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최적화’는 테라의 성공 유무를 가늠 짓는 중요한 열쇠 중 하나다. 비주얼’만’ 좋은 게임이 될 것인지 비주얼’도’ 게임이 될 것인지는 일단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그 전에 평균적인 사양을 갖추지 않아 만인이 두루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없다면 그저 보기만 좋은 떡이 아니겠는가. 2차 CBT에서 ‘테라’가 보여줬던 비주얼은 세계 어디다 내놔도 부족함이 없는 퀄리티였다. 구경은 실컷 했으니 이제 먹어볼 일만 남았다. 게임메카는 26일 진행될 ‘테라’ 3차 CBT를 앞두고 블루홀 스튜디오의 황철웅 아트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본의 아니게 ‘스타크래프트2’와 경쟁하게 됐다. 장르가 다르긴 하지만 신경 쓰이지 않나? 황철웅 AD: 클로즈 베타 단계에서 한정된 인원으로 테스트하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되지 않는다. ‘디아블로3’ 였다면 조금 문제가 될 수 있는데(웃음) 스타크래프트는 RTS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거라 본다. ‘스타크래프트1’ 출시 타이밍과 겹쳤던 MMORPG를 되돌아보면 거의 영향이 없었거나 오히려 더 득을 봤던 상황도 있었다. ‘테라’ 관련 첫 번째 질문은 아무래도 최적화 부분을 물을 수 밖에 없겠다. 공개 초기부터 상당히 비주얼이 강조되서 나온 게임이었고 2차 테스트 당시에도 고사양 컴퓨터에서 돌려도 무리가 있다는 말이 있어 걱정이 많았다. 현재 최적화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 황철웅 AD: 2차 CBT때는 배경 최적화 부분에서 LOD(level of detail)소스의 일부만 반영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 제일 사양이 높은 소스를 선 반영하고 낮은 사양의 리소스는 제작하고 있었지만 반영하지 않았다. 이번 3차 CBT에서 이전에 반영하지 못했던 부분이 모두 들어가게 되니 사양이 다소 내려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권장 사양보다 더 낮아진다는 것인가? 황철웅 AD: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는 좀더 봐야 할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지포스 8600이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테스트 당시 플레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3차 CBT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진행하게 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아키에이지’도 FPS엔진인 크라이엔진로 만들어진 게임이고 앞으로 런칭될 기대되는 주요 대작들이 FPS엔진을 가지고 MMORPG를 만들고 있다. 황철웅 AD: 잡설을 하자면 사실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엔진을 만드는 개발사도 넓은 시장을 바라보고 만들지 작은 시장을 보고 만들진 않는다. 우리나라야 MMORPG게임을 많이 만들지만 세계 게임 시장 추세로 보자면 MMORPG 제작은 1/10 수준도 안된다. 언리얼이나 크라이엔진이 MMORPG에 특화되어 있거나 특징있는 퍼포먼스가 있어 쓰는 게 아니라 일정 이상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엔진은 몇 개 없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테라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스케일감이 상당하다는 것이었다. 필드 이동 시 아주 먼 곳까지 가시거리가 확보되어 있어 넓구나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황철웅 AD: 테라는 보이는 지역은 모두 갈수 있게 하자는 컨셉으로 진행되어 왔고 너무 가팔라서 못 올라가거나 벽으로 막힌 부분 이외는 모두 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페가수스는 테라의 배경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는 단/장거리 이동수단인데 이를 위해서 따로 기술을 개발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3차 CBT에서는 대륙 구석구석을 갈 수 있도록 이동 동선을 짜놨으니 마음껏 구경했으면 좋겠다.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도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럽게 잘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멋진 화면을 구현하려고 했기 때문에 최적화에서 문제가 생겼던 것이 아닌가 황철웅 AD: 역시 이것도 비디오카드 퍼포먼스와 메모리 문제인데 한정된 자원 내에서 넓은 공간을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엔진에서 제공된 기능만으로는 표현이 안됐다. 