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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불 붙은 유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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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업계 양대 강자 중 하나인 유니티에 대한 업계 민심이 불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발표한 신규 요금제 ‘유니티 런타임 요금’ 추가로 인한 반발 때문인데요. 심각한 적자 문제를 안고 있던 유니티인지라 어느 정도의 인상은 예견됐지만, 생각보다 그 파장이 컸습니다.

핵심은 인디/소규모 개발사들이 사용하는 유니티 퍼스널 및 플러스 요금제의 높은 인상률입니다. 20만 다운로드 및 연 매출 20만 달러(한화 약 2억 6,000만 원)를 내는 게임은 앞으로 유저들이 설치할 때마다 1회 당 0.2달러(한화 약 265원)라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하거든요. 많이 벌었으니 조금 더 내는 게 무엇이 문제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무료로 게임을 출시해 인앱결제로만 수익을 얻는 인디/소규모 개발사들에게는 크게 다가오는 문제입니다. 특정 매출액을 달성하는 순간, 매출을 내지 않는 무과금 유저들이 늘어날수록 그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유니티는 이번 요금 정책에 대해 "현재 개발자 대부분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고 이번 변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며, “이번 인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개발사(자)가 90%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불확실했던 다운로드 집계 기준에 대해서는 추가로 “2024년 1월 1일 이후에 발생한 새 다운로드에 대해 한 번만 요금을 청구한다. 데모/평가판 게임, 자선을 위해 제공되는 게임, 웹게임 및 스트리밍 게임은 설치 수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말했죠. 함께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게임은 배급사에게 수수료를 부과한다. 한 기기에 게임을 설치한 후 다른 기기에 게임을 설치하는 것도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고도 전했습니다.

다만, 오프라인 환경에서 설치된 것은 어떻게 집계하는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급사의 수수료 기준은 어떤 방식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질문에 대한 답이 바뀌기도 하고, 새로운 소식이나 규칙이 업데이트되는 창구도 서로 달라 여전히 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마주한 매시브 몬스터(컬트 오브 더 램)를 시작으로 이너슬로스(어몽어스), 노 브레이크 게임즈(휴먼: 폴 플랫), 메가 크리트 게임즈(슬레이 더 스파이어) 등 여러 유니티 개발사들은 각자의 공식 SNS를 통해 비판적인 의견을 남겼습니다. 커뮤니티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기는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파장은 점차 커져 미국에선 살인협박범이 나오기까지 했고, 유니티는 긴급하게 사무실을 폐쇄하고 수사기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과열되자 자연스럽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가격 정책만큼은 옹호의 목소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적자를 복구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한들, 불투명한 기준과 기업용 라이선스 대비 최대 20배 가까운 추가 요금은 지나친 판단이라는 것이죠. 일각에서는 이번 문제를 단순 금전 문제가 아닌 개발사와 엔진사 사이의 신뢰 문제라고까지 말하는데요. 과연 유니티는 전 세계를 달군 이번 문제에 어떤 조치를 취할까요? 그 향방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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