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모두에게 보란 듯 오토 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이 있다. 바로 ‘주선 온라인(이하 주선)’이다. 물론 처음은 아니다. ‘엔젤러브 온라인’이나 ‘무림외전’에도 이미 오토 시스템이 도입돼 있고, ‘열혈강호 온라인’도 얼마 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인 ‘묵혼의 상자’를 조용히 업데이트했다. 여기서 ‘주선’이 이상하리만치 주목받는 이유는 이를 감추지 않고 확실하게 내세웠다는 데에 있다. 심지어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했다. 놀랍다는 의견보다는 외부적 인식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라 못마땅한 시선으로 보는 유저들이 더 많았다. ‘대놓고 오토를 광고해? 이거 말이 안 나오는구만.’ 뭐 이런 식이었다.
이러한 ‘주선’이 약 2주 전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논란을 거셌던 만큼 결과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참 많다. 현재 반응은 어떤지, 재미는 있는지, 그리고 비난과 동접의 비례는 일치한지. 게임메카를 이를 깔끔히 해소해보고자 오늘(3일) CJ인터넷을 방문했다.
▲ CJ인터넷 퍼블리싱 사업1팀 김건호 PM(주선 온라인을 담당하고 있다)
공개 서비스가 시작된 지 약 2주 정도가 지났다. 현재 반응은 어떤가? 그리고
내부적으로 당초 예상했던 만큼 결과가 나와 주고 있는가?
오픈하고 매일 최고 동접을 갈아치울 만큼 뜨겁다. 동접은 오토 시스템이나 자동 길 찾기 등 편리성이 강조된 시스템에 게임성까지 잘 받쳐주고 있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애초 예상했던 목표는 이미 뛰어넘어 사실상 행복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넷마블이 있는데 ‘주선’은 독립 사이트로 구성돼 있다. 회원가입도 새로 하더라.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됐는가?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MMORPG 라인업 강화. 그 동안 넷마블이 MMORPG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만큼, 성인유저층을 확보하고 이를 강화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면 된다. 둘째는 해킹 문제. 중국 쪽 해킹이 유독 심해 이미 뚫린 계정은 해커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에 계정을 새로 생성하고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독립 사이트에는 보안장치가 탄탄하게 구비돼 있다. 셋째는 운영 특화다. 보여주기식 운영이 아닌 유저친화적 운영과 소통을 위해 이런 선택을 하게 됐다.
▲ `주선`은 넷마블이 아닌 독립된 사이트로 운영되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오토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가 무엇인가?
아무래도 오토 시스템이 민감한 부분인건 사실이다. 오토 시스템을 넣는 것보다 유저들 인식에 더 많은 걱정을 했으니까. 하지만 ‘주선’이 성인 게임이고 직장인들을 주타겟으로 잡고 보니 ‘MMORPG에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마침 ‘주선’이 반복된 패턴의 퀘스트가 많고 만렙이 무려 90이라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상쇄시켜줄 수 있는 것이 오토 시스템이라 판단했다. 도입 초기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상 외로 이용자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놀라기도 했다. 물론 호응이 좋은 것을 보면서 우리의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아직 외부적으로 오토 시스템의 인식이 좋지 않다. 물론 ‘주선’ 유저들은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신규 유저 유입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물론 오토 시스템 하면 대부분 ‘작업장’이나 ‘어뷰징’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분명 ‘주선’처럼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확실한 건 평가가 매우 좋다는 것이다. 유입된 유저들이 이를 경험하고 입소문이 퍼진다면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PM이 직접 보낸 편지’는 참 인상적이었고 유저 반응도 괜찮았던 거 같다.
게임 시장에서 트랜드의 변화가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유저들의 평가다. 그리고 우리 오토 시스템이 평가가 좋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 이를 기획하게 됐다. 확실히 조금만 더 시간이 흐르면 오토 시스템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으리라 본다.
오토 시스템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거 같다.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만큼 게임의 깊이가 떨어진다고 광고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아니다. 오토 시스템은 초반에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에 맞춰져있다.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의 레벨에 도달하면 인던, 전장, 공성전 등 직접 컨트롤하며 즐겨야 하는 콘텐츠가 대거 등장한다. 시간이 흐르면 오토 시스템의 사용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오토 도입에 대한 설명이 담긴 PM의 편지
그렇다면 오토 시스템을 이미 염두에 두고 게임을 설계했다고 봐도 되겠는가?
맞다. ‘주선’은 오토 시스템이 없었으면 론칭하기 힘든 게임일 수도 있었다. 2년이나 된 게임이라 성장시키는 것도 그렇고 콘텐츠 분량이 워낙 많아 이를 유저(직장인)들이 소화하기 벅찼을 것이다. 그래서 오토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나 시스템을 설계했다. 예를 들면 퀘스트 동선 설계나 몬스터 분포도, 그리고 채널의 개수 등.
유저 찬반투표에서 반대의 결과가 나왔으면 어쩔 뻔했나.
