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온 월드의 차세대 MMORPG ‘리프트’가 CJ E&M 게임즈를 통해 곧 국내에 서비스된다. 현재 북미와 유럽 일대에서 명성이 자자한 작품인 만큼 유저들의 기대치는 높다. 그러나 일부에선 걱정스런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와우’ 이후 ‘반지의제왕’이나 ‘에이지오브코난’ 등 다양한 해외 대작 MMORPG가 국내에서 서비스됐지만 그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 상황이 이러니 또 잠깐 ‘붕’ 떴다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트라이온 월드의 러스 버틀러 대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자신감이 넘친다. 회사 설립 이후 단순히 ‘게임을 만들자’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시장을 뒤엎을 만한 ‘거물’을 만들기로 작정했고, 그 결과물이 원하는 방향대로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으니 충분히 그럴 수밖에. 게다가 EA에 몸담았던 시절부터 한국 시장을 쭉 주시해 왔고, 지금은 CJ E&M이란 든든한 파트너사도 있다. 이에 게임메카는 라스 버틀러 대표와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에게 ‘리프트’와 한국 시장 공략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트라이온 월드가 개발하고 CJ E&M에서 서비스하는 `리프트`
리프트, 울티마온라인-에버퀘스트-와우
계보 잇는다!
트라이온 월드는 신생 개발사임에도 불구하고 벤처 캐피탈을 통해 약 1천억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어떤 부분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나?
라스 버틀러 대표: 트라이온 월드는 지난 06년과 07년 사이에 유명 벤처 캐피탈 및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들로부터 약 12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받았다. 대표적인 미디어 회사로는 타임워너, 유니버셜, 베르텔스만(독일 최대 규모의 미디어 그룹) 등이 있으며, 전문 투자회사로는 Trinity ventures, Rustic Canyon, DCM 등이 있다.
이런 정상급 회사로부터 투자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비즈니스가 단순히 새로운 게임을 개발한다는 개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트라이온 월드는 게임을 제작하는 새로운 기술부터 시작해 기존의 MMO 시장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프로젝트가 이 과정의 연장선상에 놓여있고, 이러한 과감한 시도와 방향성을 투자자들이 인정해줬다고 생각한다.
‘리프트’에 대한 소개를 직접 듣고 싶다.
▲ 트라이온 월드 러스 버틀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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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버틀러 대표: 역사적으로 AAA급 MMORPG로 불릴 수 있는 ‘울티마온라인’, ‘에버퀘스트’, ‘와우’의 계보를 잇는 게임이다. 전 세대 게임의 장점은 발전시키고 단점은 보안했으며, 여기에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추가한 진일보한 차세대 MMORPG라고 보면 된다. 기존 MMORPG와 ‘리프트’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역동성과 대규모의 사회성을 꼽을 수 있다. ‘리프트’는 실제 세계처럼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수시로 일어나고, 유저들의 대응에 따라 세계가 영향을 받아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모습을 지향한다. 유저들은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대규모로 힘을 합쳐 침공을 막는데, 이 과정 중에 자연스레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때로는 적대 진영과 힘을 합쳐야 하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모습들이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역동성과 대규모 사회성은 MMO 장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하며, 우리가 지향하는 게임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두 달 정도 지났다. 지금까지 성과는 만족스럽나?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에 진행된 테스트에서만 이미 100만 명의 회원 수를 확보했다. 북미/유럽의 유력 게임 매체인 MMORPG.COM에서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가장 인기 있는 게임순위 1위’를 차지하며 최고였던 ‘와우’를 앞섰다. 지금 성과에도 만족스럽지만,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이다.
북미와 유럽 게이머들의 반응은 어떤가?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환상적이다(웃음). 그들은 ‘변화하는 세계’라는 기본 콘셉에 상당히 놀라고 있다. 어떤 이는 리프트를 통해 세계를 침범하는 몬스터로부터 긴장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아하고, 어떤 이는 간단한 클릭 한 번으로 다양한 유저들과 리프트 안에서 함께 싸우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즐기기도 한다. 게임 특성상 한번 파티를 하면 지금의 리프트에서 다른 리프트로 자유롭게 뛰어 다니기 때문에, 그만큼 함께 하는 즐거움이 크다.
▲ `리프트`의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다른 MMORPG에서 경험해본 익숙한 시스템이 꽤 보인다. 특히 퍼블릭 퀘스트와 인스 전장, 길드 시스템 등은 ‘워해머 온라인’과 흡사한데.
