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6일, 게임메카가 진행한 아마츄어 스타크래프트2 리그(SMT) 슈퍼컵이 종료되었다.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의 국내 대표급 8클랜이 격돌한 만큼 명경기가 속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경기 중 메인 경기인 `이지스`와 `ProS` 결승전에서 청중들을 놀라게 한 상황이 벌었졌는데 바로...
`결승전! 그리고 황신의 올킬!`
결승전 상대였던 `이지스`가 SMT 시즌3 우승팀 `NSP`를 격파하고 올라온 대단한 클랜이었기에 그 충격은 두 배가 되었다. 이미 많은 스타2 유저들에게 재야고수라는 평을 듣고 있는 프로토스 게이머이자 이번 사건의 주인공 `HwangSin(이하 황신)`. 결승전 올킬 성공 이후 그를 급하게 찾아가 지난 경기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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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시 황신의 프로필 화면. 마스터 리그 최상위권이였다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북미 프로팀 ItsGoSu에서 활동 중인 프로토스 게이머이며 아이디는 `Hwangsin`이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미 고수로 유명한데, 혹시 이전에 프로 경험이 있었는가?
스타크래프트1은 그냥 취미로 한 정도였다. 헌데 스타2는 발매되자마자 중독이라 할 정도로 깊게 몰두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재 위치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약체 종족으로 평가받는 프로토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프로토스하면 ‘남자!’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라 선택했는데, 이거 하면 할수록 남자다움이 없는 종족 같다. 그래도 한 번 선택한 종족이니 끝까지 해보려고 한다. (웃음)
`ProS` 클랜 가입 이후 해외 프로팀에 입단했는데, 그 과정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는가?
처음부터 해외에서 프로생활을 한 것은 아니다. 원래 국내 프로팀인 `MVP`에 입단했었는데, 자리를 잘 잡지 못해 나온 후 마음도 달랠겸 해외방송을 시작했다. 별 뜻 없이 시작한 개인방송이었는데 갑자기 현 소속팀인 ItsGoSu에서 입단 제의가 오더라. 조건도 괜찮고 여러 해외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지원도 약속해 주어 망설임 없이 입단을 결정했다.
요즘 해외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여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해 입단 과정이나 절차, 그리고 해외팀의 분위기를 조금 설명해 줄 수 있는가?
해외팀 입단을 노리고 있다면 당연히 북미 서버에서 활동을 해야한다. 그리고 여러 해외 토너먼트에 참가해 이름을 알리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며,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몇몇 팀에서 제의가 들어올 것이다. 추가로 해외 방송 사이트에서 꾸준히 개인방송을 하면 그 확률이 더 증가한다. 해외는 개인의 실력도 보지만 팬들의 인지도를 더 우선으로 여기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팀의 장점이라면 자유로운 분위기를 먼저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해외 대회 참가가 더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단점이라면 역시 팀원들 대부분이 외국인이라 의사소통이 조금 어렵다는 것? 그래도 조금만 공부하면 일상언어 소통은 금새 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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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와 병행하며 플레이해 총전적은 적지만 국내순위가 무려 8위다
혹시 다른 해외팀으로 이적한 선수들과도 연락을 자주 하는가?
그렇다. 전 TSL 소속 ‘프나틱레인’ 박서용과는 형, 동생하는 사이다. 서용이가 영어를 상당히 잘해 평소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리고 ‘FXO_Artist’ 조민호 선수와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그럼 현재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진 않다. 해외 대회가 있을 때 이동해서 2주정도 지내고 돌아온다.
해외에 자주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부모님이 프로게이머 생활을 반대하지는 않았는가?
사실 MVP에서 퇴단할 때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기 너무 아쉬워 1년만 더 시간을 달라고 했었다. 1년 안에 프로 게이머로 입지를 굳히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 다행히 현 소속팀에 자리를 잡아 여러 대회에서 입상도 하게 되어 그 약속은 지키게 되었다. 지금은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해외 대회에서의 수상 경력은 어떻게 되는가?
해외 온라인대회 TLOpen 2회 우승, Zotac컵 2회 우승 정도다. 북미 유명 리그인 MLG에선 항상 오픈브라켓(예선)에서 탈락해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또 다른 거대 리그 NASL은 아직 탈락하지 않았으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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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프로팀 ItsGoSu 홈페이지에 등록된 황신의 프로필
혹시 국내 프로리그인 GSL에 도전한 경험이 있나?
