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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신작은 콘솔 아닌 온라인게임


▲ '언리얼 서밋 2014 서울'에서 기조 강연 중인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의 창립자이자 언리얼엔진을 만든 천재 개발자 팀 스위니(Tim Sweeney)가 한국을 방문해 국내 개발자들을 만났다.

팀 스위니는 19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언리얼 서밋 2014 서울’에 참석해 언리얼 엔진의 현재와 미래를 소개하는 키노트 강연을 진행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언리얼 서밋 2014 서울’은 게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언리얼 엔진의 최신 기술 및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강단에 오른 팀 스위니는 ‘언리얼 엔진 4’의 편의성과 확장성, 비즈니스 모델 등을 차례차례 설명했으며, 애플, 구글, 엔비디아, 오큘러스VR 등 파트너사와의 협업 내용도 발표했다. 또한, 애플의 iOS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새로운 메탈 렌더링 데모 ‘젠 가든’ 영상을 통해,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수십만 개의 오브젝트를 따로따로 움직이게 하는 장면을 소개하기도 했다.

팀 스위니는 강연을 통해 “에픽게임스는 20여 년 동안 언리얼엔진을 개발해왔고, 지난 4월 그 4세대 엔진인 ‘언리얼엔진 4’ 라이선스 판매를 시작했다. ‘언리얼엔진 4’는 에픽게임스의 개발 경험이 녹아 있으며, 많은 플랫폼을 지원하고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라고 ‘언리얼엔진 4’를 소개했다.

그는 게임산업과 에픽게임스의 미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게임산업은 모바일게임을 필두로 매우 빠르게 변화•발전하고 있다. 이는 게임개발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다.”라며 운을 띄운 팀 스위니는 “모바일게임은 앞으로 2년 내에 PC 수준의 하이엔드급으로 발전할 것이다. 언리얼엔진 4가 그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첨언했다.


▲ iOS 플랫폼에서 동작하는 '젠 가든' 렌더링 데모
수백 마리의 물고기와 수천 마리의 나비, 수만 장의 벚꽃잎이 각각 따로 움직인다

다음은 키노트 강연 후 에픽게임스 팀 스위니 CEO 및 제이 윌버 부사장과 가진 인터뷰 전문이다.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창립자이자 CEO를 맡고 있다. 23년 전 에픽게임스를 만들었을 때는 언리얼엔진 코드를 거의 혼자 작성했는데, 지금은 100명 정도의 개발자가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덕분에 지금은 그냥 컴퓨터 마니아로 남아 있다(웃음).

제이 윌버: 17년간 에픽게임스에서 재직했으며, 현재는 사업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 에픽게임스의 비즈니스와 관련된 전반적인 일을 맡고 있으며, 한국지사와의 연락을 비롯해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언리얼엔진 서밋을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을 보면, 한국 시장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제이 윌버: 한국에서 언리얼서밋을 개최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우리가 한국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한국 음식도, 한국 사람들도 너무 좋다. 굳이 일 때문이 아니라도 관광으로 오고 싶을 정도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은 게임업계의 트렌드를 선도해나가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부분유료화 요금모델이나 모바일게임의 유행 등 최근 전세계적인 게임 트렌드가 한국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먼저 눈으로 보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한국에 자주 올 필요가 있다. 에픽게임스는 상징적인 면 뿐 아니라 실용적인 면으로도 한국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

언리얼엔진4 라이선스 판매가 시작된 지 4달이 지났다. 반응이 어떤가?

제이 윌버: 현재 에픽게임스는 공식적인 판매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전세계적으로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 특히 한국의 경우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는 판매량이 단독 1위다.

에픽게임스 코리아 박성철 지사장: 한국의 경우 현재 언리얼 공식 커뮤니티에 3천 명 정도가 들어오는데, 한국의 게임개발자를 3~4만 명으로 예상한다면 매우 많은 수치다. 이번 언리얼 서밋 역시 참여자가 평소의 3배 이상 몰렸다.

기조강연에서 모바일게임의 하이엔드급 발전이 2년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듣고 싶다

팀 스위니: 현재 가장 빠른 GPU를 가진 태블릿 디바이스는 이미 중하위권의 랩탑 컴퓨터의 성능을 따라잡았다. 기술적인 오버랩이 이미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기업의 투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테그라 K1의 경우 이미 1TB급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2년 후면 모바일이 현재 PC급 이상의 성능을 보여줄 것이며, 게임 또한 이를 따라갈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유니티엔진이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유니티에 비해 언리얼엔진이 가지는 강점은?

