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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관계자다②] '양띵' 양지영, 이 소녀가 세상을 움직이는 힘

 게임메카는 갑오년 새해를 맞이해 시리즈 인터뷰 [나름관계자다]를 준비했습니다. 해당 기획은 게임을 구성하는 혹은 게임으로 파생된 갖가지 서브컬쳐(하위문화)에서 고루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을 통해, 게임이 지닌 힘과 게임이 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풀어내는 내용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인터뷰는 '오덕녀' 최혜연, 아프리카TV스타 양띵(양지영), 메카만평의 주인공 샤다라빠(김근석), IMI 포토툰의 쓰마(나상혁) 순으로 이어집니다. (편집자 주)




인터뷰 시간은 오후 3시. 강남역의 한 소란스런 카페에서 양지영 씨(이하 양띵)를 만났다. 

사실 양띵을 직접 만나기 전까지 약간의 걱정이 있었다. 지극히 업무상 만남인데, 게임업 직속 관계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름 아프리카TV의 거물급 BJ 중 한 명인데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어떻게 끌어낼지, 까다롭게(?) 굴면 어쩌지 하는 요란한 생각에 휘둘렸던 셈이다. 개인적이지만, 게임의 비 관계자를 대하는 것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그러나 막상 만난 양띵은 '유명인'이라는 표현보다 '여동생'이 더 적합할 정도로 친근한 이미지가 컸다. 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불그스름한 머리는 누가 봐도 갓 스무 살 어른이 된 소녀 같았고, 대면했을 때에도 방송에서 본 모습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든 소신 있게, 그러면서도 꾸밈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긴장은 곧 풀어지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됐다. 

물론 첫인상이 좋으니 개인적으로 더 호기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여동생' 같은 소녀가 아프리카TV에서 수십만 명의 팬으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더 나아가 유튜브 글로벌 크리에이터로 부상해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니. 대체 양띵이라는 소녀에게는 어떤 힘이 있는 것이길래. 


▲ 아프리카TV 간판BJ 양띵(본명 양지영)


- 개인방송으로 길을 찾은 '게임소녀'

올해로 스물다섯이 된 양띵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게임을 시작한 '게임소녀'였다. 당시 넥슨의 '퀴즈퀴즈'나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등 아기자기하고 캐주얼한 게임이 인기를 끌었는데, 양띵 역시 이런 흐름에 영향을 받아 게임이 주는 재미에 푹 빠져들게 됐다. 어떤 경우에는 부모로부터 현금 대신 게임캐시로 용돈을 받았다고 하니,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어릴 때부터 게임하던 소녀였어요. 아마 퀴즈퀴즈부터 시작한 거 같아요. 저는 게임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즐겁게했던 거 같아요. 다른 사람들하고 게임을 하니 더 흥미로웠죠. 나중에는 서버에서 가장 유명했던 사람들과 놀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 재미있게 즐긴 게 아니었을까요?"

게임의 매력에 푹 빠진 양띵은 고교2학년 무렵 처음으로 개인방송을 접했다. TV와 인터넷 상에서 게임과 관련된 방송을 보고, 본인도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재미있을 거 같으니까' 잠깐 해본 것뿐이었지만, 게이머 입장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다른 누군가와 공유하려 했던 발상 자체는 특이하다. 즐거움은 공유할수록 커진다는 감각을 일찌감치 깨달은 셈이다. 

이랬던 양띵이 개인방송을 다시 잡은 것은 21살 무렵이다. 당시 양띵은 일찍 취업해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일이 끝난 밤을 활용해 다시 게임방송을 재개했다. 그런데 반응이 놀라웠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만 진행할 뿐이었는데, 이게 이상하리만치 인기가 좋았던 것이다. 

"당시 취업하고 일을 하고 있었는데 너무 갑갑했어요. 매일 똑같은 패턴이 진행되는 하루도 지겨웠고요. 그래서 아프리카TV를 통해 다시 게임방송을 하게 됐죠.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만 진행했는데, 이게 인기가 계속 오르는 거예요. 게다가 통장에 돈이 입금되기도 했고요. 여기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방송에만 집중하면 내 인기가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 그래서 본격적으로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여기에 한번 미쳐보고 싶었달까?"

아직 어린 나이. 사회생활이 갑갑했던 양띵은 사실 '탈출구'를 찾아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20대 초 청년들 모두가 그러하듯 '내가 즐거운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더 컸던 셈이다. 

