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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로 구성된 생물체에 대한 관심은 이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작은 화면 속에서 키워지던 ‘다마고치’나 여기에서 파생돼 어엿한 미디어 IP로 정립된 ‘디지몬 시리즈’는 여전히 신작을 내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애완동물 키우기 게임이나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작고 귀여운 것을 가볍게 돌보고 키울 수 있는 게임에 대한 선호도는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귀여운 겉모습 뒷면에 어두운 비밀이나 그림자가 숨어있다면 어떨까? 혹은 그것이 망가지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게 된다면? 내가 직접 돌보던 작고 귀여운 화면 너머의 생물체들에 숨겨진 비밀을 적나라하게 알게 된다면 말이다. 익숙한 힐링에서 벗어나 일그러진 비밀을 직면하게 되는 공포를 살린 작품 위니언 바이러스는 이런 불안정한 이야기를 귀여운 도트로 녹여냈다. 위니언 바이러스는 과연 어떤 게임이며, 뒤틀림에서 오는 심리적 공포를 어떻게 다루었을까? 개발사 던타운 스튜디오의 박언 공동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불법 프로그램 ‘위니언 키우기’와 돌연 찾아온 ‘바이러스’
위니언 바이러스는 비주얼 노벨을 기반으로 한 공포 게임이다.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를 담기 보다, 잔혹동화류의 심리적 긴장감과 반전을 살려 오싹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박 개발자는 “무서움의 강도를 높이기보다 플레이어가 점점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드는 걸 목표로 했다”며 위니언 바이러스의 특징을 설명했다.
위니언 바이러스는 윈도우와 유사한 가상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게임의 핵심 키워드인 가상의 데이터 생명체 위니언은 작은 생물, 저비용 캐릭터 등을 뜻하는 게이밍 용어 ‘Weenie’에 박 개발자의 이름을 더해 정해진 이름이다. 이 위니언은 프로그램으로 구동되는 전자제품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며, 파일 이동이나 프로그램 실행 등 시스템의 주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 소유 및 사육은 불법이며, 국가에서 엄격한 관리로 길러진다.
게임은 이런 문제를 우회한 ‘위니언 키우기’를 실행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위니언은 국가가 관리하는 실제 살아 있는 생명체이고, 이들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불법 프로그램인 위니언 키우기를 통해 5마리의 어린 위니언과 1마리의 어른 위니언을 만나게 된다.
이 어린 위니언들은 각각 밝고 쾌활한 성격의 아이온(노란색), 먹을 것을 좋아하고 착한 보(분홍색), 똑똑하고 냉철한 그리드(초록색), 장난을 좋아하는 픽스(빨간색), 소심한 성격의 디버그(파란색)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게임 초반에는 이 위니언들과 교감하며 귀엽고 사랑스러운 픽셀 그래픽을 즐길 수 있다. 평시에는 위니언들도 즐겁게 바탕화면을 돌아다니고 상호작용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줘, 비주얼 노벨임에도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의 행동에 이상이 생기고, 결국 바이러스가 감염되며 게임의 분위기가 점차 어두워진다. 이 반전되는 순간이 본격적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초반에는 귀여운 모습에 생겼던 애착도, 바이러스가 된 위니언이 점차 잔혹하고 무서운 존재로 변하는 모습을 보며 바뀌게 된다. 박 개발자는 “이런 반전이 플레이어에게 강렬한 감정적인 경험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한 비주얼 노벨을 넘어서는 독특한 공포 게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창의, 열정, 도전. 3인으로 구성된 ‘던타운 스튜디오’
던타운 스튜디오는 대구글로벌게임센터(DIP) 지원을 받아 창업한 팀이다. 위니언 바이러스의 총괄이자 프로그래머로 기획과 스토리를 맡은 박은빈 대표, 프로그래머, 개발 및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겸하는 박언 공동 대표, 애니메이션 학과 출신으로, 위니언 바이러스의 독특한 비주얼 구축에 큰 도움을 준 전건호 디자이너까지 현재는 총 세 명이 속해 있다.
