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더웠던 어느 오후. 게임메카는 웹젠 ‘C9’ 개발팀을 찾았다. 내부 분위기는 일본 테스트와 함께 국내에서도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어 몹시 분주한 모습이었다. 게임메카를 맞아준 유충길 PD의 도움으로 이번 업데이트의 가장 큰 이슈인 각 캐릭터의 전승(3차 전직)과 각성 스킬을 활용한 플레이 장면 등을 카메라에 담아볼 수 있었다. 첫인상은 몹시 통쾌하고 화려하다.
▲ C9 전승과 각성 스킬(위로부터 쉐도우, 블래이드댄서, 가디언)
요즘 ‘C9’이 다시 이슈다. 지난 09년 8월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 ‘C9’는 유저들에게
“잘 만들어졌다”는 평과 함께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첫날 총 이용자만 42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 분위기로 보면 곧 국민게임이 될 기세였다. 그러나 돌풍은 오래 가지 못했다. 국내 온라인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콘텐츠 부족 현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미숙함을 보여 유저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후 `C9`은 지금까지 내리막길을 걸으며 숨죽이며 지내왔다. 이대로 잊히나 싶었는데, 최근 일본 진출 소식과 함께 다시 한번 이슈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 11일 진행된 비공개 테스트가 좋은 반응과 함께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기 때문. 게다가 국내에 곧 적용될 3차 전직 `전승`과 `각성` 스킬도 기대치가 높아 상승기류를 형성하는 데 한몫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일본 테스트 버전이 국내에 아직 적용되지 않은 업데이트가 모두 포함돼 있었고, 음악에는 칸노 요코가 음성에는 `원피스` 성우진이 참여하는 등 생각보다 큰 판에서 데뷔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유저들은 "우리는 이제 뒷전"이라며 서운해 하는 눈치다.
이에 대해 웹젠의 ‘C9’ 개발총괄 유충길 PD와 김남석 기획팀장은 “그게 아니다”라며 호소한다. ‘오해’와 관련해 할 말이 참 많은 듯 보였다. 게임메카는 두 개발자를 만나 ‘C9’의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 내용에 대해, 그리고 유저들과 개발진 사이에서 발생한 ‘오해’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웹젠 `C9` 개발팀, 김남석 기획팀장(좌) 유충길 PD(우)
오해는 오해를 낳고
일본에서 진행된 테스트 빌드가 한국보다 앞서 국내 유저들의 불만이 많다
유충길 PD: 오해가 있다. 국내에 적용되지 않은 업데이트가 일본에서 먼저 선보여 “우리는 테스트 서버인 것이냐?”라며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에는 관련 내용을 바로 건네주면 됐는데, 한국은 최근 패치 방식을 변경해 적용까지 준비할 게 좀 많았던 것뿐이다. 음성의 경우에도 투니버스를 통해 850여종을 먼저 녹음했는데, 일본에 건네준 빌드에도 적용돼 있었던 거다. 게다가 일본은 성우들의 인지도가 높다 보니 아예 이걸 마케팅으로 활용하더라. 이러다 보니 유저 분들이 더 오해를 한 것 같다. 아마 이번에 업데이트가 적용되면 국내에도 다 적용될 것들이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국내 서비스 상황이 궁금한데, 우선 개발팀의 분위기는 어떤가?
유충길 PD: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해외 서비스 준비하는 인력은 별도로 채용해 국내 일정에 문제없도록 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는데, 일본에서 반응도 좋고 국내 업데이트 상황도 준비가 잘 돼가고 있어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다고 보면 된다.
