 갑작스러운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설정상 인공지능 중에는 하데스와 헤파이스토스 외에도 식물과 토양, 수질, 대기 관리를 담당하는 존재들이 있는데, 스토리상 이들의 오염을 다룬 것으로 추측되는 부분이다. 과연 이 혼란한 세계를 만든 이는 누구인지도 이번 작품에서 드러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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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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