팀 스위니: 사실 간단하고 원시적인 2D게임을 만들 때는 게임 엔진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게임이 진화할수록 엔진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트렌드는 PC게임 초창기 시절에도 있었다. 에픽게임스도 초기에는 ‘재즈 잭 래빗’ 같은 2D게임을 만들었지만, PC 성능과 게임 기술이 발전하며 3D게임이 시작됐고, 퀄리티 경쟁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보다 진보한 엔진의 필요성이 생겼고, 언리얼엔진이 탄생했다. 이와 같은 상황이 현재 모바일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이엔드급 3D게임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며, 이런 관점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진 언리얼엔진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오늘 공개한 ‘젠 가든’도 그렇고, 언리얼엔진의 성능을 소개하는 각종 이미지를 보면 건물이나 실내 등의 풍경이 많다. 이는 언리얼엔진을 게임 외 분야로 확대하려는 의도인가?


제이 윌버: 그렇다. 에픽게임스는 언리얼엔진의 가치를 게임 외적인 분야에서도 재창조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건축이나 산업 시뮬레이션, 시네마틱 CG나 애니메이션 제작 등이다.


현재 에픽게임스는 기회가 될 때마다 다양한 샘플을 만들어서 개발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려고 노력 중이다. 실제로 언리얼 멤버십 가입자 중 게임 외 분야에서 언리얼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사례가 여럿 포착되고 있다. 앞으로 언리얼엔진이 더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길 기대하고 있다.


에픽게임스 제이 윌버 부사장 ▶

 



에픽게임스는 ‘언리얼’과 ‘기어스 오브 워‘ 등 자사 엔진의 성능을 증명하는 유명 IP를 개발해 왔는데, 현재 ‘언리얼엔진 4’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신규 IP가 없는 것 같다

팀 스위니: 과거 에픽게임스는 PC게임 ‘언리얼’ 시리즈를 거쳐 콘솔게임인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를 제작해왔다. 그리고 지금은 PC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코믹콘 2012’에서 공개한 샌드박스 게임 ‘포트나이트’를 비롯해 현재 개발 중인 새로운 ‘언리얼 토너먼트’ 등이 있는데, 모두 PC 온라인게임이다. 우리의 포커스는 더 이상 콘솔에 맞춰져 있지 않으며, 신작 IP 역시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나올 것이다. 만약 Xbox One이나 PS4로 게임을 낸다면 아마 PC 타이틀의 포팅 버전일 것이다.

모바일게임도 두 가지를 개발 중인데, 하나는 대작이고 하나는 비교적 작은 스케일의 게임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iOS와 안드로이드로 함께 개발 중이다. 사실 내부에서 개발된 프로토타입은 굉장히 많지만, 어떤 것이 실제 게임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짐작할 수 없다.

테크니컬 데모로 선보여진 ‘사마리아인’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었나? 게임으로 제작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팀 스위니: 말씀하신 대로 ‘사마리아인’ 프로젝트는 원래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던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결국엔 테크 데모로만 소개되는 데 그쳤고, 내부에서 게임으로 제작되고 있진 않다.

혹시 ‘언리얼1’의 리메이크 계획은 있는가?

팀 스위니: (웃으며) 개인적으로 ‘언리얼 1’을 만들던 당시 좋은 추억이 많다. 언젠가는 이 게임을 다시 만들 기회가 올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는 커뮤니티 기반의 게임 ‘언리얼 토너먼트’를 개발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다.


▲ 언리얼엔진 3 테크 데모로 공개된 '사마리아인'은 결국 게임으로 제작되지 않는다

20년 넘게 게임업계에 종사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

팀 스위니: 게임업계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약 7년 단위로 지대한 변화가 찾아왔다. 에픽게임스 역시 2D 액션게임으로 시작했지만 대세를 따라 3D 게임으로 넘어갔으며,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를 필두로 콘솔 게임도 개발했다. 현재는 위에서 설명했듯 PC 온라인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바라보면, 변화에 맞춰 회사의 정책을 유연하게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게을리 할 시 큰 회사도 무너지는 것을 종종 봐 왔다.

에픽게임스와 ‘언리얼엔진 4’의 향후 10년 간 로드맵을 제시한다면?

팀 스위니: 일단 가까운 미래에는 모바일게임이 계속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몇 년 동안은 이에 발빠르게 대응할 것이다. 조금 넓게 내다보면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분야를 토대로 한 대규모 변화가 예측된다. 예를 들면 스크린 없이 조그마한 안경 내에서 4K급 해상도를 보여주는 웨어러블 기기가 5~10년 내에 출시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기술은 게임업계의 트렌드를 완전히 재구성할 것이다. 그 때가 오면 게임을 디자인하는 사람들도 현실과 게임의 경계를 무너뜨려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리얼 서밋 2014 서울에 방문한 소감은?

제이 윌버: 한국 개발자들이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격했다. 생각 같아선 그 광경을 녹화해서 우리 가족들에게도 좀 보여주고 싶다. 내가 집에 들어올 때 이러한 환호를 해 달라고 말이다.

팀 스위니: 정말, 진심으로 기분이 좋다. 컴퓨터 마니아 중 최고로 인정 받은 느낌이다.


▲ 에픽게임스 팀 스위니 CEO(좌)와 제이 윌버 부사장(우)


▲ 팀 스위니와 에픽게임스 개발자들의 강연을 들으려 모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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