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MMORPG는 여전히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대세 장르다. 3월 7일 국내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TOP3를 모두 MMORPG가 차지하고 있으며, data.ai가 발표한 작년 상반기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현황에 따르면 RPG는 전체 인앱구매의 68%에 해당하는 2.4조원을 기록하며 가장 소비자 지출이 큰 장르였고, 리니지W 등 MMORPG가 선두자리를 유지해왔다. 다운로드,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주춤하지만, 기반 시장이 탄탄하기에 이를 겨냥한 경쟁 역시 치열하다.
특히 올해는 3월부터 국내 주요 게임사에서 장기간 준비해온 MMORPG 기대작 다수가 연이어 등장한다. 신작을 토대로 MMORPG 최상위권 군림을 지키려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신규 타이틀을 앞세워 시장 재편에 나서는 넥슨, 위메이드, 컴투스홀딩스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각 게임사의 대작 다수가 상반기 출시를 예고하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이에 출시 시기 순으로 주요 타이틀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모험에서 전쟁으로, 아키에이지 워 (3월 21일)
상반기 MMORPG 전쟁 시작을 알리는 신작은 오는 3월 21일 정식 출시되는 아키에이지 워다. 원작 개발사인 엑스엘게임즈가 제작하고, 카카오게임즈사 퍼블리싱하는 아키에이지 워의 핵심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쟁이다. 원작 아키에이지가 자유도 높은 모험을 지향했다면, 아키에이지 워는 대륙과 바다에서 동시에 펼처지는 대규모 전쟁을 핵심으로 앞세웠다.
특히 이목을 집중시킨 부분은 바다에서 진행되는 해상전이다. 함선을 타고 격돌하는 함선전투가 가능하며, 단순히 포를 쏘고 맞추는 것을 넘어 아군을 향한 어뢰를 대신 맞아주는 보호 플레이나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여 위기에서 벗어나거나 적을 추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울러 서버 내는 물론 서버와 서버 나아가 국가 대 국가로 확장해 지상과 바다에서 동시에 격돌하는 렐름 공성전 등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악마의 유물을 두고 몬스터 무리와 보스를 처치하는 CTF(깃발뺏기) 콘텐츠인 징조의 틈을 시작으로, 성을 두고 경합하는 공성전, 서버 내 여러 유저가 경합하는 렐름 던전 등을 갖춘다. 특히 징조의 틈에서 선보인 깃발뺏기는 공성전 등 전쟁 콘텐츠에도 발전된 형태로 도입된다. 아울러 원작에 등장하는 서대륙과 동대륙이 나눠지기 전을 배경으로, 여러 스킬을 쉽고 직관적으로 연결해 호쾌한 콤보를 맛볼 수 있는 전투 등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공성전의 대중화 꿈꾸는 프라시아 전기 (3월 30일)
오는 3월 30일 출시를 예고한 넥슨 MMORPG 신작 프라시아 전기는 소수 유저들의 전유물로 자리해온 공성전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 내에는 21개 거점이 존재하며, 구성원 각자가 역할을 맡아 함께 성장시키는 결사를 중심으로 영지와 거점을 점령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누구나 점령에 가담할 수 있으며 특정 집단이 여러 거점을 독식하는 것이 어렵게 설계됐다.
제작진이 가장 차별화된 콘텐츠로 앞세운 것은 원하는 지역에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검은칼이다. 검은칼은 각 결사에서 제작할 수 있으며, 원하는 장소에 칼을 꽂으면 몬스터 다수가 몰려오는 웨이브 던전이 열린다. 아울러 검은칼을 특정 영지에 많이 사용하면 일종의 자연재해라 할 수 있는 장막이 펼쳐지며, 이를 통해 경쟁 세력의 거점을 약화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전략적인 선택에 따라 전쟁을 일으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프라시아 전기에서 결사는 길드보다 광범위한 협동 플레이를 요구한다.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연구, 채집, 제작을 진행해야 잡화상점, 대장간, 제작소 등 필요한 건물을 올리며 좀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앞서 이야기한 검은칼 외에도 투석기와 같은 공성병기 제작, 경제 시스템을 통한 교역 등을 진행하며 결사에서 발전시킨 거점은 필드에 그대로 구현된다. 전략 게임과 같은 거점 운영과 MMORPG에서 기대할법한 대규모 대결을 묶어 유저 모두가 전쟁 주역으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프라시아 전기의 핵심 목표다.