▲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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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우리는 여러 게임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러나 그 전의 작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퍼블릭 퀘스트만 해도 일반적인 MMORPG의 경우 모든 콘텐츠를 특정 지역에 몰아넣고 무엇을 하라고만 요구한다. 이럴 경우 모든 유저는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적들과 싸워야 한다. 그리고 이 퀘스트를 하기 위해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리프트’에서는 리프트 봉인에 실패하면 침략자들이 퀘스트 허브나 제조센터를 붕괴시키며 월드를 침범해와 매번 다른 상황에 놓여진다. 또한, 일반 MMORPG는 서버에 따라 유저들을 구분하여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리프트’에서는 수백 마리의 몬스터가 리프트를 통해 월드를 침범하는데, 수 천 명의 유저들이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월드를 지켜내기 위해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
클래스 시스템이 독특하다. 3개의 클래스를 조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육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총 몇 종의 클래스가 나올 수 있나?
라스 버틀러 대표: ‘리프트’에서는 4개의 콜링에서 36가지의 소울을 가질 수 있으며, 유저들은 한 번에 3개까지의 소울을 장착하고 고유의 독특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의 클래스에 대해 스페셜리스트가 되거나, 여러 클래스에 대한 제너럴리스트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우리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나 된다고 말하는 것을 별로 반가워하진 않는다. 그러나 수학적으로 보면, 하나의 캐릭터가 총 336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계산법이다. 유저들은 총 4개의 소울 조합 슬롯을 가질 수 있어 하나의 캐릭터가 가질 수 있는 클래스는 무궁무진하다고 보면 된다.
최고 레벨(엔드) 콘텐츠가 무엇인가?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놀랄 만큼 많은 엔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진영 간의 전투, 모든 던전의 50레벨 버전, 10인/20인 레이드 리프트, 상위 레벨 제조, 만렙을 위한 4가지 전장 등이다. 그러나 최고로 뽑을 수 있는 건 역시 ‘월드 와이드 이벤트’다. 끊임없이 적들이 쏟아져 나와 월드에 영향을 주는데, 유저들은 이를 막아내고 보상을 받는 콘텐츠다.
론칭 이후 대규모 패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론칭 1개월 만에 ‘리버 오브 소울즈’를 업데이트했다. 단순히 게임 내용을 개선하고 밸런스를 맞춘 게 아니라, 새로운 레이드 전투와 최고 레벨을 위한 콘텐츠가 포함돼 있다. 이 외에도 새로운 지역, 펫, 리프트 이벤트, 몬스터 등도 대거 추가했다. 트라이온 월드가 약속해왔던 것처럼, 우리는 커뮤니티를 통해 유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요구하는 변화나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낼 계획이다.
▲ 3개의 소울 조합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보자
향후 콘텐츠 추가 계획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나?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구체적으로 대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리프트’를 하나의 서비스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에 있는 팀 전체를 유지할 것이다. 대부분의 MMO 게임들은 론칭 이후, 관련 개발팀을 새로운 프로젝트로 옮기게 하고 작은 규모로 다시 팀을 꾸며 그들로 하여금 새 콘텐츠를 만들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의 팀을 계속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월드를 확장하고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와우’의 경우 1년 주기로 확장팩이 발표된다. ‘리프트’는 어떤 방식이 될까?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와우’는 그간 MMO 시장을 확장하는 훌륭한 업적을 남겼고, 우리는 그것에 감사하고 있다. 앞서 밝힌 ‘리버 오브 소울즈’같은 업데이트는 꾸준히 진행될 것이고, 텔라라가 침공 받는 스토리 역시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을 수립해 놓았다. 하지만 유료 결제로 진행되는 확장팩 개념은 아닐 것이다.
‘리프트’ 외에 추가로 제작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알고 싶다.
