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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유저-게임업체 상호존중 정착해야"


▲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2014년에 지스타를 돌아보기 위해 아침 일찍 벡스코에 갔는데, 많은 유저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저들만큼 게임을 사랑하고 있나? 아침 일찍부터 추운 곳에서 기다릴 정도로 게임에 애정이 있나? 나는 그 시간 동안 서서 기다릴 자신이 없다. 게임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초심을 잃고, 어느새 게임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밖에 여기지 않은 것이다. 게임업체 대표를 그만두고 재단을 차렸을 때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임산업 제자리 찾기'를 2015년 첫 과제로 잡은 이유는 여기에서 비롯됐다.

게임인재단이 2015년부터 새 도전에 나선다. '힘내라! 게임인상'을 통해 중소 개발사를 지원하는 동시에 '나도 게임인 입니다' 캠페인을 열어 '게임인의 자신감 찾기'에 나선 것이다. 남궁훈 이사장은 30일, 기자연구모임에서 주최한 인터뷰를 통해 2015년 활동 계획 및 목표를 밝혔다. 

그 동안 중소업체 지원에만 힘을 쏟던 남궁훈 이사장이 게임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캠페인을 하자고 결심한 데에는 지스타 2014 현장에서 있었던 강렬한 기억이 큰 영향을 미쳤다. '좀 더 큰 업체나 협회가 나설 일이다'라며 아무것도 안 하고 지켜만 보는 것은 '게임인'의 가치를 보여주자고 시작한 재단의 이사장으로서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남궁 이사장의 목표는 올해 1월에 시작한 '겜밍아웃 프로젝트'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는 "게임인 스스로가 게임을 공격하는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정신무장이 되어 있어야 한다"라며 "게임이 왜 좋고, 사회의 어떠한 부분에 기여할 수 있으며, 왜 가치가 있는가를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게임이 천대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 '나도 게임인 입니다 - 문화인 편' 영상 (영상제공: 게임인재단)

게임인재단의 '겜밍아웃 프로젝트'의 막을 올린 '나도 게임인 입니다 - 문화인 편' 영상은 게임은 우리의 대중문화이며, 이를 즐기는 것을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드러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게임인'에는 게임업계 종사자는 물론 게임을 하는 '게이머'들도 포함되어 있다. 본래는 '음악인', '영화인'처럼 일종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싶어 업계 종사자를 일컬어 '게임인'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지금은 그 안에 게임을 하는 사람, 게이머도 속해 있다.

남궁 이사장은 "게임산업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유저와 게임업체 간의 갭을 푸는 것이다. 게임업체도 유저를 '고객'으로 정중히 모시지 않고, 유저들도 게임업체를 지적하고, 손가락질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우리 편으로 흡수하지 못하면, 그들의 옆에 있는 학부모는 더더욱 설득하기 어렵다. '게임인'의 범주에 업계 종사자와 게이머를 함께 묶은 이유는 '우리는 게임을 좋아하는 게임인이잖아'라는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즉, 게임업체와 게이머가 서로를 인정하고 이끌어주는 '상호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남궁 이사장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업체에서 만든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이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최소한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 않게는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유저들 역시 게임중독이나 외부 이슈가 발생했을 때 업체들에게 힘이 되는 지원군이 되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 중소 개발사에서 게임산업 전체를 위한 일로 영역을 넓힌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이 짊어진 짐이 무겁다

게임을 모르면 취직도 안 된다? 문화-경제-미래로 이어지는 겜밍아웃

게임인재단의 '나도 게임인 입니다' 영상은 문화인으로 시작되어 경제인, 마지막으로 '미래인'으로 마무리된다. 각기 다른 주제로 영상 3개를 제작해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것이 게임인재단의 목표다. 이 중 남궁 이사장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편은 '미래인'이다. '게임이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미래를 영상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남궁훈 이사장은 "마지막 미래인 편을 통해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 사물인터넷이 발달하며 게임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리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남궁 이사장은 "게이미피케이션이 활성화된다면 게임은 마치 인터넷처럼 모든 산업의 바탕을 이루는 요소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자동차산업에도, 레저에도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당신의 자녀가 어떤 직업을 선택하건 게임과 관계없는 산업을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게임을 가장 잘 아는 우리 '게임인'이 나서서 할 때라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 인터뷰 중인 남궁훈 이사장

지금으로부터 3~4년 전만 해도 나이가 지긋한 택시기사나 노점상 상인이 게임을 하리라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 게임이 퍼지며 누구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왔다. 남궁 이사장은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지 몇 년이 지났고, 앞으로 3~4년 후에는 또 어떠한 미래가 올지 모른다. 법을 만드는 사람은 '게임의 미래'를 전망하지 못하기에, 게임인 스스로가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화를 통해 게임은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일부가 되리라 장담한다"라고 말했다.

'나도 게임인 입니다' 외에도 유저들의 창작물을 공모하는 UCC 콘테스트도 열린다. 남궁 이사장은 "4:33 인터랙티브의 도움을 받아 1,000만원 정도의 상금을 걸 예정이다. 여기에 UCC 수상자들은 별도 서류 전형 없이 4:33 인터랙티브에 2차 면접만 보고 취업이 가능한 특전도 제공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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