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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지난 1년, 만우절 거짓말 같았던 게임 뉴스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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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만우절은 1년에 단 하루다. 문화에 따라 날짜가 약간씩 다르긴 한데, 글로벌 국룰은 4월 1일이다. 이 날 만큼은 어떤 깜짝 발표를 해도 거짓말로 믿기 때문에 중대 발표는 이 날을 피해서 진행되기도 하며, 반대로 이 날 터진 깜짝 뉴스가 거짓말 취급을 받기도 한다. 아무튼 365일 중 단 하루만 즐기는 날이니 만큼, 이 날은 대부분의 거짓말이 유쾌함과 함께 용인된다.

그런데, 지난 1년 간 게임업계엔 '오늘이 만우절이었던가?' 라는 말이 꽤 자주 나왔다. 나도 모르는 새 만우절이 분기 별로 한 번씩 개최되기라도 한 것인가 의심할 만큼 현실감 없는 사건들 말이다. 사실 뉴스를 쓰는 기자 입장에서도 '이게 진짜야?' 라고 두 번 세 번 의심할 정도인데, 읽는 독자들은 오죽하리. 만우절 거짓말보다 더욱 거짓말 같았던 지난 1년간 게임계 뉴스 TOP 5를 모아 봤다. 아마 1년 전으로 돌아가 이 기사를 읽는다면, 현실감이 너무 없는 거짓말이라며 비판 받았을 것이다.

만우절 거짓말보다 더 거짓말 같았던 기사가 넘쳐났던 지난 1년 (사진출처: irasutoya.com)
▲ 만우절 거짓말보다 더 거짓말 같았던 기사가 넘쳐났던 지난 1년 (사진출처: irasutoya.com)

TOP 5. 천정부지로 오른 그래픽카드 가격

최근엔 조금 사그라들긴 했지만, 지난 1년 간 그래픽카드 가격은 정점을 찍었다. 특히 작년 여름쯤이 최고조였는데, RTX 3090 탑재 그래픽카드의 평균 가격이 400만 원까지 치솟았으니 말 다 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가성비 최악이라 불렸던 '게이밍 노트북'이 급속히 주목받기 시작해,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인 CES 2022를 점령하기도 했다.

아, 다행히도 작년 여름 이후 거품이 조금씩 빠지며 현재는 많이 안정화 됐다. 물론 안정화라고 해도 예전 수준은 절대 아니지만, 저 불지옥을 겪고 나니 지금 가격이 선녀 처럼 보인다. 그러고 보니 같은 테마로 진행됐던 작년 만우절 [순정남]에도 그래픽 카드 가격 올랐다는 소식이 포함돼 있었는데, 2년 연속 등장한 것 자체가 슬플 뿐이다. 제발 내년엔 여기서 보지 않길!

강도가 협박하지 않는 한 살 일이 없다던 게이밍 노트북이 '가성비' 대안으로 주목받는 날이 오다니 (자료출처: 게임메카)
▲ 강도가 협박하지 않는 한 살 일이 없다던 게이밍 노트북이 '가성비' 대안으로 주목받는 날이 오다니 (자료출처: 게임메카)

TOP 4. 배틀필드 2042와 GTA 트릴로지는 망겜이었습니다

게이머들로부터 환호를 받던 기대작들이 믿기지 않는 '망겜'으로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첫 발표 당시 날고 있는 비행기에서 내린 뒤 적기를 격추하고 다시 타는 '란데죽'을 공식 트레일러 영상에서 재현하고 인천 송도 맵 등으로 '갓겜' 평가를 받던 배틀필드 2042는 현재 스팀 접속자 기준 배틀필드 5는 물론 9년 전 게임인 4편과 겨뤄야 할 정도로 철저하게 망했다. GTA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명작으로 칭송받던 3D 초기 3작품을 묶은 트릴로지 리마스터 역시 믿기지 않는 만듦새로 역대급 혹평을 받았다. 이제 워존의 DLC 취급 받는 콜 오브 듀티: 뱅가드에 대한 악평은 덤이다.

사실 이 게임들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평가가 이렇게나 좋지 않을 것이라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이후 사람들은 이들에게 별명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후 락스타는 '신작도 안 내면서 우려먹기도 제대로 못 하는 회사', 액티비전은 '워존 과몰입', EA는 '배틀필드마저 Eat All' 같은 꼬리표가 붙어버렸다. 올해는 제발 이 꼬리표 좀 떼고 정상적인 게임을 내길 바란다.