위니언 바이러스는 커플인 두 대표가 카페에서 서로를 강아지 캐릭터로 그려보자는 장난스러운 낙서로부터 시작됐다. 귀여운 캐릭터를 그려 보다 “이걸 바탕화면 다마고치처럼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오며 점차 구체화됐다. 기획은 4월부터 이뤄졌지만, 학교 생활로 인해 지난 6월까지는 큰 진척이 없었고, 1학기를 마치고 졸업 후인 7월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돌입할 수 있었다고. 그래서 실질적으로는 약 6개월간 집중 개발한 셈이다.
초기 위니언 바이러스는 비주얼 노벨도 공포 게임도 아닌, 자유도 높은 육성 시뮬레이션이었다. 위니언을 키우고, 애정도에 따라 바이러스가 퍼지는 이야기를 그릴 생각이었다. 다만 단순히 육성 콘텐츠만으로는 위니언들의 서사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연출 및 기획적 한계가 겹쳤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 방향성이 완전히 수정됐다.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면서도 기존 기획을 적절히 조화시킨 결과가 지금의 위니언 바이러스인 셈이다.
물론 타 장르에 비해 플레이 방식이 수동적인 비주얼 노벨은 장시간 플레이 시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던타운 스튜디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끝에 3D 연출을 도입했다. 기본적으로 게임의 에피소드는 바탕화면에서 벌어지지만, 비밀에 깊어질수록 버그가 실체화된 몬스터 등을 만날 수 있는 여러 3D 공간을 만들어 전개에 변주를 더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프로그램 내부를 수정하고 고쳐 나갈 수도 있어 더욱 능동적인 게임 경험을 경험할 수 있게끔 했다.
물론, 비주얼 노벨과 귀여운 디자인을 보고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에게 3D 환경이 낯설게 느껴질 가능성 또한 고려했다. 이에 3D 멀미나 3D 필드에서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어려워지지 않도록 난도 조절에도 힘썼다.
이외에도 다양한 연출을 시도했다. 예시로는 한 위니언이 모종의 사건을 겪으며 아프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한 차례 큰 변화를 겪은 해당 위니언이 불안정해질 때마다 소프트웨어 오류가 일어난 듯한 화면이나 오류 창이 등장하는데, 플레이어는 이를 통해 위니언이라는 생명체가 가진 특징을 시각적으로 직면하게 된다. 이것이 이전의 평화롭고 귀여운 분위기와 대비되며, 스토리의 거대한 변곡점이 될 것임을 깨닫게 만든다고.
소프트웨어는 어디에나, 차기작은 ‘모바일’로 만들고 싶다
박 개발자는 인터뷰 마무리에 “위니언 바이러스는 저희가 정말 많은 애정을 담아 만든 첫 작품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귀엽고 재미있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개발을 진행하면서 점점 더 깊이 있는 스토리와 연출을 고민하게 됐고, 덕분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게임은 단순한 공포 게임이 아니라, 위니언 월드라는 독특한 디지털 배경 안에서 위니언이라는 생명체들과의 관계를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을 넓히는 것이 목표다. 처음엔 귀엽게만 보이던 위니언들이 바이러스라는 위협을 맞닥뜨리면서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경험이, 단순한 게임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런 뚜렷한 목적과 원초적인 공포와 연출이 맞물리며 위니언 바이러스는 출시 첫 날부터 그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팀 유저평가에는 "기분나쁨(좋은뜻)", "여운이 많이 남는다", "초반부 빌드업이 잘 되어 있어 중후반부 스토리가 충격이 크다" 등이 여러 호평이 남았으며, 유튜브를 통해 플레이한 스트리머들 또한 빌드업이나 연출에 대한 호평을 남겼다.
던타운 스튜디오는 차기작으로 ‘휴대폰 속에서 일하는 위니언’의 이야기를 준비할 전망이다. 플레이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온 만큼, 작은 화면이라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맞게 등장인물도 한 명으로 축소돼, 독립한 어른 위니언이 휴대폰 속에 혼자 남겨진 이야기를 중심으로 더욱 밀도 높은 공포를 선보이려 한다.
박 개발자는 “저희만의 방식으로 위니언 세계관을 계속 확장하며 새로운 재미를 드릴 것이다. 위니언 월드에는 거대한 악의 무리가 존재한다. 앞으로 이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와 게임을 통해 유저들을 만나 뵙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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