때문에 적은 리소스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찾았고 또 연구했던 것 같다. 3차 CBT에서는 레벨 제한이 있나? 황철웅 AD: 레벨 제한이라고 하기 보다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지역제한이 있다. 레벨은 35~40정도 예상하고 있는데 몬스터만 잡으면 레벨업하면 꾸준히 오를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서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어찌보면 게임의 몸통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중레벨 지역 사냥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 때문에 3개 대륙 중 가장 큰 대륙을 풀로 오픈 할 예정이다. 2차 테스트에서는 퀘스트나 사냥을 통해서 레벨업을 했는데 3차 CBT에서는 인스던전이 열린다는 소문이 있었다. 황철웅 AD: 맞다. 이번에 추가되게 된다. 이 부분은 게임 디자인팀에서 관여하기 때문에 자세히는 모르고 첫 인던이다 보니 유저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드리는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볼 것 같다. 아마 기자 간담회에서 관련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현재 공식홈페이지에서 토론 게시판을 통해 유저의견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고 ‘점프’ 추가 역시 유저 의견을 수용해 이루어진 것인데 이 부분이 좀 우려가 되긴 하다. 틀림없이 테라에 대한 기획 의도가 있었을텐데 유저 니즈가 강하다고 해서 초기 컨셉을 깨버리고 수용한다는 것은 큰 문제를 야기할 것 같은데 황철웅 AD: 두렵다(웃음). 우리의 개발 의도 자체가 개발 초기부터 유저 니즈를 게임에 최대한 반영하자는 것이었다. 점프 역시 조금 난해한 부분이었는데 우리팀에서 신경썼던 부분은 초기에 ‘여기는 절대 갈 수 없는 곳이야’라고 정했던 부분들이 점프가 추가됨으로 인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파악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애초 기획 의도보다 더 많은 지역을 갈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은 문제가 파생되었다. 예를 들어 이 바위는 절대 뛰어 넘을 수 없게 설정되었고 충돌박스 역시 바위 주변에만 설치되었는데 점프를 하다보니 바위 위로 올라서면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버그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런 오브젝트들이 수천 수만 개가 되기 때문에 작업량이 많아 졌던 것은 사실이다. 분명 예정에 없던 작업이었을 텐데.. 작업량도 적은 것도 아니고… 불만이 있었을 것 같다. 황철웅 AD: 불만보다 개인적으로도 점프가 들어가길 바라고 있었다(웃음). 사실 이 부분은 게임 디자인팀의 가장 큰 허들이었다. 우리야 큰 불만은 없었고 오히려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했다. 테라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종족 별로 개성이 매우 뚜렷하다. 종족마다 특별히 모티브로 삼은 것들이 있었나? 황철웅 AD: 일단 일반 휴먼계통(휴먼, 캐스타닉, 엘프) 3종을 만들었고 이에 대치되는 캐릭터 그러니깐 MMORPG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외모적인 개성을 가지는 종족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었다. 아만은 드래곤종족을 컨셉으로 만들었고 바라카는 고렘과 같은 마법으로 만들어진 생물, 포포리는 동물캐릭터로 누구한테나 사랑받을 수 있는 귀여운 컨셉을 가져갔다. 이번 3차 CBT에서는 종족별 특징을 더 잘 살리기 위해서 커스터마이징 부분이 많이 강화되었으니 꼭 확인해 줬으면 좋겠다. 국내나 해외게임 중에 커스터마이징이 잘된 게임을 추천한다면? 황철웅 AD: 국내는 역시 현재로선 아이온이 가장 잘 나온 것 같고 해외는 오블리비언이 참 잘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자유롭다보니 여자캐릭터 만들 때 예쁜 얼굴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하더라(웃음). 테라의 커스터마이징은 그 정도 난이도를 필요하지 않고 기본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멋지거나 예쁜 얼굴을 고를 수 있게 하고 개성적인 외형을 원한다면 좀더 공들여서 설정하도록 만들었다.
