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민단체 "우리가 스팀 성인게임 삭제 주도했다"

호주 반(反)포르노 시민단체 '콜렉티브 샤우트(Collective Shout)'가 최근 진행된 스팀 플랫폼 내 성인게임 삭제에 대해 자신들의 업적이라고 밝혔다.

콜렉티브 샤우트는 여성 및 아동 성 착취 방지 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다. 2009년 설립돼 아동 성적 대상화 에 맞서는 운동을 시작으로, 아동들의 음란물 노출 방지 운동, 아동 신체를 본딴 성적 인형 판매 중단, AI를 활용한 딥페이크 등 성범죄, SNS 최소 연령 제정 등 다양한 운동을 펼쳤다. 이들은 자신들이 종교 또는 정치 기관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독립 등록 자선 단체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 단체는 최근 일부 게임 판매 중단과 관련해서도 많은 활동을 벌였다. 지난 4월에는 7만 명 이상의 서명을 토대로 강간 및 근친상간을 소재로 한 성인게임 '노 메르시(No Mercy)'를 스팀과 Itch.io 등에서 삭제시키는 운동을 펼쳤다. 이후 해당 게임이 플랫폼에서 제거되자 자신들의 성과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들은 지난 11일, 스팀에 강간, 근친상간, 아동 학대 게임이 많다며 스팀과 연계된 결제 처리업체들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귀사의 기업이 강간, 근친상간 및 아동 성추행 게임 판매를 조장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서한에 따르면, 스팀에는 위와 같은 소재를 다룬 약 500개의 게임이 존재하며 카드사와 결제사들은 이런 게임을 호스팅하는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 대한 결제 처리를 중단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서신 말미에는 "부디 귀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스팀과 Itch.io 및 유사 게임을 호스팅하는 다른 플랫폼에서의 결제 처리를 즉시 중단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해당 서신은 1,067명에 달하는 지지자들을 통해 결제 처리업체에 이메일 형태로 보내졌고, 7월 14일에는 페이팔(Paypal), 마스터카드, 비자, 페이세이프, 디스커버, 일본신용평가기관(JCB) 등의 최고경영자와 사장 등에 공개 서한 형태로 발송되기도 했다.

이후 19일, 콜렉티브 샤우트는 "승리-스팀에서 강간과 근친상간 게임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생겼다"라는 글을 통해 자신들의 운동이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스팀에서 성인게임들을 점검하고, 강간이나 근친상간 태그가 달린 게임들을 천천히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들이 모두 삭제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히며, "예상대로 여성혐오적인 게이머들이 강간 게임에 대한 접근성을 옹호하고, 우리 팀 여성들에게 학대, 협박, 음란물, 아동 성 학대 영상물(CSAM)을 보내고, 우리 얼굴 사진을 이용 및 유포하고, 자살을 부추기기까지 했다. 우리는 이를 간과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콜렉티브 샤우트 측의 주장대로, 결제사들이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스팀 측에 전달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주장한 날짜가 스팀에서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기 5일 전이고, 이전에도 노 메르시 관련 반대 운동에서 화력을 증명한 바 있기에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실제로 밸브는 19일(현지시간), "당사의 결제 처리업체와 관련 카드 네트워크, 은행으로부터 스팀 내 일부 게임에 대해 자신들이 정한 규칙과 기준을 위반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콜렉티브 사우트는 여성 혐오적인 가사를 쓰는 스눕 독과 에미넴을 호주에서 추방하는 운동,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 아동 학대 장면이 포함됐다며 호주 판매를 금지하라는 운동 등을 펼쳤으나 실패한 바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노 메르시 스팀 삭제와 더불어 대형마트 타겟(Target)에서 GTA 5 판매를 금지하는 운동 등은 성공했다. 이들은 이번 스팀 게임 삭제 역시 자신들의 성공 사례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