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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197만원입니다" 수상하게 비싼 스팀게임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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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스팀은 전세계 게임사들이 게임을 올리고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콘솔 온라인 마켓보다 문턱이 낮고 자유도가 높은데, 가격 책정 역시 꽤나 자유롭다. 무료 배포부터 1,000원 미만 저가 책정, AAA급 게임에 버금가는 풀 프라이스까지. 모든 개발자는 자유롭게 자신들의 게임 가격을 설정하고 규정에 맞춰 할인도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자유로운 환경에선 유독 눈에 띄는 이들이 간혹 등장한다. 오늘 소개할 '수상하게 비싼' 게임들이다. 물론 수십 개 게임과 DLC가 묶인 번들이나 전문가용 툴, 인게임 재화 등은 비싼 가격도 이해가 되지만, 일부는 게임 하나에 백만 원이 넘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데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아리송할 따름이다. 오늘은 스팀에 올라와 있는 수상하게 비싼 게임들을 모아 보았다. 

TOP 5. 버니스 버디(Bunny's Buddy, 21만원)

최근 AAA급 풀 프라이스 게임 가격이 8만원을 넘어 9만 원대로 향해 가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디아블로 4의 경우 일반판 가격이 9만 5,900원으로 책정되기도 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게임성 발전 없이 가격만 올린다는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AAA급 게임도 그런 논란이 한창인데, 여기 그 두 배가 넘는 가격을 책정한 인디게임이 있다. 2021년 9월 출시된 버니스 버디(Bunny's Buddy)라는 이름의 게임으로,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 헤매는 토끼의 이야기를 그린다. 단순히 못 만든 싱글플레이용 퍼즐/액션게임처럼 보이지만, 가격은 무려 21만 원에 달한다. 참고로 이 게임은 출시 당시엔 1만 1,000원이었으나 작년 4월 들어 갑자기 가격을 5만 6,000원으로 올렸고, 이후 90% 할인을 반복하다 지난 1월 갑자기 가격을 21만원으로 상향시켰다. 참고로 한 달 전 겨울 세일 때는 550원에 판매하던 게임이다. 슬슬 '한 놈만 걸려라'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21만원짜리 토끼 액션게임, 사시겠습니까? (자료출처: 스팀)
▲ 21만원짜리 토끼 액션게임, 사시겠습니까? (자료출처: 스팀)

TOP 4. 카니발 게임즈(Carnival Games, 40만 8,000원)

4위는 가족형 파티게임인 카니발 게임즈(Carnival Games)다. 게임 소개를 보면 달리기나 사격, 공놀이 등 다양한 미니게임을 다같이 즐기는 파티형 게임인데, 가격은 무려 5위인 버니스 버디의 두 배에 달하는 40만 8,000원이다. 출시 후 2년 동안 무려 9차례에 걸쳐 75% 세일을 했는데, 세일가도 10만원이 넘는다.

참고로, 카니발 게임즈는 유독 한국 가격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게임이다. 스팀은 글로벌 서비스이기 때문에 나라 별로 게임 인구수나 물가 수준, 문화적 요소나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 국가 별 가격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 가격 변화는 밸브 측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카니발 게임즈의 경우 미국 가격이 39.99달러(한화 약 4만 9,880원)이고 대다수 나라에서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에 반해 한국 가격만 40만원이 넘어간다. 아마 개발사가 한국에서 이 게임을 절대 팔고 싶지 않아서 특별 제안을 넣었거나, 밸브 측 실수가 아닐까 짐작되는 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이 게임을 40만원 주고 사는 순간 '국제적 호구' 타이틀을 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만 수상하게 비싼 파티 게임, 카니발 게임즈 (자료출처: 스팀)
▲ 한국에서만 수상하게 비싼 파티 게임, 카니발 게임즈 (자료출처: 스팀)

TOP 3. 마크 오브 더 보이드(Mark of the Void, 134만 1,820원)

3위는 마크 오브 더 보이드(Mark of the Void)라는 이름을 가진 RPG다. 그림판으로 대충 그린 것 같은 일러스트와 캐릭터, 80년대풍 그래픽 등 레트로보다는 아마추어 느낌에 가까운 이 게임은 '인내심을 요하는 어려운 게임 플레이'를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주얼이 조금 대충 만든 듯 보이긴 하지만, 이런 종류 게임들도 나름대로의 재미를 갖춘 경우가 많으니 취향은 존중해주도록 하자.

