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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꿀재미 모은 '드래곤기사단' 엔드콘텐츠 도입 D-40

대세가 될 수 있었다. 충분히 그럴 게임이었다. 그러나 이 작은 개발사는 갑자기 게임의 인기가 오르자 버거운 상황에 처했다. 경험 부족이었다. 결국 서버 문제가 터졌고 이를 고치느라 이미 세워둔 콘텐츠 추가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폰 업데이트마저 늦어졌다. 

"재미있다" 황홀한 평가는 계속 들려오는데 이 개발사는 계속 쫓기는 기분이 들었다. 카카오 매출순위 TOP 5위까지 바라봤던 이 게임은, 결국 뒤로 밀려났다. 아쉬운 순간이었다. 

언급된 개발사는 빅포게임즈, 그리고 게임은 컴투스가 서비스하는 '드래곤기사단'이다. 사실 이 게임은 거의 순수하게 코어 게이머 층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물론 개발사 측에서는 코어 게이머에서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설계됐다고 하지만,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는 RPG 유경험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 대단히 잘 만들어진 RPG 장르다. 

게임메카와 오늘(18일) 만난 빅포게임즈의 김성길 이사는 '드래곤기사단'에 만족과 아쉬움 두 감정이 교차했다고 하면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재미를 터뜨릴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특히 김 이사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모바일 RPG에서 엔드 콘텐츠를 삽입해 시장에 획을 긋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거창한 말이 아니다. RPG 장르가 가야 할 아주 당연한 수순이다.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 '드래곤기사단' 개발총괄, 빅포게임즈 김성길 이사

- '드래곤기사단' RPG의 꿀재미만 압축해 모았다

턴제 기반의 RPG 장르, 사냥-수집-육성으로 대변되는 근본적인 재미 강화, 그리고 매출순위 TOP20까지. 빅포게임즈는 '드래곤기사단'에 대해 이상 세 가지 목표를 두고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 착수할 무렵 빅포 게임즈의 총인원은 약 25명 남짓. 여기에 '드래곤기사단'에 집중한 인력은 약 10명 정도다. 사실 모바일게임 시장이 워낙 경쟁이 치열한데다, 소규모 개발사인 만큼 아주 특별한 무엇인가로 도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에 심플하게 위의 세 가지 목표를 잡았다. 그러나 이들은 생각의 무게가 달랐다. 목표를 제대로 구현하기만 하면 경쟁력이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우리는 원래 턴제 RPG를 만들고 싶었어요. 특히 시장에 있는 여러 RPG를 보면서 '재미'는 있는데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죠. 과금 문제도 있었고. 이에 우리는 초점을 바꾸어 더 쉽게 풀어서 정말 잘 만들어진 RPG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개발을 시작하게 됐죠"

그렇게 만들어진 '드래곤기사단'은 놀랍게도 세 가지 목표 모두를 잡아냈다. 턴제 기반 RPG에 사냥-수집-육성이 잘 작동하고 있었고, 카카오 매출순위도 9위(2월 18일 기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 소위 '국민게임'이라 부를 수준은 아니었지만, 개발사 규모에 비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 초기 인기를 모았던 '드래곤기사단' 

특히 게임성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 컸다. 이미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몬스터 길들이기' '헬로히어로' '아틀란스토리' 같은 인기 RPG가 있었는데, 이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나름의 성적을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한 힘은 게임성 자체에 있다. 특히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조합이 잘 돼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레벨 디자인이 훌륭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냥-수집-육성에 대한 명확한 목표, 특정 시간 내에 취해야 하는 행동(패턴), 그리고 속도까지. 잠깐 게임을 하면서 RPG 라는 장르의 '꿀재미'만을 이용자들이 바로바로 느낄 수 있게 한 셈이고, 여기서 바로 인기가 발생했다. 

"드래곤기사단은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잘 조합된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저것 잡다한 걸 많이 넣기보다 RPG가 주는 근본적인 재미만 강하게 부각시키기로 마음먹었는데, 이게 잘 작동한 것이죠. 또 저희는 이용자가 버튼 하나를 누르는 과정에 대해서도 어떤 '감정'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합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모여서 게임이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은 게 아닐까요?"

김성길 이사의 언급대로 '드래곤기사단'은 모바일 RPG로써 필요한 것들만 명확하게 갖추고 있다. 이용자들의 입소문이 돌기 충분할 정도다. 그러나 RPG의 '정통'에만 초점을 두다보니 타겟층이 좁혀졌고, 갑자기 인기가 오르자 서버 문제 등이 터지면서 주춤거린 시기가 있었다. 김 이사는 바로 여기서 '경험 부족'이 컸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공교롭게도 iOS 버전의 업데이트가 늦어진 부분 역시 이용자들의 불만을 촉구했다. 지난 14일 업데이트된 '에피소드 2 드래곤기사단의 부활' 역시 iOS는 아직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다. 

