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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앱게임, 이렇게 계속 베끼면 안될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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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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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치라이트, 오타까지 같으면 베낀거 맞죠?

게임업계의 표절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스마트폰 게임업계에서는 이같은 표절이 너무나도 공공연하게 성행하고 있어 업계의 도덕 불감증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북미 게임개발사인 루닉게임즈의 트래비스 발드리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 업체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 ‘암드 히어로즈 온라인’ 이 자사의 PC게임 ‘토치라이트’ 의 이미지 소스를 무단 도용했다고 말했습니다. 표절 논란이 벌어지자 해당 업체는 “두 게임은 플랫폼도 다르고 콘텐츠도 차이가 있다. 영감을 받을 수는 있지만 훔친 것은 아니다.” 라고 해명했으나, 상당한 부분에서 ‘토치라이트’ 와의 유사성이 발견되어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소 차갑습니다. ‘토치라이트’ 역시 이러한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게임이기 때문이죠. 게임메카 ID vpdlfaktmx 님의 “토치라이트 자체가 미소스 개발했던거 가지고 가서 만든거 아닌가? 통째로 삼킨넘들이 이미지 도용했다고 뭐라하는건가?”, ID 오늘부터비 님의 “헬게이트 개발했던 플그래십 스튜디오에서 토치라이트 세운 저 두 형제가 미소스 소스를 통채로 가지고 나와 토치 라이트 만든 다음에 회사를 중국의 완미로 판걸로 알고 있는데... 이거 두고 보는 한국의 T3 도 웃기네요.” 같은 의견은 ‘토치라이트’ 를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싸늘한 시선을 잘 반영해주고 있습니다.

위에서 예로 든 것 외에도 대부분의 의견이 루닉게임즈 혹은 중국 게임업계의 양심 불량을 꼬집는 내용이었는데요, 그 와중 눈에 띄는 댓글이 보입니다. ID 범프맨 님의 “슬픈 현실이지만 모바일에서 다른 게임 베끼는게 딱히 특별한 일도 아니고...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 나무란다더니 다른애들도 가만 있는데 왜 토치라이트같은 게임이 나서서 설치는지 모르겠네...” 라는 의견입니다. 한 마디로 모바일게임 업계에 성행하고 있는 무분별한 표절 관행을 꼬집는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다른애들도 가만 있는데’ 라는 말에 가슴이 아프더군요.

실제로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오픈마켓의 활성화로 인해 모바일게임 시장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속도로 확대되었습니다. 그 와중에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절묘한 감각을 통해 성공 신화를 일궈낸 주옥 같은 게임들도 많이 탄생했죠. 중력 퍼즐의 역사를 새로 쓰며 캐릭터 산업까지 진출한 ‘앵그리 버드’, 러너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템플 런’, 나만의 공중정원 가꾸기를 통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 SNG ‘위 룰’ 등… 이 개발사들은 해당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확고한 아성을 세웠으며, 현재도 후속작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오픈마켓 앱게임 목록들을 보고 있자면, 일부 양심 없는 개발사들에 의해 이와 비슷한 게임이 무더기로 출시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그 중에는 해당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들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나 기술력을 도입한 2세대 게임도 존재하지만, 이름과 컨셉, 심지어 게임 이미지와 아이콘까지 비슷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의 착각 결제를 유도하는 게임도 부지기수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아예 원작 게임에 다른 스킨만 입혀 놓거나, 게임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콘텐츠에 그럴싸한 껍데기만 씌워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죠. 이는 중국이나 북미 등 바다 건너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발생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실제로 게임메카에 매일 연재되는 그날 출시되는 앱게임 소개 코너인 ‘신작앱’ 기사에는 히트작을 따라한 신작 게임이 나올 때마다 이를 지적하는 댓글이 주기적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템플 런’ 과 비슷한 방식의 ‘서바이벌 런 위드 베어 그릴스’ 에 대한 ID Grekk 님의 “베어그릴스 저거 충실하긴 뭐가 충실해, 죄다 템플런 베껴논거구만...ㅉㅉ" 라는 의견에서부터, ‘앵그리버드’ 의 새가 소로 바뀐 ‘매드카우’ 를 본 ID 드론s 님의 “앵그리버드 짝퉁이 아직도 나오네-_-“ 처럼 말이죠.

문제는 이러한 게임들이 나름 인기를 끌며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구자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검증된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살~짝 베끼기만 하면, 적은 개발비와 개발 기간 만으로 게임을 ‘뚝딱’ 하고 찍어내더라도 유저들에게는 비교적 친숙하게 받아들여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내용이 어떻든 말이죠. 심지어 대놓고 유명 게임과의 착각 결제를 유도한 일부 게임은 유료 앱 매출 상위권에 오르는 등 수십~수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간혹 현지화나 편의성 등을 원작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게임도 있지만, 이러한 관행이 점차 보편화 되어가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한 스마트폰 앱 개발자 까페의 “한 게임이 히트했다고 너도 나도 비슷한 게임만 만든다면 영원히 새로운 히트작은 나올 수 없다.” 라는 글과 같이 업계의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소규모 개발사로서는 정직하게 오랜 시간동안 만든 게임이 이슈화되지 못하고 묻히는 것보다는, 이미 검증된 콘텐츠를 차용하고 짧은 기간의 개발을 거쳐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내는 ‘쉬운 길’ 에 대한 유혹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류작 게임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는 한, 이러한 게임업계의 관행은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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