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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스타2] `창 VS 창` 박서용과 장민철 결승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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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오후 5시 30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소니 에릭슨 GSL 오픈 시즌3 결승전이 개최된다.

이번 시즌3는 황제 임요환의 16강 좌절, 시즌1과 시즌2 우승자인 김원기와 임재덕의 탈락 등 많은 이변이 속출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결승 티켓을 거머쥔 주인공은 ‘차기 해병왕’ 박서용(티에스엘레인,T)과 ‘프당당’ 장민철(oGsMC,P)이다. 두 선수는 테란과 프로토스의 자존심을 걸고 올해 마지막 왕좌를 가리는 빅매치를 벌인다.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쉴 새 없이 달려온 두 선수, 하지만 승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타이트한 공격형 스타일 테란 ‘박서용’과 대 테란전의 스페셜리스트로 군림하며 “박서용의 치즈러쉬는 내게 통하지 않는다.”는 큰 자신감을 내비친 ‘장민철’의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박서용과 치즈러쉬 논란


생애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한 박서용은 지난 시즌2 32강에서 탈락했을 때만 해도 별로 주목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부진한 성적 탓에 그는 한 때 목표 의식을 잃고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클랜스페셜에서 꾸준한 기량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본선에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뒤, 시즌3 본선에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후 박서용은 정민수, 박현우 등 쟁쟁한 상대를 꺾으며 결승까지 올라왔다. 그 와중 8강 경기에서 치즈 러쉬로 임재덕을 꺾고 4강에 진출하자 박서용의 실력을 평가절하하는 의견들이 스타2 커뮤니티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사건에 대해 박서용은 "팀의 홈페이지에 자신의 플레이를 비난하는 글과 악플이 쇄도하여 한때 스타2를 시작한 것이 후회가 되기도 했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갖은 비난 속에서 이를 악문 박서용은 안홍욱과의 4강에서 운영, 컨트롤, 수비 등 모든 부분에서 출중한 실력을 과시하며 자신의 8강전 치즈러쉬 논란을 잠재우고 생애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 두 번째로 출전한 시즌3에서 생애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박서용

광속 탈락자 장민철에서 ‘프당당’이 되기까지


장민철 역시 이번 결승 무대에 올라오기까지의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GSL 오픈 시즌1 직전에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1) 현역 프로 선수로는 최초로 스타크래프트2 전향을 공식 선언했다. 당시 많은 관계자 및 팬들은 ‘스타1’ 프로게이머로서의 탄탄한 기본기를 언급하며 시즌1 때부터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했다. 하지만 장민철은 예상과 달리 시즌1에서 64강 탈락, 시즌2에서 32강 탈락이라는 다소 초라한 전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쓰라린 패배에도 불구하고 장민철의 당당함과 자신감은 꺾이지 않았다. 엄청난 연습량을 바탕으로 프로토스가 갖춰야 할 전략적인 빌드들을 소화하기 시작했고, 최강의 팀 중 하나인 oGs에서 프로토스의 ‘원탑’임을 자처하며 매 경기마다 독특한 전략으로 한 단계씩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 결과 시즌3 본선에 진출한 종족 비율이 저그 27명, 테란 23명, 프로토스 13명으로 전반적인 프로토스의 약세 속에도 그는 “자신의 모든 유닛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프로토스 유저에게 전하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 4강 경기를 마치고 장민철이 상대 조나단과의 우정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장민철 특유의 세레모니와 제스처는 스타1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 `스타1` 선수 시절 그는 ‘선 세레모니 후 GG’ 이후 다소 거만하다는 이미지로 일부 팬들에게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하지만, 장민철은 방송 경기에서 특유의 당당함에 걸맞은 실력으로 승승장구하며 자신을 지지하는 팬 층을 넓혀갔다.

GSL 결승에 진출한 유일한 프로토스인 장민철은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종족에 최초 우승의 영예를 안길 것이라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8강에서는 전 시즌 준우승자 해병왕 이정훈을 압도했고, oGs팀 내부 연습에서 90%가 넘는 대 테란전 승률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이번 시즌 우승자로 장민철을 꼽고 있다.


▲ 8강에서 이정훈을 꺾은 후,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민철의 모습
적절한 타이밍의 스크린샷이 나돌아 `장마에`라는 별명이 생겼다

장민철과 박서용, 길었던 휴식은 끝났다


장민철과 박서용은 각각 시즌1과 시즌2 때부터 GSL에 참가했다. 장민철은 시즌1 64강에서 최성훈(PoltPrime,T)을 상대로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시즌2 32강에서 임재덕(IMNesTea,Z)을 만나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박서용은 역시 시즌2 32강에서 김상철(oGsEnsnare,T)에게 패배하여 16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의례 그렇듯 하위권에서 탈락한 이들을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 둘은 시즌3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박서용은 32강과 8강에서 블리즈컨 토너먼트와 시즌2 우승자였던 정민수(엔에스피지니어스)와 임재덕을 연달아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장민철은 ‘MBC 게임히어로’시절 대선배였던 ‘투신 저그’ 박성준을 16강에서 제압하고, 얼마 전에 치른 4강전 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 리퀴드의 ‘고릴라 테란’ 조나단 월시(LiquidJinro)를 눌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박서용과 장민철의 결승 진출. 치열했던 본선을 돌파하고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게 해준 그들의 숨겨진 저력은 무엇이었을까?