▲ 칸노 요코와 원피스 성우진의 참여로 일본에서 큰 이슈가 된 `C9`
현재 ‘C9’에서 유저들이 가장 즐겨하는 콘텐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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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길 PD: 아무래도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신나게 달릴 수 있는 ‘서바이벌 모드’가 가장 인기가 좋다. 자신만의 공략법을 찾는 재미에 모험적인 요소도 가미돼 있어 좋은 콘텐츠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부분 역시 유저 분들과 오해가 생긴 게 아쉽다. ‘서바이벌 모드’는 ‘와우’의 영던처럼 한번 클리어하면 시간적 제한을 두는 형태로 기획됐으나, 업데이트 당시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시간적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적용이 됐다. 이후 1개월 뒤 시간적 제한이 적용됐는데, 그 당시가 마침 유저들이 ‘서바이벌 모드’를 하나둘 클리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유저 분들이 일부러 막는다며 화를 내기도 했는데, 확실한 건 원래 우리의 의도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시간적 제한을 둔 콘텐츠를 더 많이 적용해 유저 분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공개 서비스 이후 잘 나가던 ‘C9’이었으나 현재 분위기는 많이 다운됐다. 그 이유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유충길 PD: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 더 빨리 유저 분들에게 선보이고 싶어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오픈한 콘텐츠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고, 아이템 가격이 잘못돼 누구는 이득을 취하고, 누구는 피해를 본 사례도 있었다. 이 외에도 콘텐츠 부재, 어뷰징, 밸런스 등 빠르게 해결할 수 없는 이슈들이 많기도 했다. 신뢰를 잃은 부분이 아쉽지만 현재 관련 문제점은 많이 해소돼 정상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지금까지 준비해놓은 것들도 많으니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기존과 많이 달라졌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거다.
유저들의 요구사항이 많을 거 같다. 이러한 요구사항과 개발 방향성이 어긋나는 경우도 있을 텐데,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가?
유충길 PD: 다행히 유저 분들의 요구와 우리의 개발방향이 비틀어진 적은 거의 없다. 다만 ‘진행하는 시점’이 문제였다.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유저 분들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정확히 알 수가 없지 않나. 그래도 유저들의 요구는 대부분 받아들일 계획이다.
김대일 전 PD가 퇴사하면서 개발에 힘든 부분도 꽤 있었을 거 같다.
유충길 PD: 고생을 많이 했던 분이다. 1년에 364일을 야근하며 제작에 모든 걸 바쳤을 정도다. 시간이 지나니 당연히 지치게 되고, 결국 쉬고 싶어 했다. 그가 퇴사한 이후 내가 바통을 이어 받았으니 어쨌든 남은 인력을 이끌어 나아가야 할 입장이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인력들 격려하면서 잘 진행하고 있다. 참고로 인력의 큰 이탈은 없었다.
▲ 퇴사 이후 신규 개발사 `펄어비스`로 복귀한 김대일 전 PD
신규 클래스는 블레스터와
소울리스트
이번에 적용될 대규모 업데이트의 핵심 내용에 대해 설명해 달라.
김남석 팀장: 레벨업 구간을 기준으로 전중후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 쪽에서는 튜토리얼을 강화해 초보 유저를 배려했고, 10/20레벨에 할 수 있는 전직을 메인 퀘스트와 연결해 진행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최초 공개 당시에는 만드는 데에만 급급해 유저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부분에 투박하고 서툴러 아쉬운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직 이후에도 외형변화나 스킬 강화가 없어 아쉬웠는데, 업데이트 이후부터는 클래스의 특징을 드러내주는 스킬을 앞서 배울 수 있어 “확실하게 전직했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다.
중반부에서는 파티 퀘스트를 넣었다. 하나의 대륙을 클리어하는 시점에 가장 어려운 난이도로 진행할 수 있는 마지막 스토리 퀘스트라고 보면 된다. ‘C9’의 일반 던전은 쉽고 시원시원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파티 퀘스트는 클래스가 역할 수행 개념이 있어 반드시 협동을 해야 한다. 또한 ‘헬 모드’가 기존 4대륙에만 존재했는데, 이후부터는 2~3대륙에도 가능해 클리어를 하면 세트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후반부로 가면 ‘전승’이라는 3차 전직이 추가된다. 2차 전직 이후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관련 스토리가 담긴 메인 퀘스트를 모두 완료하면 전직할 수 있고, 강력한 ‘전승기’를 부여받게 된다. 이외에도 시스템적인 보완을 많이 했다.