그러나 가격은 도저히 존중 못 하겠다. 이 게임의 가격은 무려 134만 1,820원. 오타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가격에 입이 떡 벌어진다. 작년 9월 처음 출시 때부터 이 가격을 유지 중인데, 4위의 카니발 게임즈처럼 한국 가격만 이상하리만치 높다. 미국에서는 10달러(한화 약 1만 2,470원), 일본에서도 1,388엔(한화 약 1만 3,070원)으로 퀄리티에 비해서는 높지만 나름 납득이 가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너희들, 대체 한국에 무슨 악감정이 있는 거냐?

이거 하나 사면 개발자에게 백만원대 후원이 가능한 그런 건가요? (자료출처: 스팀)
▲ 이거 하나 사면 개발자에게 백만원대 후원이 가능한 그런 건가요? (자료출처: 스팀)

TOP 2. 액션: 벤젠스(Action: Vengeance, 189만 5,950원)

3D FPS게임인 액션: 벤젠스(Action: Vengeance)가 2위를 차지했다. 반란군이 되어 부패한 시장이 이끄는 도시의 보안 시스템을 제거하는 게임으로, 12개 이상의 싱글플레이 캠페인이 마련돼 있다고 한다. 역동적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지만, 영상을 보면 타격감도 없이 적이 스르르 쓰러지는 모습이 기괴하기까지 하다. 유저 리뷰는 2개인데, 그 중 하나는 '확실히 스팀 최악의 게임 중 하나다'라는 부정적 평가를 남겼다. 참고로 긍정적 평가를 남긴 유저는 오직 이 게임 하나만 가지고 있기에, 관계자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이러한 액션: 벤젠스의 가격은 무려 189만 5,950원! 디아블로 4 일반판의 20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작년 대한민국 최저시급 기준으로 주 40시간 풀근무로 1달을 꼬박 일하고 주휴수당까지 더해야 겨우 이 게임을 하나 살 수 있을 정도다. 혹시 오류로 인해 가격 표기가 이상해진게 아닐까 알아보니,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 대만, 일본, 칠레, 싱가폴 등에서 이러한 가격에 판매 중인 것이 확인됐다. 대체 이 게임의 정체는 뭘까...? 확인해 보고 싶지만 결제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한국 뿐 아니라 꽤 많은 나라에서 초고가에 판매 중인 FPS (자료출처: 스팀)
▲ 한국 뿐 아니라 꽤 많은 나라에서 초고가에 판매 중인 FPS (자료출처: 스팀)

TOP 1. 에썬트 프리 로밍 VR(Ascent Free-Roaming VR, 197만원)

대망의 1위는, 애썬트 프리 로밍 VR이라는 게임이다. 가격은 무려 197만원. 뒤에 천 단위 이하로 지저분하게 붙어 있는 것이 없는 걸 보아하니, 정확히 197만원으로 판매하고자 올린 가격임이 분명하다. 일단 무지막지하게 비싼 가격에 입이 떡 벌어지지만, 자세히 보면 고가에 판매될 만한 요소가 보인다. 바로 제목 뒤에 붙어있는 '서버 에디션'이라는 설명이다.

좀 더 살펴보면, 게임 설명에 권장 플레이 공간이 10m*10m로 무지하게 넓게 설정돼 있고, 아일랜드와 영국에서는 상업적 사용이 불가하다는 문구도 있다. 여기에 바닥 진동을 지원하는 모션 플로어, 햅틱 피드백을 지원하는 바디 수트, 공기 순환 기능을 갖춘 온도 조절 장치까지 필요로 한다. 즉, VR 테마파크에서 사용하는 영업용 게임이기에 이러한 기업용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통 기업용 제품의 경우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스팀에 공공연하게 올려놓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리송한 부분이다. 실수로라도 저걸 구매할 VR 게이머는 없길 바란다.

기업용 제품을 스팀에 올려놓고 아무나 사세요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자료출처: 스팀)
▲ 기업용 제품을 스팀에 올려놓고 아무나 사세요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자료출처: 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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