설마 저들을 망작 감옥에서 만날 줄이야... (자료출처: 게임메카)
▲ 설마 저들을 망작 감옥에서 만날 줄이야... (자료출처: 게임메카)

TOP 3. 헤이, 츄라이 츄라이! 두 유 노 로스트아크?

2017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스팀에서 역대 동시접속자 1위를 달성하며 K-게임으로서 위명을 떨쳤다. 그 이후 또 하나의 글로벌 K-게임 히트작이 등장했으니, 모코코의 마지막 방주 로스트아크 되시겠다. 아마존과 손잡고 스팀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로스트아크는 132만 명이라는 스팀 역대 2위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K-MMORPG의 맛을 제대로 선보여 줬으며, 분야는 다르지만 오징어게임, 킹덤, BTS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까지 이르렀다.

덕분에 옛날엔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풍경들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유명 게임 방송 진행자들이 로스트아크를 플레이 하거나, 북미 게이머들이 로스트아크 포럼에서 활발히 토론을 하고, 외국 코스플레이어들의 로스트아크 코스프레가 등장하고, 각종 패러디와 2차 창작까지 쏟아지는 중이다. 이제 외국인을 만나면 자신 있게 외쳐 보자. "두 유 노 로스트아크?"

비록 최근엔 초반 열기가 조금 가시긴 했지만, 아직 많은 외국 유저들이 즐기고 있는 로스트아크 (자료출처: 게임메카)
▲ 비록 최근엔 초반 열기가 조금 가시긴 했지만, 아직 많은 외국 유저들이 즐기고 있는 로스트아크 (자료출처: 게임메카)

TOP 2.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인수됐다고요? MS에게?

모든 게 다 거짓말 같았다. PC게임 업계에서 탑클래스급인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매각될 줄은, 그것도 MS라는 초대형 공룡에게 갈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역대 게임업계 사상 최고의 빅 딜이 이렇게 연기도 안 나던 굴뚝에서 펑 하고 터지다니. 디아블로와 오버워치, 콜 오브 듀티 등이 Xbox 게임패스로 가다니. 작년에 이 얘기 꺼냈으면 상상력이 빈곤하다는 말을 들었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저 소식이 터진 1월 18일 저녁의 충격이 생생하다. 퇴근해서 저녁을 먹고 할 일을 마무리지은 후 침대에 누워 습관적으로 게임 외신을 슥 보려고 스마트폰을 켰는데, 'Microsoft to acquire Activision Blizzard'라는 문구가 슥 하고 지나갔다. 처음엔 acquire(습득하다, 취득하다)라는 단어에 내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는지 의심했고, 다음엔 오늘이 만우절인지 의심했고, 다음엔 이 뉴스가 뇌피셜인지 의심했다. 공식 사이트 발표를 보고서도 이게 해킹이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다. 아마 저 날 전 세계 게이머 모두가 이와 같은 경험을 했으리라 본다.

지금 봐도 거짓말 같은 저 이미지 (자료출처: 게임메카)
▲ 지금 봐도 거짓말 같은 저 이미지 (자료출처: 게임메카)

TOP 1. 이름을 잃은 맥크리

2위에 이어 1위도 블리자드 소식이다. 스케일로 보면 다소 작아 보일 수 있는데, 거짓말 같기로는 단연 탑 급이었던 뉴스. 바로 오버워치 영웅 '맥크리'의 이름 변경이다. 온라인게임이니 캐릭터가 리메이크 되거나 삭제될 수도 있고, 이름이 바뀌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다. 그러나 맥크리의 개명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개명의 이유가 게임 내적인 부분이 아니라 외적인 사건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바로 '블리자드 사내 성추행 사건'이다.

그 이름의 원 소유자였던 블리자드 전 직원은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성추문 사건 가해자로 지목돼 블리자드에서 해고됐고, 게임 내에서 그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 그 결과 맥크리는 이제껏 써온 이름이 사실 가명이었고, 본명인 콜 캐서디로 활동하게 됐다는 설정이 부랴부랴 추가됐다. 이러한 개명은 동서고금 게임업계에서 유례가 없던 일이다. 블리자드는 앞으로 실존 인물을 토대로 게임 캐릭터명을 짓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나, 진짜 문제는 실존 인물을 따서 짓는 것이 아니라 그런 범죄 행위가 방조되는 그릇된 사내 문화를 송두리째 뽑아야 해결된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

실존 인물의 이름을 따는 것 자체보다, 이를 방조한 내부 문화가 더 큰 문제 (자료출처: 게임메카)
▲ 실존 인물의 이름을 따는 것 자체보다, 이를 방조한 내부 문화가 더 큰 문제 (자료출처: 게임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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