아이온을 보면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거나 팔다리를 마음대로 늘리는 등 다양한 외형 변경이 가능하다.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긴하지만 대중적으로 많이 환영을 받았던 기능이었다. 테라도 이런 요소가 가능한가? 황철웅 AD: 키를 늘리거나 몸집을 불리는 형태의 변화는 우리가 정말 구현하고 싶었는데 애니메이션에서 조금 문제가 생겼다. 테라의 액션은 가만히 서서 싸우는 게 아니라 조금씩 움직이면서 전투를 하는데 보폭의 차이가 생기는 순간 필드와 미끄러짐 현상이 생겨서 부자연스러워지더라. 물론 시간을 투자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한데 현재까지는 종족별로 키나 체형을 고를 수 있도록 만들어둔 상태다. 유저 니즈가 있다면 이런 것도 변화지 않을까 싶다. 그래픽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더 고생을 했던 지역이나 캐릭터가 있었나? 아니면 반대로 만들면서 보람을 느꼈던 몬스터나 캐릭터라든지 황철웅 AD: 지역은 역시 여명의 정원이 가장 고생을 많이 했었다. 여명의 정원은 테라의 배경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해주는 지역이었기 때문이었는데 덕분에 여러 번 갈아엎고 튜닝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캐릭터는 아만과 바라카가 가장 힘들었다. 경험 중 안 좋았던 기억이 하나 있는데 결론은 PC캐릭터는 절대 몬스터처럼 보이면 안 된다는 거였다. 흥미도나 몰입감에 상당한 방해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아만과 바라카는 상당히 개성있으면서 몬스터스럽지 않은 캐릭터를 만드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컨셉들이 나왔는데 현재 캐릭터가 그 결과물이다. 현재는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2차 CBT때는 어떤 캐릭터가 가장 인기가 있었나? 황철웅 AD: 구체적으로 데이터를 제시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하이엘프와 캐스타닉이 인기가 가장 많았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휴먼종족(남성)을 처음 디자인할때는 완전 마초스럽고 터프한 캐릭터를 만들어야지 하고 남성미 넘치는 캐릭터를 많이 연구했었다. 당시 설문에서도 유저들은 개성 강한 캐릭터를 원했기 때문에 믿고 추진할 수 있었는데 막상 그런 캐릭터를 만들고 나니 실제 테스트에서는 가장 인기 없는 캐릭터가 되더라. 좀 희안하다. 왜 ‘갓오브워’에서 보면 크레토스 같은 인물이야 말로 진짜 멋진 캐릭터가 아닌가. 황철웅 AD: 물론 우리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야(웃음)’ 하고 제작했는데 테스트 당시 선호도를 보니깐 그게 아니더라 그래서 느낀게 메인스트림(주류)은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 같고 주변에 아만과 바라카 같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보조해줘야 종족간 밸런스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것 같다.
사소한 건데 사실 처음부터 너무 궁금했었다. 몬스터 리스폰 장면이 중세 판타지 게임답지 않고 오히려 SF틱 하더라. 뭔가 특별한 콘셉트가 있었나 황철웅 AD: 테라 기획 초기에 이펙트 전반에 걸쳐 중세판타지와 SF적인 이펙트 효과를 강하게 믹스해서 크로스오버적인 컨셉을 추구하자는게 목표였다. 리스폰이 약간 큐브형태로 텔레포트 되는 것처럼 SF컨셉이 강하게 반영되었는데 초기 여러가지 버전이 있었지만 리스폰은 극초반에 확인할 수 있는 이펙트이기 때문에 기존 MMORPG에서 볼 수 없었던 느낌을 주자라는 생각이 있어 최종적으로 현재 형태로 결정되었다. 신선하긴 하지만 모든 몬스터가 이렇게 나오면 식상 할 것 같다. 왜 언데드형 몬스터 등장은 지금은 조금 뻔한 클리셰지만 땅을 파헤치고 등장하는 편이 분위기가 살지 않나 황철웅 AD: 물론 모든 몬스터가 똑 같은 리스폰 형태로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후반부 들어서는 몬스터 별로 특징 있는 리스폰 형태를 많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탈것 시스템이 구현된다고 들었는데 종족마다 특징이 있나? 황철웅 AD: 현재 개인 이동수단으로 ‘말’을 개발하고 있는데 3차 CBT에서 적용되진 않을 것 같다. 딱히 종족별 차이를 두기보다는 차라리 플레이하면서 좀더 업그레이드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힘들 것 같다. 3차 CBT를 특별히 관심있게 봐줬으면 하는 콘텐츠가 있나? 예를 들어 이 부분은 정말 고생하고 신경 썼는데 눈 여겨 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부분이라던지 황철웅 AD: 커스터마이징을 많이 신경 썼으니 달라진 점을 확인해줬으면 좋겠다. 사실 모두 구현된 건 아니고 이번 테스트 항목이 아니라 일부 기능을 빼긴 했는데 일단 캐릭터의 매력적인 모습에 얼마만큼 선호도를 가지는지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소스를 넣었으니 관심 있게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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