지금 하지 않으면 ‘다음’은 없다. 박서용의 날카로운 타이밍


박서용은 타이트한 공격형 스타일로 과감한 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대 저그전에서 보여주는 해병 푸쉬 플레이는 `해병왕` 이정훈의 해병 컨트롤을 연상시킨다. 출중한 컨트롤 실력에 정확한 ‘타이밍’이 더해지자 결승을 향한 박서용의 폭주기관차는 질주하기 시작했다.

박서용의 컨트롤과 타이밍은 정민수와의 32강 경기에서부터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밴시로 지상 병력을 견제하고, 공성 전차의 긴 사거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민수의 본진을 유린하며 GG를 받아냈다.

이어진 박현우와의 16강전에서는 프로토스를 상대로 한층 다듬어진 빌드를 선보였다. 젤나가 동굴에서 박현우의 병력에 고위 기사가 추가되기 전,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유령의 EMP탄환을 작렬시키며 해병과 불곰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최근 ‘치즈러쉬’로 논란이 되었던 임재덕과의 8강전 경기에서는 바이오닉 병력으로 빠른 러쉬를 감행해, 임재덕의 맹독충 빌드를 유도하고, 자신의 병력에 공성 전차를 추가해 임재덕의 잔존 병력을 궤멸시키는 공격적인 경기도 보여줬다.

그러나 박서용의 장점은 타이밍과 컨트롤에 의존한 초반 공격에 한정되어 있지 않는다. 그는 진득한 운영 역시 곧잘 해내는 만능 선수이다. 안홍욱과의 4강 경기에서는 상대의 장기인 공허 포격기와 암흑 기사를 미리 예측하고 벙커와 밤까마귀로 막아내고, 소수의 병력으로 지형을 이용해 안홍욱의 4차원 관문 러쉬를 저지하며 “치즈 러쉬밖에 할 줄 모른다.”는 논란을 잠재웠다.


▲ 유연한 경기 운영으로 맹위를 떨친 안홍욱도 결국 박서용에게 GG를 내주고 말았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프당당 장민철


시즌2까지의 장민철은 넘치는 자신감에 비해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선수였다. 두 번의 고배를 마시고 돌아온 시즌3의 그는 한층 차분해진 모습으로 자신의 대진 상대를 하나 둘씩 꺾으며 파죽지세로 결승에 올라갔다.

장민철은 특히 저신이 잘 알고 있는 선수와의 경기에서 놀라운 실력을 선보였다. 그 예로 같은 팀의 김유종(oGsHyperdub)과의 경기를 꼽을 수 있다. 장민철은 첫 세트에서 김유종의 은폐 밴시를 예측, 공허 포격기로 상대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김유종의 밴시 역시 장민철의 본진으로 난입했지만, 이를 예상하고 있던 장민철은 관측선을 이용해 공격과 방어 어느 쪽도 허용하지 않고 GG를 받아냈다.

또 ‘해병왕’ 이정훈과의 8강전 첫 세트에서는 광전사를 적극 이용한 초반 찌르기로 이정훈이 대열을 갖추기도 전에 격파했다. 8강 마지막 세트에서는 암흑 기사를 이용해 이정훈의 자원줄을 끊은 뒤, 고위 기사라는 카드를 뽑아들어 이정훈에게 ‘화력 대 화력’으로 응수하는 승부사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 경기인 팀 리퀴드 조나단과의 4강전 경기에서 대 테란전 스페셜리스트다운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 경기에서 장민철은 운영 능력은 좋으나 초반 수비라인이 취약한 조나단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이러한 장민철의 전략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7전 4선승제 경기에서 4:0이라는 압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 4강의 승부를 결정 지은 일등공신 암흑 기사

 

종족 최초 우승자 타이틀은 누구의 손에?


이번 결승전은 박서용과 장민철에게 매우 욕심나는 무대다. 박서용에겐 시즌1 우승자인 팀 선배 김원기(티에스엘과일장수,Z)의 뒤를 이어 TSL의 두 번째 우승자가 될 기회이고, GSL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 프로토스 결승 진출자인 장민철에게는 종족의 약세를 딛고 우승하길 바라는 유저들의 희망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는 쪽은 어마어마한 상금과 함께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종족 최초 우승’의 `명예`를 차지한다.

이번 결승전은 박서용의 저돌적인 플레이와 이에 대응하는 장민철의 카운터 성패 여부가 승부를 가늠하는 공방전의 양상을 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결승전과 같은 큰 무대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이 없기에 본인들의 평소 실력을 보다 먼저 되찾는 쪽이 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인천 송도에서 우승 트로피가 올해 마지막 승자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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