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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듀얼 체험기, 드로우 없이도 정통 TCG 맛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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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마비노기’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모바일 TCG ‘마비노기: 듀얼’은 지난 7월 넥슨이 발표한 모바일게임 라인업 중 핵심적인 타이틀 중 하나였다. 여기에 지난해 블리자드가 ‘워크래프트’ 시리즈 세계관을 바탕으로 출시한 TCG ‘하스스톤’이 좋은 성과를 이끌어낸 덕분에 ‘매직 더 개더링’류의 정통 카드게임에 관심이 다시 모인 것도 한몫했다.

당초 넥슨은 7월 중 ‘마비노기: 듀얼’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8월 정식 출시를 예고했다. 그러나 일정은 미뤄졌고, 테스트 버전도 공개되지 않아 게임의 개발 상황은 베일에 가려졌다. 누구도 ‘마비노기: 듀얼’의 출시 여부를 점칠 수 없었을 때, 넥슨은 ‘지스타 2014’에서 ‘마비노기: 듀얼’의 체험 버전을 전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게임 룰에 대한 튜토리얼과 초반 스토리 진행, 그리고 지스타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퀘스트 2가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마비노기: 듀얼’이 데브캣스튜디오 김동건 본부장이 호언장담했듯 정통 TCG의 매력을 지녔지만 보다 쉽게, 그리고 전략성까지 보유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플레이해 보았다.


▲ '마비노기: 듀얼' 트레일러 (영상제공: 넥슨)

‘드로우’를 주고 ‘운빨’을 낮췄다

‘마비노기: 듀얼’이 처음 발표됐을 당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많은 TCG에 삽입된 ‘드로우’ 시스템이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드로우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매 턴마다 새로운 카드를 뽑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플레이어가 보유한 카드 덱을 모두 손에 들고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덱에 포함된 카드 중에서 하나를 랜덤하게 지급하는 것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드로우 시스템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어떤 순서로 카드가 나오느냐에 따라 게임의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때로는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게임임에도 필요한 카드가 나오지 않아 패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드로우 시스템 덕분에 게임에 변수가 더해지고 보다 효과적인 전략을 연구하는 유저도 생긴다. 그래서 하나의 덱에 많은 카드를 넣을수록 게임은 변화무쌍해지곤 한다.

그런데 ‘마비노기: 듀얼’에는 드로우가 없다. 시작부터 카드 열두 장을 손에 쥐고 전투에 임하게 된다. 게다가 하나의 덱은 카드 열두 개로 구성된다. 곧, 매우 제한된 수의 카드에 자신의 전략을 압축해 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쉬운 듯 보여도 자칫하다가는 게임이 과도하게 단순해질 수 있고, 혹은 일부 좋은 카드만 반복해서 사용하는 유저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높기에 쉽사리 구현하기 어렵다.


▲ '마비노기: 듀얼' 카드 이미지

데브캣은 이 문제를 생명력을 깎는 것으로 해결했다. 카드는 드로우할 수 없지만, 이미 파괴되었거나 사용한 카드들은 생명력을 바쳐 재소환하는 것이다. 이 요소는 게임의 호흡을 한층 빠르게 만들면서도 유저로 하여금 다양한 전략을 구가할 수 있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7장의 카드를 재소환하는 데에는 생명력 7을 바쳐야 하지만 카드 내에 체력을 회복하는 주문을 넣어 놓으면 금방 회복된다. 혹은, ‘하스스톤’의 흑마법사 굴단처럼 생명력을 깎아 강력한 하수인을 소환하는 전략도 사용 가능하다.

물론, 다양한 카드로 덱을 구성하고 전략을 펼치는 것이 TCG의 핵심 재미이기에 다소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카드 수가 줄어들면 경우의 수도 함께 적어지는 탓이다. 그러나 오히려 랜덤하게 드로우되는 카드에 따라 경기 양상이 바뀌는 변수는 많이 사라졌다. 소위 말하는, ‘운빨’말이다. 거기에 정통 TCG의 대열 시스템을 삽입해 드로우 삭제로 덜어낸 무게감을 보완했다. ‘하스스톤’은 카드 수가 많지만 대열 개념을 제거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면, ‘마비노기: 듀얼’의 무게추는 대열 시스템인 셈이다.


▲ '마비노기: 듀얼' 카드 이미지

‘마비노기’ 시리즈 팬이라면 두배 즐겁다

‘마비노기: 듀얼’은 나름대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는 도입 부분만 살짝 공개됐지만, 인간이 되기 위한 하프엘프의 모험을 다룬다는 것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그러나 ‘마비노기’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의 실질적인 연결고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찌 됐건, ‘마비노기’처럼 주인공이 밀레시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 '마비노기: 듀얼' 스토리 영상 (영상제공: 넥슨)

전설의 세 용사인 ‘루에리’와 ‘마리’는 카메오로 잠깐 등장한다. ‘타르라크’는 찾아볼 수 없다. 어디까지나 시연 버전이기에 향후 위 인물들이 게임 내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는 알 수 없으나 ‘마비노기: 듀얼’에서는 이전 작품들과 완전히 다른 사건들이 전개될 것이다.

하지만, 전작의 향수는 카드 설명 곳곳에 존재한다. 게임에서 사용되는 몬스터 혹은 스킬 카드를 탭하면 세부 설명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러스트 귀퉁이에 작은 글씨로 제네레이션 에피소드 숫자가 보인다. 더불어 ‘불사조의 깃털’처럼 게임 내에서 사용했던 아이템도 등장한다. 게다가 카드의 능력치와 스킬도 ‘마비노기’ 원작과 비슷한 기능을 해,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마비노기’의 추억을 되뇌일 수 있다.

방향성은 분명, 카드 종류와 밸런스가 관건

지스타 시연 버전은 콘텐츠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마비노기: 듀얼’ 시연 버전에도 정해진 덱을 활용하는 퀘스트와 스토리 튜토리얼 콘텐츠 외에 다른 시스템은 제공되지 않았다. 그래서 게임의 전체적인 평가는 힘들지만, 차후 잠재력은 확인할 수 있었다. 정통 TCG의 재미는 가져가면서도 하드코어함은 덜어내는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전체적인 플레이 시간은 줄이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정식 출시 시 제공될 카드 종류와 밸런스가 중요하다. 덱을 구성하는 카드가 적을수록 능력치 밸런스가 잘 맞아야만 전투가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화제성과 브랜드를 모두 갖춘 타이틀인 만큼 충분히 콘텐츠를 마련해, 모바일에서도 편안히 즐길 수 있는 TCG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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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새롬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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