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블리셔 손에 벗어나, 개발사 직접 서비스에 나서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게임업계를 살펴보면, 퍼블리셔의 서비스 계약 종료는 자연스럽게 한 게임의 끝으로 이어져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발사가 퍼블리셔를 떠나 ‘자체 서비스’에 나서는 새로운 흐름이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2015년에는 개발사가 퍼블리셔 손을 벗어나 직접 서비스하는 게임이 속속들이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먼저 지난 9월 국내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진 웹게임 ‘드래곤 라이즈’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드래곤 라이즈’는 2013년 국내에 ‘드라켄상’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독일 게임사 빅포인트의 웹 MMORPG로, ‘디아블로 2’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 방식과 웹게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완성도 높은 그래픽으로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국내 서비스 이전에는 해외 22개 국가에서 보유 유저 수 2,000만 명을 달성한 바 있다.
그 두려울 것 없던 ‘드라켄상’이 유일하게 큰 실패를 겪었던 곳이 바로 한국이다. 당시 NHN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은 빅포인트는 자사의 대표작을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과도한 과금과 낮은 편의성으로 흥행에 실패하고 2014년 11월에는 서비스가 종료되며 고배를 마셨다.
▲ 뼈아픈 실패, 하지만 빅포인트는 '드래곤 라이즈'로 재도전에 나섰다 (사진제공: 빅포인트)
그러나 빅포인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한번 국내 시장으로 향했다. 이름도 한국 유저에게 낯선 독일어 ‘드라켄상’ 대신 더 친숙한 영어를 사용한 ‘드래곤 라이즈’로 변경됐고, 서비스도 새롭게 설립한 한국 지사가 직접 맡았다. 여기에 과거 지적된 과금 유도, 편의성, 밸런스 등 주요 문제점을 대폭 개선하고, 한국 지사를 통해 유저 피드백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과거에 지적된 문제점을 개발사가 지휘를 잡으면서, 단번에 그 해결책을 낸 셈이다.
▲ '크리티카 데이' 인터뷰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또 다른 사례로, 지난 11월 NHN엔터테인먼트와의 퍼블리싱이 만료되며 개발사 올엠 자체 서비스로 돌아선 액션 RPG ‘크리티카’가 있다. ‘크리티카’는 출시 당시 호쾌한 액션과 연출을 앞세워 출시 당시에는 ‘던전앤파이터’와 순위에서 맞붙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대규모 캐릭터 밸런스 조정이 이루어진 1.23패치 이후, 이를 수용하지 못한 유저들이 대거 이탈하며 크나큰 하락세를 맞이하고 말았다.
이런 과거를 만회하려는 것처럼, 개발사인 올엠이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하며 내세운 부분이 바로 유저와의 소통 강화다. 정식 오픈을 앞두고 11월에는 오프라인 행사 ‘크리티카 데이’를 열어, 유저와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공식 웹사이트 자유게시판 내 유저가 올린 질문에도 모두 답해주는 꼼꼼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신규 캐릭터 ‘노블리아’도 공개하면서 마음이 닫혔던 유저들의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 게임 타이틀 앞에 붙은 'R'은 '리버스', '리부트'를 뜻하기도 한다
(사진제공: 아이덴티티게임즈)
지난 6월 ‘뉴 던전스트라이커’와 함께 개발사 아이덴티티게임즈로 자리를 옮긴 액션 MORPG ‘드래곤네스트’도 있다. 특히 ‘드래곤네스트’는 서비스 이관을 기점으로,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공략을 내세워 ‘드래곤네스트R: 신세계’ 업데이트를 공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액션성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시스템과 최고 레벨 상향, 그리고 유저 편의를 도울 UI 개편 등을 앞세워 재도약에 나섰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대대적으로 게임을 개선했다는 점이다. 기존에 전개된 다양한 업데이트로 인해 복잡해졌던 시스템을 보기 편하게 정리하고, 콘텐츠 전면 개편, 여기에 직업별 밸런스까지 모두 변경했다. 이런 개발사의 노력 덕분인지, ‘드래곤네스트’는 현재도 서비스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 서버통합으로 시작한 '타이탄'은 꾸준히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해나가고 있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이런 변화는 모바일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넥슨에서 개발사 플라이너리로 서비스가 이관된 모바일 RPG ‘타이탄: 신들의 전쟁(이하 타이탄)’이 그러한 사례다. 서비스 이관과 함께, 플라이너리가 가장 먼저 개선한 부분은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던 서버 통합이다. 또한, 게임 타이틀을 ‘타이탄: 마더 오브 미쓰’로 바꿔 새로운 이미지를 굳히고, 신규 콘텐츠 속성 시스템, 속성 던전, 월드 보스전 등을 선보이며, 기존에 부족했던 부분을 메워나가고 있다.
이처럼 위의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기존 퍼블리셔 손을 떠나 직접 지휘를 잡은 개발사들이 내세운 활로는 유저에 맞춰져 있다. 누구보다 게임을 잘 아는 만큼, 유저가 무엇을 원하는 지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직접 채워 넣으면서 또 한번의 ‘도약’을 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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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 이찬중 기자입니다. 자유도 높은 게임을 사랑하고, 언제나 남들과는 다른 길을 추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coooladsl@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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