V4 제작진이 재구성한 십자군 전쟁, 나이트 크로우 (4월)
작년 지스타 현장에서 첫 공개된 위메이드가 서비스하는 MMORPG 신작 나이트 크로우가 4월 출시를 예고했다. 나이트 크로우는 손면석 대표를 포함해 V4 제작진이 포진된 개발사 매드엔진에서 제작 중인 신작으로, 십자군 전쟁과 동로마 제국 몰락으로 흉흉했던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혼란해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나선 밤까마귀 길드인 ‘나이트 크로우’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스타 당시 제작진이 특징으로 앞세운 부분은 공중을 활용한 전투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가 가지 못하는 지형은 거의 없으며, 이단점프, 활공, 상승액션, 낙하공격 등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손면석 대표는 지스타 현장에서 진행된 쇼케이스를 통해 공중을 활용한 다양한 전투가 PvP에 재미를 더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1,000명이 격돌하는 대규모 PvP, 캐릭터 간 물리충돌,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 16종 등을 선보인다. 지난 2월 27일에 공개된 나이트 크로우 개발자 토크 영상을 통해 진창규 아트 디렉터는 "언리얼 엔진 5를 통해 아름답고 광활하게 구현한 중세 유럽의 오픈 월드에서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표현된 고품질 캐릭터로 대규모 PvP의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 자세한 내용은 오는 16일 열리는 나이트 크로우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발표된다.
컴투스 그룹 시너지로 부활하는 제노니아 (상반기)
컴투스 그룹이 의기투합하여 선보이는 MMORPG 신작 제노니아가 올해 상반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제노니아는 컴투스홀딩스 대표 액션 RPG 제노니아 시리즈를 계승하는 MMORPG로, 컴투스가 개발을 맡고 컴투스홀딩스가 퍼블리싱한다. MMORPG로 재탄생하는 제노니아는 언리얼 엔진과 카툰 렌더링 기법을 활용해 독창적인 비주얼과 캐릭터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며, 역대 시리즈 스토리를 재해석한 시나리오와 서버 대 서버로 격돌하는 침공전 등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2월에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제노니아를 서머너즈 워에 이어 연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는 게임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컴투스 그룹은 지난 12월에 진행된 테스트에는 MMORPG 경험을 지닌 임직원 1,000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자사 게임 플랫폼 하이브 애널리틱스 기능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편, 제노니아 시리즈는 2008년에 출시된 첫 타이틀을 시작으로 총 7개 게임이 출시됐으며,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6,300만 회를 기록했다. 특히 제노니아 2는 한국 게임 최초로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러한 제노니아를 집대성한 MMORPG로 힘을 집중한 컴투스 그룹이 국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리니지와 다른 경험 전달할까? 쓰론 앤 리버티 (상반기)
리니지 시리즈로 모바일 MMORPG 시장을 꽉 잡아온 엔씨소프트 역시 상반기에 신규 타이틀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을 출시할 계획이다. TL은 기본적으로는 PC와 콘솔을 지원하지만 모바일 기기에서도 가능한 스트리밍 플레이를 지원하며, 각 플랫폼에 맞는 UI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서비스는 엔씨소프트가 직접 하지만,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서비스는 뉴 월드, 로스트아크 글로벌 서비스 등 MMORPG 퍼블리싱을 맡아온 아마존 게임즈가 맡는다.
출시 시기는 다소 멀지만 게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영상 등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특히 작년 12월에는 게임 콘텐츠 전반을 소개하는 디렉터스 컷 프리뷰 영상을 발표했는데, 이를 통해 던전까지 외부와 연결한 심리스 필드, 전투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화무쌍한 날씨와 환경, 두 가지 무기를 번갈아 사용하는 프리 클래스, 유저가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PvP 등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아울러 TL에 대해 엔씨소프트가 강조하는 부분은 리니지 등 자사 기존작과 다른 경험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디렉터스 컷 프리뷰 영상에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배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전투와 경쟁으로 이뤄진 쓰론, 살아 있는 월드에서 모험과 자유를 만끽하는 리버티,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서 우리 모두 함께하는 앤드까지. TL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플레이 포 올을 향해 개발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초청한 유저를 대상으로 게임을 선보이는 사내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진면모는 상반기 예정한 출시 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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