유충길 PD: 요약을 하자면 이번 업데이트는 전방위로 모두에게 의미 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초반에 친절하지 못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 업데이트가 적용되면 신규 유저도 ‘C9’의 동선에 따라 쉽게 적응하며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거다.
▲ 신규 몬스터 `몰레크`
중반부에 추가된 파티 퀘스트는 전투 방식이 기존과 어떻게 차이 나는 것인가?
김남석 팀장: 예를 들면 동서남북 방향에서 몹들이 생성되는데, 이를 시간 내 클리어하지 못하면 파티 전체에 패널티가 적용된다. 혼자 하기에 그만큼 힘들다. 파티원 한 명만 더 구하면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그런 패턴이 많을 것이다.
‘C9’의 PvP 콘텐츠가 인기가 많은데, 이번 업데이트에 강화되는 요소가 있나?
김남석 팀장: 현재 유저 분들을 통해서 꾸준히 피드백을 받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점을 완전히 수정해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특히 ‘아레나’ 쪽은 밸런스 문제가 있었는데, 원거리와 근거리간의 보정 시스템을 만들어 넣을 생각이다. 거리가 멀어지면 그만큼 대미지가 적어지는 방식이다. 대신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랭킹 쪽에 연관된 밸런스가 중요한 콘텐츠에만 보성 시스템이 적용되고, 그 외에는 추후에 판단할 계획이다.
앞으로 콘텐츠 업데이트 방향은 어떤 식으로 잡혀 있나?
유충길 PD: 부위 격파가 가능한 레이드를 주력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C9’을 즐기는 데 있어 레벨링의 즐거움은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함으로 다가올 수가 있다. 이에 6대륙을 만 레벨도 고정하고, 이후 6대륙까지 빠르게 성장이 가능하도록 수정할 계획이다. 물론 이렇게 되면 콘텐츠의 배치와 분량이 중요하다. 이에 PvP면 PvP, 레이드면 레이드, 관련된 콘텐츠를 지금보다 더 많이 추가해 즐길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다.
그리고 여러 모드도 추가될 예정이다. 달리기 경주 등의 가벼운 게임부터 시작해 미지의 던전을 끝없이 내려가며 도전하는 목표가 극악을 달리는 모드까지 제공할 생각이다. 맞는 콘텐츠를 찾아 가볍게, 혹은 무겁게 즐기면서 지루함을 최대한 줄이는 게 목표다.
레이드 콘텐츠는 언제 볼 수 있나?
유충길 PD: 아마 4분기에 첫 공개가 가능할 거 같다.
‘C9’의 경우 캐릭터 육성하는 재미가 크다. 신규 캐릭터는 언제쯤 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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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팀장: 일단 이번 업데이트는 ‘전승’이 중요한 만큼 여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것이 완료되면 신규 캐릭터에 대한 니즈가 생길 텐데, 아마 블레스터와 소울리스트가 추가되지 않을까 싶다. 블레스터는 ‘총잡이’ 콘셉으로 등에는 장총을, 양 손에는 리볼버를 하나씩 쥐고 싸우게 된다. 총잡이가 지닌 로망은 다 넣는다고 보면 된다. 소울리스트는 영혼과 귀신에 빙의된다는 콘셉이다. 공격할 때 주먹을 뻗으면 영혼 이펙트가 튀어나와 상대를 후려갈기는 그런 형태다. 기존 소환사처럼 객체 지향이 아니라 자신의 몸이 변화하며 공격 범위나 판정이 확장되는 형태다. 신규 캐릭터는 ‘데빌메이크라이’나 ‘베요네타’의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모티브로 우리만의 색깔로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충길 PD: 국내 유저에게는 죄송한 부분이 더 많다. 확실히 ‘찍히고’ 나니 잘 하려고 해도 좋은 부분은 안 보이고, 나쁜 부분들만 계속 보이게 되는데 우리가 잘못을 했으니 앞으로 더 신경 써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나아가는 방향과 목표를 꾸준히 제시함으로써 ‘C9’이 이런 게임을 목표로 만들어졌구나 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린다.
김남석 팀장: 앗? 저..저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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