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마르코 코글러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좌), 그렉 스트리트 수석 디자이너(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4번째 확장팩, ‘판다리아의 안개’를 마무리하는 5.4 패치가 공개 테스트 단계에 접어들며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게임메카는 22일 임페리얼 펠리스 호텔에서 ‘와우’의 개발진을 직접 만나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인터뷰에는 ‘와우’의 그렉 스트리트 수석 디자이너와 마르코 코글러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참석했다.
이번 5.4패치를 마감하는 공격대 던전 ‘오그리마 공성전투’의 무대는 호드의 대표 도시 ‘오그리마’다. ‘오그리마’가 ‘판다리아의 안개’의 마지막 공격대 던전 ‘오그리마 공성전’의 무대로 탈바꿈한다. ‘영원꽃 골짜기’에서 시작되는 ‘오그리마 공성전투’는 성벽과 주요 거리, 지하 등 ‘오그리마’의 다양한 지역을 전장으로 삼는다.
▲ '와우' 5.4 패치 '영원꽃 골짜기' 발굴현장 스크린샷 (사진제공: 블리자드)
▲ '와우' 5.4 패치 '코르크론 병영' 스크린샷 (사진제공: 블리자드)
이번 공격대 던전은 ‘얼라이언스’와 ‘호드’, 양 진영별로 각기 다르게 진행된다. ‘얼라이언스’는 '오그리마’를 정복하는 방향으로, ‘호드’ 진영은 타락한 ‘가로쉬’로부터 ‘오그리마’를 수복하는 것으로 전개된다. 그렉 스트리트 리드 디자이너는 “가몬’이나 ‘쓰랄’, ‘실바나스’ 등 그간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반가운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며, 새로운 대족장에 대한 이야기도 공개될 예정이다”라고 언급했다. 즉, ‘호드’의 새로운 수장이 누가 될 것이냐 역시 이번 패치의 최대 관심사다.
‘오그리마 공성전투’에는 최종 보스인 ‘가로쉬 헬스크림’을 비롯해 14명의 우두머리가 등장한다. ‘가로쉬’는 타 우두머리에 비해 몸집이 작은 편이라 플레이어에게 주는 임팩트가 적지 않을까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그렉 스트리트 리드 디자이너는 “가로쉬는 모구의 힘, 사막의 힘 등 모든 것을 무기로 만드는 인물이다. 따라서 일반 오크가 도끼로 전투에 임하는 것보다는 훨씬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 '판다리아의 안개' 최종 보스 '가로쉬 헬스크림'
이 외에도 ‘오그리마 공성전투’의 우두머리 몬스터로 등장하는 거대한 물정령 ‘잿빛너울’이 주목할만한 캐릭터로 떠오른다. 또 한가지 눈길이 가는 사항은 일일 퀘스트를 통해 유저들과 안면을 튼 ‘클락시’와 ‘황금연꽃’ 진영이 적으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그렉 스트리트 디자이너는 “사실 두 진영 모두 가로쉬와 고대신 ‘아즈사랴’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일종의 ‘배신’ 요소를 넣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와우' 5.4 패치 '용장의 방' 스크린샷 (사진제공; 블리자드)
그렇다면 5.4 패치 이후 ‘오그리마’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일단 대족장 ‘가로쉬’가 사라지기 때문에 부드러운 전개를 위해서라도 도시의 디자인을 세부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렉 스트리트 리드 디자이너는 “그 부분에 대해 내부적으로 의견이 오고 가고 있다. 일단 스토리 상으로 ‘가로쉬’를 무찌른 상황에서 다른 퀘스트에 그가 다시 등장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추후 수정을 통해 변화한 부분을 커버하는 기능이 들어가리라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수련의 장과 탄력적 공격대, 캐주얼 유저 위한 신기능 추가
▲ 캐주얼 플레이어를 위한 '탄력적 공격대'가 추가된다
이번 5.4 패치에는 캐주얼 플레이어를 위한 새로운 기능도 추가된다. 먼저 살펴볼 부분은 인원 구성 및 난이도에 대한 제약을 없앤 ‘탄력적 공격대’다. 마르코 코글러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탄력적 공격대는 10인, 25인 이렇게 인원이 고정된 기존 공격대와 달리 10명에서 20명 사이의 유저가 모였다면 인원에 관계 없이 시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템 레벨 제한도 없으며, 인원 수에 따라 난이도가 자동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일반 공격대에 막 입문하는 유저들이 보다 쉽게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또한 일반 공격대에 도전하기 위한 아이템을 입수하는 루트로도 활용 가능하다. 마르코 코글러 엔지니어는 “이번에 처음으로 추가되는 ‘탄력적 공격대’는 피드백을 거쳐, 일반 공격대나 다른 곳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영웅 난이도의 경우 각 길드의 경쟁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에 ‘탄력적 공격대’가 도입되면 판을 흐리게 될 우려가 있어 도입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수련의 장’ 역시 공격대 입문을 준비하는 플레이어들이 기술을 가다듬을 수 있는 장으로 자리한다. 1인 시나리오로 진행되는 ‘수련의 장’은 딜러와 탱커, 힐러 중 원하는 역할을 선택해 NPC들과 함께 플레이하며 각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다. 즉, 딜탱힐 분담에 서툰 유저들이 NPC들과 부담 없이 각 역할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련의 장’은 동, 은, 금 난이도 순으로 진행되며 ‘금’ 난이도를 깨면 ‘무한 모드’가 등장한다.
