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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 노조, 5월 2일 게임업계 첫 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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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젠 김태영 대표이사 대화 촉구 및 웹젠지회 쟁의행위 예고 기자회견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웹젠 노조가 오는 5월 2일부터 본격적 파업에 돌입한다.

작년 12월부터 웹젠 노사는 임금교섭 과정에서 협의점을 내지 못하고 갈등 중이다. 내부적으로 본교섭 3회, 이후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에서 두 차례 조정이 진행됐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에 웹젠 노조는 18일 오전 11시 웹젠 본사가 있는 판교디지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일정을 확정지었다. 노조 측은 그전까지 파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관련된 준비사항을 마련하고, 그중에도 사측에서 진전된 안을 제시한다면 대화할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이 날 회견은 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공식 선언하고, 웹젠 김태영 대표와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는 자리였다. 화섬노조IT위원회 소속 웹젠지회 노영호 지회장은 “쟁의는 회사에 타격을 주는 행위인 동시에 헌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다. 이것이 노동조합의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이다. 파업 기간에는 임금이 나오지 않는다. 일하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우리의 일이 되니 새삼 그 의미가 무겁게 다가온다”라며 “회사에 타격을 줌과 동시에 우리가 사랑하는 게임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선택지 앞에 섰다. 이것은 누구 하나의 선택이 아니다. 웹젠을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모인 조합원 투표를 통해 결정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노 지회장은 “파업에 동참하시지 않는 분들에게도 조합원이 파업으로 자리를 비울때 응원해주시고, 그 업무 공백은 메울 필요가 없다. 그것은 오로지 파업을 방치한 회사가 감수할 일이다”라며 “마지막으로 웹젠 게임을 사랑해주시는 유저 여러분께 사죄와 약속을 드리고자 한다. 저는 노동조합 대표이기 전에 개발자이고,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다. 잠시 일터를 떠나더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고,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 투쟁이 승리로 끝나고, 회사가 더 많은 인재를 품게 되면 반드시 더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밝혔다.

▲ 투쟁발언 중인 웹젠 노영호 지회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웹젠지회는 지난 4월 7일과 8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이는 투표율 92.8%에 72.2%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조 측은 파업에 대한 법적인 절차는 완료됐으며, 관련 준비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사측, 특히 김태영 대표와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임금 문제보다도 교섭 과정에서 회사 측이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는 점에 더 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교섭을 위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사측에서 관련 자료를 주지 않아서 내용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도 밝혔다.

웹젠 사측에서도 보도자료나 공시자료 외에 노조 측에 별도로 제공한 자료는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그간 웹젠 인재문화실에서 전권을 가지고 노조 측과 교섭에 임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업에 대해 웹젠 사측에서는 “파업에 돌입한다면 신작 개발 및 라이브 서비스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대화 창구는 열려 있으며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소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파업이 게임 개발과 서비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노사 모두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노영호 지회장은 “조합원 비율로는 52%가 개발직군, 48%가 사업팀 등 비개발직군이다. 개발과 비개발이 반반 정도이기에 중국에서 게임을 가져와서 퍼블리싱하는 부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웹젠 본사는 물론 자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좀 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도 웹젠 노사는 서로 대화 창구를 열어뒀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후 상호가 진전되는 부분이 없다면 5월 2일부터 국내 게임업계 첫 파업이 시작된다. 파업이 실행된다면 웹젠 노조는 물론 IT위원회에 소속된 다른 지회도 연대한다. 실제로 이번 기자회견에는 웹젠지회 노영호 지회장과 한상필 수석지회장을 비롯해 넥슨지회 배수찬 지회장, 스마일게이트 차상준 지회장, 네이버지회 오세윤 지회장, 카카오지회 지회장이자 화섬노조 수도권지부 부지회장을 맡은 서승욱 지회장, 포스코ICT지회 박종현 지회장, 한글과컴퓨터지회 김기홍 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 투쟁구호가 담긴 피켓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웹젠지회 교섭 대표로 참여하는 넥슨 배수찬 지회장은 “게임업계 첫 파업이다. 다만 이번 일은 단순히 한 회사 직원이 처우에 불만을 품고 일어선 이슈로만 보기 어렵다. 노동조합 교섭 사례를 통틀어도 순수 임금 문제로 파업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번 파업은 폭발적인 성공을 보여준 게임업계에서 깜깜이 연봉협상이 가져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에 가깝다”라고 밝혔다.

화섬노조 수도권지부 서승욱 부지회장은 “카카오지회에서는 8곳의 계열사와 임금교섭을 진행했고 7곳에서 합의했다. IT위원회 전체로 넓혀보면 30여 곳에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현재 교섭이 결렬된 곳은 웹젠지회가 유일하다. 교섭이 체결된 곳이 수익이 높은 대기업이어서, 인상률이 높아서 협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다. 한해 1,000억 원의 이익을 내는 웹젠보다 수익이 적은 회사도 많지만 노사 대회를 통해 합의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웹젠에서는 제대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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