라스 버틀러 대표이사: 현재 RPG, RTS, 액션 장르까지 총 3종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특히 세컨드 파티 스튜디오인 페트로그립에서 개발 중인 ‘엔드오브네이션’은
전례 없는 새로운 타입의 MMORPG로 아마 내년 초에 공개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자체
개발과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지만, 곧 퍼블리싱에도 손을 뻗쳐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남궁훈 대표와 러스 버틀러 대표의 만남 CJ E&M의 남궁훈 대표와 트라이온 월드의 라스 버틀러 대표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 만났다. 때는 작년 11월. 라스 버틀러 대표는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2010을 관람한 후 귀국하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해 있었다. 인연이 됐는지, 남궁훈 대표도 마침 같은 비행기 안에 탑승하고 있었던 것. ▲ 남궁훈 대표(좌)와 라스 버틀러 대표(우), 광채가 난다 남궁훈 대표는 한 눈에 그를 알아보고 승무원에게 양해를 구한 뒤 라스 버틀러 대표의 옆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까지 비행시간은 50분 내외. 남궁 대표는 넷마블의 장점에 대해, 그리고 더 나아가 미디어 통합 그룹인 CJ E&M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평소 게임에 관심이 많은 남궁훈 대표는 ‘리프트’를 잘 알고 있었고, 이를 국내에 직접 서비스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거다. 남궁훈 대표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는지 라스 버틀러 대표는 귀국을 하루 미루고 CJ E&M 본사를 직접 방문한 뒤에야 미국으로 돌아갔다. 라스 버틀러 대표가 귀국한 이후, 남궁훈 대표는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트라이온 월드를 방문했다. 취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 열정이 높은 인물인 만큼, 신속하게 움직여 계약을 따내고 싶었던 거다. 다시 만난 라스 버틀러 대표에게 서비스에 자신에 있음을 강하게 어필한 결과, 결국 양사의 계약은 체결됐다. 당시 ‘리프트’는 미국와 유럽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 시점이었던 만큼, 비교적 낮은 로열티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됐다고 알려진다. 참고로 남궁훈 대표는 요즘에도 ‘리프트’를 즐겨한다. 다만 파티 플레이 중 ‘급한 일’ 때문에 탈퇴하고 나가는 일이 많아, 함께 하는 임원들이 “이러시면 곤란하다”며 괴로워한다고. |
한국 서비스 ‘완성되기 전엔 절대 안 한다’
‘리프트’의 국내 상륙을 위해 많은 퍼블리셔들이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라스 버틀러 대표: 작년부터 한국의 많은 퍼블리셔와 ‘리프트’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고 여러 의견을 들었다. 시장 이해도가 높은 퍼블리셔와 일하고 싶었는데, 서로의 의견도 존중하고 최고의 파트너십을 자랑할 수 있는 회사가 CJ E&M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아우른 국내의 타임워너같은 종합 미디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우리는 ‘리프트’를 단순히 언어 번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개발기간을 갖고 현지화 등의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싶다. CJ E&M 게임즈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국에서도 ‘리프트’를 꼭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다.
▲ 리프트에서 보스 몬스터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플레이어들
직접 서비스할 수도 있었는데.
라스 버틀러 대표: 북미와 유럽은 우리에게 집과 같이 아늑한 곳이다. 우리 인력은 EA, 액티비전 블리자드, 터바인, 엔씨소프트(북미) 등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따라서 서구 시장에서 제품의 포지셔닝이나 비즈니스 모델 적용 등의 이해도는 상당히 높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전문가가 없다.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온라인게임 사업을 한 외국회사는 블리자드 외에 사실상 없지 않는가. 한국은 온라인게임 시장 중 가장 진보하고 복잡한 시장이다.
한국 게이머들이 가장 좋아할 콘텐츠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한국 게임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관점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에 있다고 본다. ‘리프트’의 텔라라는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세계이며, 세련된 크리처와 환경 등 이제껏 보지 못했던 시각 효과들로 가득 차 있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12월 한국에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고,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 업체 사업 담당자까지 영입했다. 이처럼 한국 게임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알고 싶은데.
라스 버틀러 대표: 01~02년에 한국을 종종 방문했는데 이때 ‘싸이월드’나 ‘리니지’가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얼마나 유명한 서비스였는지 직접 경험했다. 바로 이 경험이 트라이온 월드를 설립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됐다. 당시 한국에서 일어난 변화가 언젠가 북미에서도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지금, 그러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페이스북, 징가와 같은 회사들의 출현이 모두 이러한 변화를 상징한다.
