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카트 드리프트, '페이커' 부스터로 급가속

올해 1월에 PC방 10시간 무료 이벤트를 바탕으로 근 1년 만에 TOP 20에 진입했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귀인을 만나 또 한 번 상승세를 탔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서 가장 인기 높은 선수로 손꼽히는 ‘페이커’ 이상혁이 방송에서 팀원들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즐기는 모습이 입소문을 타며 게임 자체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이번 주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개인방송 시청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명인 중에도 게이머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고 평판도 좋은 인물인 페이커가 미친 영향이 상당히 컸다고 볼 수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입장에서는 올해 초부터 PC방을 겨냥해 열었던 이벤트 효과로 기본적인 속도가 오른 가운데, 기대하지 못한 곳에서 부스터를 걸어준 셈이다.

다만 PC방 이벤트와 ‘페이커’의 방송 효과는 게임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장기적인 대안이라 보기는 어렵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이전에 장수게임으로 평가됐던 카트라이더는 게임메카 인기순위에서 서비스 종료 직전에도 10위대 중반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레이싱을 보여줬다. 이러한 전작과 비교하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성과는 현재도 만족스럽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단계다.

특히 작년 초에는 라이즈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스스로 역주행을 이뤄냈다면, 올해 초에는 이벤트, 인플루언서와 같은 외적인 요인이 더 부각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속담처럼,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살리고 싶다면 내실을 탄탄히 챙겨야 한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작년 9월에 콘솔과 글로벌 서비스를 종료하고, 한국과 대만에만 집중하는 방향으로 체제를 정비했다. 신형 카트 엔진을 선보였던 12월 오버드라이브 이후, 좀 더 속도를 낼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3편 당시에도 2편이 되려 인기순위가 높은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졌고, 4편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2월에는 리마스터를 입은 디아블로 2가 디아블로 4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상위권까지 입성했다. 이번 주에는 디아블로 4가 두 계단 하락해 25위에 그친 반면, 디아블로 2는 무려 7계단을 상승해 13위에 자리했다. 주요 지표를 보면 두 게임에서 가장 상반된 부분은 PC방 이용량 증감이었다. 디아블로 4는 소폭 감소한 반면, 디아블로 2는 크게 늘었다.

우선 디아블로 4의 경우 올해 1월 22일에 시작된 시즌 7이 너무 난이도가 낮아 조기에 콘텐츠를 완료하는 유저가 늘어났다. 이 경우 초기 반응은 긍정적일 수 있으나 이용자가 빠르게 이탈하는 경향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시즌 7이 과하게 쉬웠다는 점에 공감하며 차기 시즌에는 난이도를 높일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이 와중에 디아블로 2의 경우 지난 8일에 리마스터 버전인 레저렉션에 새 래더 시즌이 시작되며 통상보다 더 많은 유저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상위권에서는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4위까지 상승했다. 던파는 올해 1월에 선보인 ‘중천’ 시즌을 통해 많은 유저가 그리워했던 ‘직관적인 파밍 재미’가 되살아났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부분이 점점 널리 알려지며 쉬던 유저들이 복귀하는 흐름이 더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던파가 4위까지 오른 것은 2020년 7월 후 약 5년 만이다.

하위권에서는 지난 주 몬스터 헌터 와일드에 이어 또 다른 해외 신작이 입성했다. ‘잇 테이크 투’로 2인 협동게임의 재미를 알린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의 신작 ‘스플릿 픽션’이 39위에 자리했다. 잇 테이크 투도 친구 혹은 부부가 같이 하기 좋은 게임으로 잘 알려졌고, 출시 전 발표된 메타크리틱 전문가 평점도 90점대로 높았던 만큼 3월 7일 발매와 함께 관심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 순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