항상 도전하는데 매번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황신이라면 충분히 GSL에 어울리는 게이머인데’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매번 거물급 선수와 예선에서 만났다. GSL 첫 도전 때에는 최상위권 테란 김승철(FXO)에게 패배했고, 두 번째는 예선 결승에서 전 대회 우승자인 김원기(스타테일)에게 패배했다. 그 다음 예선에서는 고병재(fOu), 다음은 조재원 등 매번 잘하는 선수들만 만났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예선장에만 가면 긴장을 너무 많이 하게 되더라.
지금은 해외대회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GSL에 계속 도전할 생각이 있는가?
GSL은 항상 도전할 것이다. 언젠가는 그 무대에 꼭 서고 싶다.
코드S에서 황신의 네임콜이 들려오길 기대하겠다. 이제 지난 경기 이야기를 해보자. 결승전 무대에서 올킬에 성공했는데, 마지막 승리 후 어떤 생각을 했는가?
사실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출전해 올킬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 종료 이후 많은 사람들이 축하를 건넸는데, 그때가 되서야 실감이 나더라. 앞으론 나서는 모든 경기에서 올킬만 계속 하고 싶다.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몇 번째 경기였나?
1경기와 7경기가 가장 기억이 난다. 1경기에서는 상대가 정찰도 안왔는데 내 불사조 전략을 눈치 채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후 마음을 차분히 먹고 게임에 임한 것이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7경기에서는 천적 엔에스피풍선이 콘트롤 실수만 안했다면 분명 내가 패배했을 것이다. 운이 좋았다.
많은 시청자들이 황신의 역장에 감탄했다. 그 비결이 있는가?
`역장을 내 자식 보듯이 귀하게 사용하라!`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역장을 칠 때 가장 중요한 팁은 적 병력을 뒤로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앞으로 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진격로를 막는데 주력해야 한다. 역장으로 반드시 이득을 보겠다며 욕심을 부리는 것은 정말 좋지 못한 플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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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스의 기본이자 궁극기, 역장
그리고 하나 더, 프로토스는 항상 모든 상황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어떤 식으로 할 지, 어떤 타이밍에 러쉬를 올 지 말이다. 이번 결승전 2경기에서 상대방 저글링이 난입을 하려는 순간 역장을 칠 수 있었던 건 빠르게 반응한 것이 아니라 계속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쉽게 익힐 수 있는게 아니지만 일단 몸에 배면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본인이 가장 자신 있어하는 종족전은 무엇인가?
프로토스 동족전이 가장 자신있지만, 승률이 좋은 것은 테란전이다. 그리고 저그전은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모든 종족전을 선호하는 것 같다. 아직 내 실력에 대해 정확히 모르지만, 프로라면 모든 경기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난 이길 수 있다!’라는 생각을 잊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이전에 한 BJ가 주최한 연승전에서 21연승의 기록을 세웠다고 들었다. 그 때와 이번 결승전 올킬을 비교한다면 어느 쪽이 더 어려웠는가?
이번 결승전이 더 어려웠다. 연승전 같은 경우는 가끔 낮은 리그의 게이머와도 경기를 해 조금 수월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SMT 슈퍼컵 결승전에서는 국내 스타2 클랜을 대표하는 실력자들과 대전해 정말 한 시도 긴장을 놓지 못했었다.
이번에 공개된 스타2 확장팩 ‘군단의 심장’ 영상은 다 확인했는가? 새롭게 등장할 유닛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모두 확인했다. 그리고 ‘블리자드는 아직도 프로토스를 상향할 마음이 없구나’라는 생각만 들었다. 프로토스의 신유닛들은 모두 비싸고 인구수도 많이 먹을 것 같아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복제자는 조금 기대가 된다. 공성 전차를 복제해 테란과 라인전을 펼치거나, 감염충을 복제해 [진균번식-사이오닉 폭풍] 콤보를 사용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웃음) 만약, 결승전 경기를 스타2 밸런스 디자이너 `데이비드 킴`이 봤다면 앞으로 프로토스의 상향은 없을 것 같다. 아, 혹시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프로토스에게 무언가 추가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다만 테란의 ‘행성요새’만 삭제해 준다면 큰 절을 세 번 올리겠다. 행성요새 때문에 견제 플레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프로토스의 경기는 지루해지고 항상 견제는 테란쪽에서만 이루어지는데 이건 불공평한 것이다.
과연 데이비드 킴이 들어줄 지 모르겠다. (웃음) 끝으로 게임메카에 찾아온 유저들을 위한 한 마디 부탁한다.
스타크래프트2를 이제 막 시작한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프로토스가 약하다, 약하다 하지만 제일 정이 가는 종족이 바로 프로토스다. 테란은 아무리 잘해도 욕만 먹는다. (웃음) 그러니 프로토스에 많은 성원 부탁한다.
※ SMT 슈퍼컵의 모든 경기 영상은 스타2메카 (http://sc2.gamemeca.com/)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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