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국내시간), 유니티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결국 신규 요금제를 수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선 유니티 퍼스널 요금제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지 않고, 퍼스널 이용 조건 상향과 ‘메이드 위드 유니티(Made with Unity)’ 스플래시 화면 사용 요구 조건도 없앤다고 밝혔죠.
사실 이는 많은 게이머 및 개발자들이 예상한 결과였습니다. 수익 모델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요금제, 일방적 인상, 소급적용 등 ‘무리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유니티는 뒤늦게나마 급한 불을 끄기는 했지만, 아직도 여러 문제가 산재한 실정입니다. 우선, 이번 발표가 유니티가 유저들의 의견을 완벽하게 받아들이고 항복했다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우선 구독 서비스나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배포되는 게임은 런타임 요금이 적용되기에, 퍼블리셔들이 앞으로 런타임 요금이 적용되는 버전의 게임을 계약할 지가 의문이죠. 프로나 엔터프라이즈 요금제를 사용하는 대형 개발사의 매출에도 여전히 타격이 발생했고요.
무엇보다 여론에 따라 인디·소규모 개발자들을 위해 노력한 듯 보이지만, 무너진 유니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만한 요인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급격하게 변하는 유니티의 공식 입장에 잔류를 택한 개발자들도 언제 다시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가격 인상이 닥칠지 몰라 전전긍긍한 상황이죠.
일례로 게임메카와 이번 사태에 대해 대화를 나눈 블랜비 김효현 대표는 “수정된 런타임 요금제는 기존 인디 개발사들이 앞으로도 유니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모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인디게임사는 대부분 유니티 엔진의 사용을 유지하겠지만, 여전히 신뢰의 문제는 남아 있어 울며 겨자 먹기 같은 느낌을 지우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A 개발자는 “1인 개발이라 엔진 변경을 할 경우 리스크가 크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없을 거라 보기는 힘들기에 언리얼을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와 함께 소규모 팀 개발로 전환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고요.
게이머들 또한 마찬가지로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어느미래 님의 “조삼모사, 분명 다른 옵션 생길거야”, 게임메카 동네백수 님의 “과금 유도 빡세게 안하면 다운수 높아도 망할줄 아세요 하고 협박을 했는데, 심지어 건당 요금도 20배면 좀 심했죠”라는 말과 같이, 유니티의 잘못된 첫 걸음에 대한 비판도 여전합니다.
이렇듯 유니티의 수정과 사과에도 불구, 많은 이들의 냉소적인 시선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리소스나 자금 부족, 출시를 앞두고 있는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차마 유니티를 떠나지 못하고 있을 뿐, 여건이 된다면 유니티가 아닌 다른 엔진을 택하겠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고요. 한 차례 큰 불은 꺼졌지만, 아직 많은 잔불이 남아 있는 실정입니다. 과연 유니티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나갈까요? 기업으로서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유니티의 이후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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