이후 양띵은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방송을 준비했다. 제대로 해보겠다고 마음먹었던 만큼, 부모를 겨우 설득하고 집까지 나와 독립할 만큼 열정이 컸다. 이렇게 시작한 양띵의 개인방송은 순식간에 인기궤도에 올랐다. 양띵의 인기는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컸고, 특히 '마인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한 '핵전쟁' '마법학교' 등은 아프리카TV 단일방송 최대 동접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급기야 2012년에는 아프리카TV방송대상서 대상까지 거머쥐며 간판스타로 부상했다. 현재까지 그의 방송 누적 시청자수는 2억 7천 명을 넘었고, 최근에 등록된 유튜브 페이지 역시 1억 명을 뛰어넘었다.

갑갑했던 현실을 벗어나 덜컥 시작한 새로운 도전 하나가 놀랄 만큼의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 양띵 방송국(상)과 페이스북(하) (사진출처: 아프리카TV, 페이스북)


- 양띵은 어떻게 아프리카TV 스타가 됐나? 

양띵의 게임방송은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 시청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오죽하면 '초통령'으로도 통했을까. 사실 가장 궁금한 부분이기도 했다. 양띵의 방송은 왜 이렇게 인기가 높은 것일까? 답은 뜻밖에 찾기 쉬웠다. 현실적으로 보면 '버라이어티쇼'와 견줄 정도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보면 청소년들의 '심적 공간'을 채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우선 양띵의 개인방송은 플랫폼, 콘텐츠, BJ로서의 감각까지 삼박자가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플랫폼에 해당하는 아프리카TV는 의미 그대로 a free cast, 즉 어떤 제약을 두지 않고 BJ들이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오픈형 인터넷 방송국이다. 아프리카TV가 등장하기 전에는 MNCAST나 프리에그 등의 UCC 동영상 사이트가 인기가 있었지만, 이들 서비스는 제작자와 시청자 사이에 양방향 소통이 제대로 호흡하지 못했고 덕분에 수익모델 등을 갖추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아프리카TV는 어떤 사람이라도 자유롭게 인터넷 BJ가 될 수 있도록 개방하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여러 형태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개인방송 형태인 만큼 시청자와의 실시간 피드백이 작동하는 것도 유효했고, 무엇보다 '별풍선'이라는 수익모델을 만든 것이 성장의 힘이 됐다. 양띵이라는 소녀가 게임방송을 시작하게 된 것 역시, 아프리카TV의 등장과 묘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그만큼 이 플랫폼은 방송 콘텐츠로써 여러 사람의 '끼'와 '재능'을 끄집어낼 힘이 있었다. 

이런 상황이 되니 콘텐츠 역시 무척 중요한 힘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양띵은 주력 콘텐츠로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선택했다. '마인크래프트'는 작은 블록 하나로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창조할 수 있는 게임이다. 최고의 콘텐츠 덩어리로써 개인방송에 제격이었던 셈이다.

"마인크래프트는 정해진 목표가 없어요. 시작과 끝, 그리고 과정을 어떻게 할 지 내가 직접 선택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거든요. 오늘은 아파트, 내일은 비행기, 그리고 다음 날은 더 큰 무엇인가. 현실적으로 하기 어려운 걸 게임을 활용해 선보이는 게 방송에 적합하다고 봤어요" 


▲ 게임으로 만들지 못하는 콘텐츠는 없다 (영상출처: 유튜브 양띵 페이지, YD Gaming)

▲ 시청자 참여콘텐츠 '동계올림픽' (영상출처: 유튜브 양띵 페이지, YD Gaming)

▲ 못 하는 게 없다, 양띵의 '운전면허 도전기' (영상출처: 유튜브 양띵 페이지, YD Gaming)
두 영상 모두 '마인크래프트'를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BJ의 감각과 재능이다. 플랫폼과 콘텐츠를 주무를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여기서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양띵도 이 부분에 자신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직장을 뛰쳐나와 개인방송을 시작한 것 역시 바로 이런 '감각'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띵은 누군가의 호감을 살 수 있는 직설적이면서 진솔한 언행, 어떤 상황의 결과를 매끄럽게 유도할 수 있는 위트, 그리고 콘텐츠와 콘텐츠를 연결해 꾸준히 재미를 끌어내는 센스까지 잘 갖추고 있다. 특히 양띵은 방송에서 보는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가 100% 똑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벽'을 두지 않고, 더 진솔하고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의미다. 

