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요버스(미호요)는 이른바 ‘서브컬쳐’라 불리는 게임을 다수 개발한 회사다. 이 중 ‘붕괴 3rd’는 비슷한 시기 출시된 소녀전선과 함께 국내에서 미소녀 붐을 일으킨 게임 중 하나였다. 그런 붕괴 시리즈의 차기작 ‘붕괴: 스타레일(이하 스타레일)’이 26일 출시됐다.
전작 ‘붕괴 3rd’는 실시간 액션 전투와 아름다운 캐릭터가 장점이었는데, 스타레일은 그런 게임의 후속작인만큼 일찍부터 전투와 캐릭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실제로 첫 날 플레이 해 보니, 우주 배경 연출과 섬세한 디자인의 캐릭터가 돋보였다. 여기에 캐주얼한 턴제 전투를 바탕으로 마치 잘 짜여진 옛날 JRPG를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콘솔 진출까지 바라보는 만큼 시리즈 내에서도 특징이 가장 확실한 편이다.
게임은 반물질 군단에 습격당한 우주정거장 ‘헤르타’에서 시작된다. 튜토리얼에서는 ‘카프카’와 ‘은랑’ 두 명의 캐릭터가 이야기를 끌어가고, 이후 두 사람에 의해 ‘스텔라론’이 주입된 운반체인 ‘개척자’가 주인공이 되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주인공은 기억을 잃은 채로 은하열차의 캐릭터들과 조우해 적 ‘반물질 군단’과 전투를 치르며 우주정거장을 탐험한다
반물질 군단, 스텔라론, 헤르타, 에이언즈… 사실 붕괴 3rd를 깊이 플레이 하지 않은 입장에서 낯선 용어들이 쏟아져 나와 조금 당황했다. 이에 대한 설명도 없어 조금 소외감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찾아보니 붕괴 3rd와 연관이 있는 단어도 아니었다. 아마도 기억을 잃고 버려진 주인공의 소외감을 전달하려 한 듯 한데, 본격적인 매력을 느끼기 전부터 진입장벽으로 적용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이후 튜토리얼에서는 전투의 기초를 배우게 된다. 스타레일은 턴제 RPG로, 필드에서 적과 조우시 전투에 돌입해 최대 네 명의 캐릭터로 구성한 파티로 싸울 수 있다. 공격은 일반공격, 전투스킬, 필살기로 나뉜다. 일반공격은 소모값이 없고 약한 대미지를 주며, 전투스킬은 포인트를 소모해 더 강한 공격을 한다. 필살기는 전투를 지속하다 보면 쌓이는 필살기 게이지가 차면 발동할 수 있으며, 턴을 무시하고 즉시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다.
또 약점 속성과 ‘강인성’이 있다. 적에게는 약점 속성이 있어 해당 속성으로 공격하면 높은 대미지와 함께 강인성 수치를 깎을 수 있다. 적의 강인성이 0이 되면 ‘약점 격파’가 발동되며 큰 피해를 입히고 상태 이상에 걸리게 한다. 게임에는 총 7개의 속성이 있고 약점 격파 대미지가 매우 높기 때문에 다양한 속성으로 파티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레일의 그래픽과 디자인은 ‘역시 호요버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답고 완성도가 높다. 우주와 미래 배경을 뚜렷하게 보여주는데, 덕분에 낯선 세계임에도 적응이 조금 쉬웠다.
먼저 우주 정거장의 필드 배경과 연출이 눈을 즐겁게 했다. 그 뒤에는 동료 캐릭터 마치 세븐스(Mar. 7th), 단항, 히메코 등의 섬세하고 매력적인 외형이 시선을 끌었고, 전투에서는 필살기 전용 연출로 화려하고 개성 있는 장면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스토리텔링 또한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캐릭터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외형과 전투 스타일 외에도 여러 설정과 세부사항이 캐릭터에 매력을 더한다. 예를 들어 처음 만나는 동료 마치 세븐스는 이름이 특이한데, 빙하에 갇혀 있다 풀려난 후 기억을 모두 잃어 깨어난 날을 이름으로 정했다고 한다. 독특한 외형과 함께 약간은 허당 같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렇듯 하나의 캐릭터에 스토리, 성격, 배경 등이 굉장히 세밀하게 설정되어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이 부분은 확실히 노하우가 돋보인다.
던전을 도는 방식의 게임 구조는 과거 자주 플레이했던 여느 JRPG를 떠오르게 한다. 필드에 돌아다니는 적을 공격해 약점 격파를 발동시킨 뒤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시스템은 테일즈 오브 시리즈나 페르소나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또한 ‘비술’이라는 필드 전용 횟수 제한 기술이 있는 점도 독특했다. 예를 들어 마치 세븐스는 비술을 사용해 적을 빙결시키고 유리한 상황에서 전투를 시작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
보스전에서는 연출과 더불어 전략성도 돋보였다. 초반에 체험한 보스는 종말 괴수였는데, 괴수의 양팔과 엔진을 먼저 파괴한 뒤 본체를 공격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공략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보스의 외형은 위압감이 느껴졌으며, 공격 연출 또한 보스의 강력함을 한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멋있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캐릭터마다 스킬의 개수가 적다는 점이다. 후반부로 가면 달라질 수 있다고 하지만, 적어도 게임 초반인 전투 다양성과 전략성이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BM 면에서는 캐릭터와 장비에 해당하는 성추를 같은 곳에서 획득하는 뽑기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덕분에 캐릭터를 얻기가 조금 힘들다. 5성 캐릭터 확률이 0.6%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하는 캐릭터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붕괴 스타레일은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설정, 그리고 전략적 재미가 있는 턴제 전투 시스템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필드 위를 탐험하며 적과 전투하고 숨겨진 아이템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잘 만들어진 JRPG 감성도 느낄 수 있다. 재미있는 전투와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JRPG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에게는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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