▲ 신규 1인 시나리오 '수련의 장' 스크린샷
마르코 코글러 수석 엔지니어는 “수련의 장은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를 모두 만족시킬 콘텐츠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캐주얼 플레이어에게는 말 그대로 공격대 던전 공략에 필요한 기술을 수련할 수 있는 기회를, 하드코어 유저들은 더 높은 난이도에 도전하는 재미를 얻어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4대 천신과 싸우는 영원의 섬, 오그리마 공성전투 준비하는 장으로
‘판다리아의 안개’는 유독 일일 퀘스트가 많은데, 미션이 너무 많아 소화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5.4 패치 때 등장하는 신규 지역 ‘영원의 섬’은 일일 퀘스트 없이 탐험과 야외 우두머리 몬스터를 공략하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수행하며 부적이나 용맹 점수, 영웅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 '와우' 5.4 패치 '영원의 섬' 나우짜오의 위상 스크린샷 (사진제공: 블리자드)
▲ '와우' 5.4 패치 '영원의 섬' 위론의 위상 스크린샷 (사진제공: 블리자드)
▲ '와우' 5.4 패치 '영원의 섬' 츠지의 위상 스크린샷 (사진제공: 블리자드)
‘영원의 섬’ 내에서는 탈 것을 이용할 수 없으며, 각 몬스터 역시 혼자서는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로 강하다. 따라서 플레이어를 돕기 위한 버프나 체력, 마나 회복 장치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보상으로 드랍되는 ‘주화’를 이용하면 방어구 등 다양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별도 애완동물 대전 토너먼트가 열리는데, 이 대회에서 이기면 보상으로 새로운 애완동물이 지급된다.
그렉 스트리트 리드 디자이너는 “영원의 섬에는 신규 야외 우두머리 몬스터 5종이 등장한다. 이 중 4명은 게임 속 ‘4대 천신’에게 본인의 실력을 입증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마지막 우두머리 몬스터 ‘오르도스’는 전설 퀘스트를 완료한 유저들이 보상으로 얻는 ‘전설급 망토’를 착용한 유저들만 공략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영원의 섬’과 5.4의 공격대 던전 ‘오그리마 공성전투’는 직접적으로 연결된 부분은 없다. 다만 ‘영원의 섬’ 내의 전설 퀘스트를 클리어하며 공격대 던전 입장에 필요한 아이템 레벨을 맞출 수 있다. 즉, ‘영원의 섬’은 ‘오그리마 공성전투’ 입성을 앞둔 유저들이 최종적으로 장비를 재점검하는 구간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 골드파티, 합당한 해결책 찾아보겠다
▲ '와우' 5.4 패치 개발자 인터뷰 현장
마르코 코글러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좌)와 그렉 스트리트 수석 디자이너(우)
국내 게이머들이 생각하는 ‘와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골드파티’가 정도 이상으로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격대 아이템 획득의 필수 장치로 자리하고 있는 이 ‘골드파티’는 신규 유저들에게 또 다른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 ‘골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킨 원인으로 손꼽힌다.
한국의 ‘골드파티’에 대해 전해들은 그렉 스트리트 리드 디자이너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지만 콘텐츠의 일부분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골드가 제값을 못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사에 돌아가서 해결책을 모색해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통상적으로 ‘골드파티’에 이용되는 골드 액수를 듣고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필드 PVP가 죽었다는 점 역시 아쉬운 점으로 손꼽힌다. 그렉 스트리트 리드 디자이너는 “사실 5.2 패치에 PVP로 진행되는 퀘스트를 넣었는데 이 부분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고 보고 있다”라며 “5.4 패치에 추가되는 ‘영원의 섬’의 특정 지역에는 같은 진영 플레이어들끼리 싸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이러한 독특한 시도를 바탕으로 필드 PVP 활성화에 대한 좋은 방향을 찾도록 노력해보겠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5.4 패치의 신기능 ‘가상서버’가 화두에 올랐다. 이 ‘가상서버’는 서버 여러 개가 모인 묶음으로, 같은 가상서버 내에 속한 유저들은 길드, 경매장, 투기장, 공격대 플레이를 공유할 수 있다. 즉, 각 서버를 유지하는 동시에 서버통합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기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이미 ‘서버통합’이 진행되어 인구수가 적은 서버를 지원하기 위한 ‘가상서버’는 다소 ‘뒤늦은 조치’로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유저들은 ‘가상서버’가 도입될 것이었다면 애초에 ‘서버통합’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냐고 지적하고 있다. 마르코 코글러 수석 엔지니어는 “기술적으로 좀 더 세심하게 다뤄야 하는 부분이라 서버통합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 좀 더 빨리 도입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유저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캐릭터 밸런스는 보다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전사’는 기존에 ‘방어’ 특성에 집중되어 상대적으로 다른 특성이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마르코 코글러 수석 엔지니어는 “따라서 이번에는 ‘방어’ 특성은 그대로 두되 ‘경계’ 특성을 상향해 각 특성의 균형을 맞추는 쪽으로 결정했다”라며 “타 클래스 역시 특정 특성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밸런스를 맞출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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