"저는 방송에서의 모습과 현실이 완전히 똑같아요. 진솔하지 않으면 벽이 생기는데, 시청자들은 그벽을 느끼거든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저를 보면 '진짜 다 말하고 있구나' 느낄 수 있도록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편이에요. 나름 방송인이면 지켜야할 것들이 있는데, 저는 제 성격대로만 하다보니까 호불호가 갈리기도 해요(웃음). 그래도 저는 편하게 할 수 있는 이게 좋아요"

위트는 BJ의 생명이다. 금방 나오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방송을 진행하면서 얻은 노하우의 결정체다. 양띵의 위트는 시청자와의 교감에서 시작된다. 아프리카TV 자체가 시청자와 실시간 피드백이 오간다는 것에 장점이 있는데, 양띵이 진행하는 방송은 게임을 통해 직접 제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방송 설계(기획) 단계부터 과정, 그리고 결과까지 모두 시청자들과 함께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프리카TV 단일 방송으로 역대 최대 동접(5만 명)을 기록한 '핵전쟁'이다. 이는 '마인크래프트'가 지원하는 MOD의 일종으로, 양띵이 처음으로 기획 단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다. 양띵을 포함해 총 6명이 같은 맵에서 각자의 국가를 키우고 무기를 만들어 정복하는 형태로 구현됐는데, 여기서 오는 눈치싸움과 스릴 넘치는 상황 등이 '꿀재미'로 작용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맵을 설계하고 규칙을 정하는 기획단계서부터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아 함께 만들었다.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의 예능 기획을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참여하고, 그렇게 과정과 결과까지 볼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함께 방송을 진행한 5명의 BJ 모두 각자의 개성이 넘쳐흐르니, 이걸 굳이 어떤 단어로 표현하자면 '게임형 버라이어티쇼' 정도가 되겠다. 

"방송을 하다보면 센스 있는 시청자를 자주 봐요. 대부분 제 방송을 좋아해주는 분들이지만, 개중에는 본인도 방송하고 싶은 마음에 교육차(웃음) 보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시청자들과 같이 방송하기 시작했어요. 모아 모아서 하면 더 재미있는 방송이 될 거 같았거든요. 저 혼자 10번 다 웃길 수 없는데, 다 같이 해서 100개 중 30개만 웃겨도 더 좋은 거니까요. '핵전쟁'을 함께한 친구들 역시 처음에는 시청자였는데, 다들 센스가 있어 BJ로 함께 하게 됐어요"

꼭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양띵은 방송에서 시시껄렁한 대화도 서슴지 않는다. 간혹 특정 시청자의 고민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방송이 없는 시간을 위해 네이버에 카페를 개설하기도 했다. 물론 청소년/성인을 분류해 별도로 정모(정기모임)까지 진행하며 시청자와 끊임없이 교감하고 있다. 


▲ 팬이 만든 양띵과 BJ들의 대표 캐릭터, 가장 상단에 캐릭터가 양띵(출처: YD카페)


▲ 양띵 네이버 카페, 해피빈 기부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곧 커뮤니티 장이 됐다고


- 청소년들의 '심적 공간'을 채워주는 누나

그렇다면 시청자들은 양띵을 어떤 존재로 여길까? 앞서 언급했듯 양띵의 방송은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교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단순히 게임방송이기 때문에 즐거운 것일까? 

이에 대해 양띵은 자신을 '공간을 채워주는 누나(언니)'로 표현했다. 지금의 학생들은 놀 것이 없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까닭에 집에 아무도 없는 꼬마들은 지루한 시간이 있고, 늦은 시간까지 학원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학생들은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바로 심적 공간이다.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바로 이 공간에 양띵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옆집에 사는 친근한 누나처럼, 그는 이들을 언제나 아껴주고 반겨주며, 무엇보다 큰 즐거움을 준다. 양띵 역시 매일 고민하며 방송 콘셉을 생각했던 만큼, 시청자는 '나이별집짓기' '시간여행' '개미와베짱이' '마법학교' '천국여행' '50인 양띵열차' 등 날마다 방송에서 현실을 벗어난 신기한 '쇼'를 볼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집에 오면 할 게 없어요. 저는 그런 아이들의 공간을 누구보다 즐겁게 채워준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걸 채워주는 사람이니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반겨줄 수 있는 친근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요. 덕분에 시청자들은 저를 편한 누나이자 친구로 생각하는 거 같아요" 