현재 북미와 유럽 온라인 게임 시장은 개발 역량이나 비즈니스 측면에서 크게 성장했지만, 한국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 유저들 사이에서 북미 게임은 아시아에서 잘 되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는 거 같은데, 사실 지금까지는 블리자드만이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해왔다. ‘리프트’는 공개적으로 ‘Next-와우’를 내세우고 있다. 난 우리 게임의 퀄리티에 대해 신뢰하며, 한국 유저들이 ‘리프트’의 게임 콘텐츠에 만족하기를 기대한다. ‘와우’ 이상으로 한국에서 크게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 국내에서 어마어마하게 인기를 모은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그렇다면 궁금하다. ‘와우’ 이후 ‘반지의제왕 온라인’, ‘에이지오브코난’, ‘워해머 온라인’ 등 많은 게임들이 한국 시장 도전에 실패했는데, 그 이유를 어떻게 분석했나?
라스 버틀러 대표: 언급된 게임들은 나름의 장단점을 잘 갖추고 있긴 하나, 사실 서양에서도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유저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해 조금씩 모자란 측면이 있어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어떤 게임은 레벨을 올릴수록 콘텐츠가 부족했고, 또 어떤 게임은 PVP만을 강조해 PVE 콘텐츠가 부족했다. 너무 급하게 서비스 하다 보니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보여 아쉬운 게임도 있었다.
사실 04년 ‘와우’ 이후 온전하게 완성도를 갖춘 MMO는 찾기 어렵다. 물론 모든 유저가 취향이 다른 부분은 고려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더 많아 큰 성공을 일궈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현지 게임과의 경쟁을 생각하지 않고, 또 유저들의 선호하는 내용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완성도가 충분하지 않은 게임’이 아시아 시장으로 건너간 셈이다. 그래서 성공작이 아닌 실패작으로 보는 시선이 많은 거 같다.
한국 게이머들의 콘텐츠 소비속도는 북미나 유럽 게이머들 보다 매우 빠르다. 알고 있는가? 그리고 이에 대비한 충분한 콘텐츠가 있는가?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한국에서 훌륭한 파트너사를 갖고 싶은 이유다. 파트너사로부터 우리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커스터마이징을 해야 한국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리프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콘텐츠 자체가 새롭게 변화한다는 것인데, 바로 이 부분이 한국 파트너 사에게 큰 힘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또한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벤트나, 보스 몬스터를 월드에 추가할 것이기 때문에, 유저들이 계속 플레이를 하는 한 늘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흥미로운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 `리프트`의 인스턴스 던전
현재 한국 온라인게임 중 플레이 해본 게임이나 해보고 싶은 게임이 있다면?
스콧 하트만 개발총괄: 이미 ‘리니지’와 ‘리니지2’는 오랫동안 플레이한 경험이 있다. 그 두 게임의 그래픽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가장 즐겨하는 건 당연히 ‘리프트’다. 우리 게임이지만, 오랜 시간 플레이해도 계속 하고 싶을 만큼 잘 만들어졌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웃음). 그래서 이 게임이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현재 한국 게임 산업은 정부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셧다운제와 기금조성 등의 문제로 시끄러운데, 어떻게 생각하나?
라스 버틀러 대표: 논란이 있다는 건 그만큼 게임 산업이 다양한 이슈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북미에서도 게임이 폭력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토론이 종종 벌어지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부분들은 계속 모니터링되어야 하고 쭉 이야기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단, 정확히 어떤 것이 문제이고, 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알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례와 다양한 논리적인 근거들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시각이 다르고, 다른 이슈들이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구체적으로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이러한 결정들이 산업 내 비즈니스의 주체들과 함께 합리적으로 논의한 후 발전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라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 한다.
라스 버틀러 대표: 앞으로 한국의 유저들도 ‘리프트’에 대한 소식을 점점 더 많이 접하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 ‘리프트’는 북미와 유럽에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조심스럽게 아시아 진출을 준비 중이다.
회사를 설립하면서 다짐한 게 있다.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완성도를 얻기 전에는 절대 게임을 론칭하지 않겠다는 것(실제로 리프트는 개발에만 5년이 소요됐다). 지금 한국 시장에 대한 마음가짐도 똑같다. 우리와 파트너사인 CJ E&M 모두 준비가 완전히 됐다고 판단했을 대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라이브 게임이기 때문에, 일단 오픈 먼저 하고 부족한 부분은 추후 피드백을 통해 보충하자는 안일한 태도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완벽한 로컬 및 훌륭한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오픈하고 싶다. 한국 유저들이 ‘리프트’의 매력에 흠뻑 빠질,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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