시스템을 걷어야 하지 않았을까(웃음).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하니 일정이 연기됐을 거다.
아쉽게도 ‘주선’은 외부적으로 ‘오토 게임’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는 거 같다.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측면에서 자랑거리 3가지를 꼽는다면?
스킬 시스템과 PVP 시스템, 그리고 수호신 시스템을 꼽고 싶다. 스킬 시스템은 아무래도 무협 장르다 보니 쓰임새나 이펙트가 서양식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르다. 스킬마다 그레이드 단계가 있고, 윤회로 배울 수 있는 스킬, 혈맹 전용 스킬, 그리고 캐릭터들이 부부가 됐을 때 사용하는 스킬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게 설계돼 있어 독특한 재미가 있다.
PVP 시스템은 일반 전투도 재밌지만 공성전에 디테일한 공중 전투까지 선보일 예정어서 기대해도 좋다. 개인이 소규모 결사대로, 소규모 결사대가 다시 혈맹으로 이어지는 전투 시스템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어 ‘주선’의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이다. 참고로 이 시스템은 오는 6월 말 업데이트된다.
마지막으로 수호신은 쉽게 말해 펫 시스템이다. 단순히 전투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 또 하나의 캐릭터라고 보면 된다. 성장 방식도 독특하게 구성되며, 타고 다닐 수도 함께 싸울 수도 힐 보조를 할 수도 있어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PVP 외에 ‘주선’의 롱런 콘텐츠는 무엇이 있을까?
아무래도 MMORPG 장르다보니 확실히 PVP, 그 중에서도 공성전이 메인 콘텐츠가 될 것이다. 이 밖에 아이템 제조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다. ‘주선’에는 드랍 아이템에 완제품이 없어 거의 제조를 해야 한다. 바로 이 제조가 캐릭터 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롱런과 자연스레 연결될 것이다.
▲ 혈맹이 네임드 몬스터를 공략하는 광경
중국 버전과 한국 버전이 서로 다른 점이 있나?
한국은 현재 만렙이 90레벨로 제한돼 있어 차이가 좀 있다. 아마 6월 말 대규모 업데이트로 만렙이 150레벨이 되면 콘텐츠 분량 면에서 얼추 비슷해질 것이다. 중국은 지금 신규 종족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종족이 추가되면 2개의 세력 구도가 보다 뚜렷해져 서로 대립하는 구도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업데이트는 시간이 꽤 지나야 적용될 것이다.
유저들의 평균 연령대는 어떻게 되는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가장 많다.
오늘 캐시 아이템이 업데이트됐다.
81종이 추가됐는데 지금 시점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라고 보면 된다. 유저들의 플레이 흐름에 맞춰 다양한 아이템을 계속 추가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가격책정도 유저들의 의견과 평가에 따라 조율해 나갈 계획이다.
넷마블 캐시와 별도로 구분된 이유가 있나?
독립 사이트이기 때문에 넷마블 캐시를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전환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 캐시 아이템은 3일, 약 80종이 업데이트됐다
완성도가 대체로 높은 편이지만 몇몇 콘텐츠나 시스템은 미완성 상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선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이 현상은 NPC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주선’의 모든 캐릭터는 저렙이든, 중렙이든, 고렙이든 상관없이 중심 마을을 꼭 거치게 되는데, 하나의 NPC가 여러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몇몇 NPC는 한국에 적용된 90레벨 이상의 기능을 하도록 설계돼 있어 이를 조절하는 것이 기술적으로(현지화) 참 힘들었다. 그래서 현실적인 선택으로 4~5마리의 NPC를 아예 안 보이도록 설계해 두어 약간의 문제가 지적됐다. 이는 6월 말 대규모 업데이트와 함께 모두 해결될 예정이다.
‘GM 매거진’ 등 GM을 적극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는 거 같다. 어떤 효과가 있나? MMORPG란 장르에서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운영이란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호평 받는 업체는 몇 없는 걸로 안다. 그래서 GM을 적극 활용한 유저친화적 운영을 핵심 전략 중 하나로 내세웠다. 예를 들면 유저들의 모든 게시물에 리플을 달아준다든지, 문제점을 빠르게 해소해준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GM 매거진’은 인기가 상당히 좋고,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본다. |
CJ인터넷에서 ‘주선’ 퍼블리싱을 결정했을 때 당연히 성공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드래곤볼 온라인’이 성적이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성공 외에 다른 목표가 있었을 것 같다. ‘주선’을 통해 특별히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나?
맞다. ‘주선’에서는 운영과 콘텐츠, 이 두 가지를 강력하게 어필하고 싶다. 운영은 앞서 말한바와 같이 유저들과 최대한 소통하겠다는 마인드로 앞으로도 계속 신경 쓸 예정이다. 콘텐츠는 잘 개발하겠다가 아니라 이미 다 나와있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것에 초점을 둘 것이다. 콘텐츠 자체에 경쟁력이 있었기에 독립 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거다.
▲ 김건호 PM이 게임메카 가족분들에게 보내는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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