"일단 우리가 초기 목표로 했던 것들은 다 달성했으니 성과에 대해서는 만족합니다. 물론 서버와 운영 문제, iOS 업데이트가 늦어져 아쉬움이 크기도 하죠. 그러나 이런 문제는 우리의 경험 부족에서 드러난 것이니 빨리 털어내고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현재는 거의 모든 부분이 해결됐고, 이제 엔드 콘텐츠를 비롯해 서비스에 집중하는 시간만 남았습니다"








▲ '드래곤기사단'은 사냥-수집-육성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잘 작동하는 것이 큰 매력

- 엔드 콘텐츠 도입, 유저들을 위한 당연한 수순

"패키지를 떠올려보죠. 이용자는 평균 약 5~6만원 정도를 내고 패키지를 구매합니다. 그리고 그 가격만큼 풍부한 경험을 얻잖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모바일 RPG는 투자 대비 이용자가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1~2만원, 많게는 수백만원 단위까지 투자하는 분들이 있는데, 만렙 콘텐츠가 없어 결국 오래 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죠"

현재 빅포게임즈는 '드래곤기사단'을 통해 반란을 꾀하고 있다. 나쁜 의미가 아니다. 온라인게임처럼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즉, 정말 제대로 제작된 RPG로 기억되고 싶은 셈이다. 

이에 대한 빅포게임즈의 계획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우선 첫 번째는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다.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트렌드를 비롯한 여러 변수 때문에 빠른 업데이트가 필요한데, 바로 이 부분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에피소드 2'에 이어 스토리를 기반에 둔 추가 에피소드가 한 달에 한 번씩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이용자들이 갈증을 드러내고 있는 추가 콘텐츠 역시 이른 시일 내에 적용된다. 특히 게임 캐릭터(영웅)의 경우 월마다 12종씩 추가될 예정이며, 캐릭터를 도와 전투에 직접 참가하는 펫 시스템 역시 2월 내 추가될 예정이다. 당연히 아이템 역시 새로운 것들이 수백 단위로 늘어난다. 

"서비스 이후 첫 단추가 살짝 꼬이긴 했지만, 지금은 업데이트를 계획대로 수립하고 있어요. 에피소드 추가는 내부에서도 주기를 더 빨리 가져가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캐릭터를 비롯한 에피소드 개념 콘텐츠는 꾸준히 추가된다

여기에 '드래곤기사단'은 이른 시일 내에 엔드 콘텐츠 형태의 '점령전'이 추가된다. 김 이사는 해당 콘텐츠가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최고의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큰 자신감을 보였다. '점령전'은 한때 유럽 지역에서(한국 포함) 큰 인기를 끌었던 '부족전쟁'의 전쟁 시스템을 모티브로 해 개발이 진행됐다. 방식은 간단하다. 일정기간 어떤 지역에 생성된 성(이용자 성, NPC 성)을 공격하며 점령해나가는 형태다. 쉽게 말해 땅따먹기로 볼 수 있다. 

김 이사는 '점령전'을 설계하면서 밸런스는 물론 전략적인 부분에 크게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보통 이런 웹게임식 땅따먹기 전투는 시간과 전략이 무척 중요한데, 여기서 오는 재미를 모두 담겠다는 의미다. 한국 이용자들의 성향에 맞춰 속도 역시 빠르게 설계했다. 때문에 이용자들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형태로 해당 '점령전'을 즐길 수 있다. 김 이사는 '게임형 바둑'이라 표현했다.

"우리가 준비하는 점령전은 기존 웹게임의 땅따먹기 방식에서 진보된 스타일로 설계됐어요. 특히 과금, 비 과금 이용자들을 위해 단계별로 밸런스를 맞췄고, 전략적인 즐거움은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내용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죠. 그 즐거움에 대해서는 충분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신규 시스템 '점령전' 추가와 함께 '드래곤기사단'에 없었던 길드 시스템 역시 추가된다. 길드 시스템은 일종의 친구와의 소셜 기능으로 이들과 함께 점령전을 즐길 수 있다. 콘텐츠 자체에서 주는 재미에 크고 작은 커뮤니티가 발생할 수 있도록 시기를 맞춰서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참고로 점령전과 길드 시스템은 오는 3월 중(iOS 포함)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김 이사가 엔드 콘텐츠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사소하지만 가장 정확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게임을 즐겨주고 투자한 이용자들에게 당연히 제공해야 할 의무이자 보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처럼 계속 새로운 경험을 얻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시장에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한 웰메이드 모바일RPG 홍수 속에서 생존하는 것, 이게 바로 반란의 정체다. 


▲ 실제 바둑처럼  설계된 '드래곤기사단'의 점령전(기획단계 자료)

- 과정은 나쁘지 않다, 해외서도 '대박' 자신있다

현재 컴투스와 빅포게임즈는 '드래곤기사단'의 국내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있다. 가장 어렵지만, 그래도 토양적 가치가 확실한 국내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에 대한 계획도 확실하다. 김성길 이사는 '드래곤기사단'이 잘 만들어진 게임이고, 계획대로 잘 된다면 컴투스와 함께 중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중국 역시 쟁쟁한 모바일RPG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통한 게임성이라면 중국에서도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우리는 해외보다 아직 국내에 더 집중하고 싶어요. 아직 이용자들에게 보답해드려야 할 부분이 많으니까요. 드래곤기사단은 큰 그림을 있는데, 운영을 비롯한 몇 가지 미숙한 부분 때문에 시간 내 못하고 있는 부분이 좀 있었으니까요.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겨준 만큼, 그리고 투자한 만큼 더 많은 경험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정은 이제 거의 정상화 됐으니까요"


▲ '드래곤기사단' 개발총괄, 빅포게임즈 김성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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