사실 양띵은 직접 '체감'을 하기 전까지, 시청자들이 자신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 스스로도 즐거워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방송을 보던 고등학생이 대학에 입학하고, 그 친구가 자신을 도와주기도 하는 부분이나, 방송을 한 번 쉬면 시청자들이 아우성을 내는 것 등에서 서서히 체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작년 지스타2013은 의미가 크다. 양띵은 벡스코에서 팬 사인회를 열었는데 꽤 많은 시청자가 우르르 몰려와 사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인회를 진행할 공간이 없자, 시청자이자 팬들은 양띵을 위해 주최 측과 협의해 한쪽 자리에 테이블을 만들어줬고, 팬 사인회에 찾아온 사람들의 줄을 세우고 정리정돈까지 도와줬다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양띵은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꼬마들이 페이스북을 못 하니까 팬 사인회 신청에 부모들이 덧글을 달더라고요. 자녀 데리고 만나러 가는데, 지스타 언제 어디로 오시냐고(웃음). 그렇게 해서 자녀 분들하고 사인회에 온 부모들이 많았어요. 이런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아들이 신고 온 신발이 누나 앞에서 신으려고 한 달을 아꼈다고. 누나한테 새 신발 자랑한다고. 한 달 동안 용돈 조금씩 모아서 산 빼빼로도 있다고. 한 아저씨는 아들 낳은지 10년 만에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도 했죠. 전 신기했어요. 집에 있으면 전 그저 양지영일 뿐인데,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말이죠"


▲ 지스타서 양띵이 팬들에게 받은 선물(출처: YD카페)


▲ 벡스코 어딘가에서 진행된 팬사인회, 그렇게 줄이 길었다고 (출처: YD카페)


- 1인 콘텐츠 제작자를 의미하는 '직업' 개념 잡고 싶어

"작년(2013년)은 재작년(2012)에 비해 큰 차이가 있었어요. 2012년에는 제 '직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었는데, 2013년에는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거든요"

양띵은 아프리카TV BJ를 넘어서 이제 새로운 꿈을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자로서 자신의 영역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싶은 것이다. 특히 양띵은 작년 10월 유튜브가 선정한 전 세계 유튜버 50인에 뽑혀(한국인에서는 최초) '제 1회 유튜브 뮤직 어워드'에 초청돼 뉴욕을 방문하기도 했다. 

뉴욕에서의 경험으로 양띵은 1인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양띵이 무슨 일을 하는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른다. 일부는 '별풍선'이나 받으면서 쉽게 돈 버는 직업 정도로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뉴욕에 모인 콘텐츠 제작자(유튜버)들은 달랐다. 그들은 모두 개인의 직업에 자부심이 있었고, 서로 존중하며 공유하는 문화를 봤기 때문이다. 

양띵은 이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기보다 '자신감'을 얻었다. 그들보다 다소 늦은 출발이긴 하지만, 자신이 노력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에 기인한 자신감이었다.

"올해는 한국에 '유튜버'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많이 만드는 것이 제 목표예요. 아직 인지도가 낮아서 사람들은 어떻게 할 줄 모르는데, 바로 이 과정을 제가 도와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많아졌을 때, 그중에서도 저는 가장 빛나는 보석처럼 되고 싶어요" 

참 당돌한 이야기다. 그런데도 도무지 미운 구석이 없다. 실제로 지금 양띵을 이걸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방송을 계속 하면서도, 콘텐츠 제작에 대한 토크쇼, 강연, 프로쇼 등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한 번은 몇백 명이 모인 삼성 직원들 앞에서 강연하기도 했다. 당돌한 이야기 만큼, 실제 그가 지금 하는 일도 당돌하다. 정말 대단한 소녀다. 

"제 직업을 연예인이라고 가정해보죠.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굉장히 많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기획사도 생기고 학원도 생기고 하겠죠. 지금 제 직업은 사람들이 되물을 정도로 애매하다고 봐요. 저는 이게 애매하지 않고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 탄탄한 길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면 제 직업에 '명칭'이 정해질 것이고, 학원도 생기고 기획사 같은 곳도 생기겠죠. 전 거기까지 가는 길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활동영역을 더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는 '최초'로서 다른 사람들이 따라들어올 수 있는 발자국을 만들고 싶은 게 꿈이에요"


▲ 원조 뿌잉뿌잉? 1인 콘텐츠 제작자를 꿈꾸는 양띵과 서수길 대표 (사진제공: 아프리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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