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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노드가 트랜스젠더 주인공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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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 미 와이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MS)

- 이 기사에는 텔 미 와이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0년 중후반에 들어 서양 게임업계는 성소수자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90년대만 해도 성소수자는 캐릭터가 특이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소재로 쓰였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에 들어 플레이어가 원하는 쪽을 고를 수 있는 자유도로 넓어지더니 2010년대에는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진중하게 다루는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 나온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는 그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현지 업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성소수자를 특이한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 것이다.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로 그려낸다. 지난 8월 27일에 출시된 돈노드의 신작 텔 미 와이도 이 연장선에 있다. 텔 미 와이 주인공은 쌍둥이 남매 타일러와 앨리슨이며, 이 중 타일러는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전환한 인물이다.

▲ 텔 미 와이 출시 트레일러 (영상출처: 돈노드 공식 유튜브 채널)

트랜스젠더라 하면 매우 특이한 사람일 것 같지만 게임 속 타일러는 세간의 인식과 많이 다르다. 재치 있고, 추진력이 있으며, 가끔은 호전적인 남성이다. 텔 미 와이를 만든 돈노드의 스테판 보베르제(Stephane Beauverger) 내러티브 디렉터는 “타일러는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단점이 있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잘 알고 있는 자신감 있는 남성이다”라고 설명했다.

게임 핵심은 두 쌍둥이가 기억을 파헤쳐 충격적인 가족사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타일러와 쌍둥이의 어머니 메리 앤의 갈등이 있다. 그러나 타일러가 성을 전환한 이유는 어머니와의 갈등이나 트라우마 때문이 아니다. 아울러 타일러는 어머니가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람이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본인에게 총을 겨눴다고 기억했다. 그런데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는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람이 아니며, 타일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 타일러는 트랜스젠더 남성이지만 특이한 인물로 묘사되지 않는다 (사진제공: MS) 

한 마디로 정리하면 텔 미 와이는 평범한 트렌스젠더가 전하는 비범한 가족사다. 이를 전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다르지 않으면서도, 설득력 있는 캐릭터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제작진이 텔 미 와이를 만들며 성소수자 단체 글래드(GLAAD)와 협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작진이 주안점을 둔 점은 타일러를 일방적으로 상처받는 인물로 그리지 않는 것이다.

돈노드 보베르제 내러티브 디렉터는 “대본 작업 초기에 잡은 설정은 성전환 초기 단계의 타일러가 보호막과 같은 파이어위드 센터(게임에 나오는 가상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자기 자신과 삶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채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오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글래드(GLAAD)에서는 보다 자의식을 갖춘, 자신감이 있는 모습으로 구현해보라고 제안했다. 아이디어를 이해하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옳은 결정이기에 조언을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돈노드는 텔 미 와이 전에도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를 통해 10대 소녀 간의 사랑을 그린 바 있다. 제작진은 업계에서 소수자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돈노드 플로렌트 귈리엄(Florent Guillaume) 게임 디렉터는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고,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을까 봐 두려워한다. 제작진 역시 텔 미 와이를 제작할 때, 소수자를 대표한다는 것이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 잘못하면 어떻게 될지를 고민했다 그러나 이 스토리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고, 소수자를 대표할 수 있는 스토리 하나하나가 우리 다음에 올 이들의 길을 조금 더 편하게 닦아준다고 생각했다”라며 “이 결과가 다른 개발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더 다양한 스토리를 들려주는데 힘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돈노드 플로렌트 귈리엄 게임 디렉터 (사진제공: MS)

그렇다면 제작진은 다음 작품에서도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룰까? 귈리엄 디렉터는 “다음에 출시할 게임이 어떤 이야기일지, LGBTQ 캐릭터를 포함하게 될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는 말하기 어렵다”라며 “돈노드에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팀들이 일하고 있고, 게임은 각 팀 비전과 가치를 담은 결과물이다. 새로운 게임은 제작진이 관심이 있고, 중요하다고 믿는 주제를 강력한 스토리로 구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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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 미 와이 2020년 8월 27일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어드벤쳐
제작사
돈노드엔터테인먼트
게임소개
텔 미 와이는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를 제작한 돈노드엔터테인먼트의 최신 내러티브 어드벤처 게임이다. 쌍둥이 타일러와 앨리슨 로난은 특별한 유대 관계를 활용해 아름다운 작은 마을 알래스카에서 보낸 사랑스럽지만 문제...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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